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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해피도리 May 04. 2024

딜레마에 빠진 아빠의 육아휴직

현실고민

딸 해도는 이제 수시로 아빠를 찾는다. 놀고 싶을 때, 배부를 때 해도는 아빠를 부르며 나에게 기어 온다. 기어 오는 모습이 그렇게 귀엽고 예쁠 수 없다.


육아휴직을 써야 하나?




육아휴직을 크게 고민해 본 적은 없다. 육아휴직이 그렇게 필요할 것이라는 생각을 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오전에 출근해서 오후에 퇴근 후에 아기를 봐도 충분할 것이라는 생각을 막연히 가지고 있었다.


아내가 다시 일을 시작하는 것과는 별개였다. 아내가 일을 한다면 어린이집을 이용하던지 부모님께 도움을 요청해야겠다는 단순한 생각을 가지고 있었다. 그래서 육아휴직은 나와는 별 상관없는 것으로 여기게 되었다.


강력한 애착관계


부모는 아기와 2살까지의 애착관계가 가장 중요하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처음에 들었을 때에는 무슨 이야기인지 잘 이해가 되지 않았다. 오히려 어느 정도 크고 난 후 애착관계를 형성해야 하는 것 아닌가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이 생각이 잘못되었다는 것을 깨닫기까지 그리 오래 걸리지 않았다.

아기도 마찬가지지만 아빠인 나 역시 아기가 6개월이 지난 시점부터 강렬한 애착관계가 형성이 되었다. 어떻게, 어떤 방식으로 만들어진 것인지는 아직도 모르겠다. 다만 서로 공유하는 시간이 많아질수록 알게 되는 것들이 많아지고 이해의 범위가 넓어진 것 같다.


돈이 필요한 육아휴직


육아휴직을 하면 1년 동안 월급 대신 육아수당을 받는다. 아이러니하게도 육아수당은 육아휴직 기간 동안 턱없이 부족한 금액이기 때문에 무턱대고 육아휴직을 쓸 수도 없다. 휴직기간 동안 충분히 쓸 수 있는 돈이 있어야 휴직을 신청할 수 있는 참 우스운 상황인 것이다. 물론 육아휴직의 취지와 목적은 충분히 이해하지만 그렇다고 경제적인 측면을 완전히 무시할 수 없기에 육아휴직은 사실상 생각하지도 않게 되었다.


더욱 귀여워지는 아기


신기하게도 내 아기는 시간이 갈수록 귀엽고 예뻐지고 있다. 모든 아빠가 그렇듯이 나 역시 딸바보가 되어가는 것 같다. 지금까지는 해도와 지내는 시간이 적다고 생각을 안 했지만 귀국한 이후로는 상대적으로 해도와 지내는 시간이 줄어들었다. 그래서인지 자연스럽게 육아휴직이 생각이 났다.




육아휴직을 쓰는 것 자체는 그리 어려운 일이 아니다. 하지만 이를 결정하는 결코 쉬운 일이 아니었다. 많은 고려사항이 있었지만 사실 가장 큰 이유는 경제적인 이유이다. 따로 모아둔 자금이 없다면 당장 육아휴직을 했을 때 바로 그다음 달은 마이너스가 된다. 육아수당으로는 절대 감당이 안 되는 상황인 것이다. 물론 육아수당을 받을 수 있다는 것에 감사한 마음이지만 실질적으로 육아휴직을 하고말고의 문제에는 그리 큰 도움이 되지 않는 것이다.


나는 여전히 육아휴직을 머릿속으로만 그려보고 있다. 계획과 계산, 그리고 경제적 상황을 확인하면서 언제 육아휴직을 여유 있게 사용할 수 있을지 생각 중이다. 육아휴직을 써서 해도와 보내는 시간을 절대적으로 확보하고 싶은 마음은 굴뚝같지만 어떻게 해도와 지내는 것도 중요하기 때문이다.


나는 정말 육아휴직을 사용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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