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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해피도리 Sep 24. 2024

인도는 왜 무서운 나라가 되었는가?

역설이 가득한 나라

오랜만에 지인들을 만났다. 응당 근황토크를 하기 시작했고, 최근에 인도에서 귀국한 우리 가족은 자연스럽게 인도와 관련된 질문을 받았다. 인도에서의 생활에 대해 가감 없이 이야기를 하기 시작하면 신기하게도 대부분의 사람들은 거의 비슷한 질문을 우리에게 하게 된다.


인도, 무섭지 않아?


우리 부부는 인도에서 거의 5년 가까이 생활을 했다. 가끔은 제2의 고향이라고 말할 정도로 인도는 우리에게 상당히 편하고 매력적인 나라다. 하지만, 우리나라의 대부분의 사람들은 인도를 미개하고 더럽고 무서운 나라로 인식하고 있다. 그래서 인도를 여행해도 되는지 궁금해한다. 물론 우리의 대답은 항상 'YES'다. 우리나라와 별반 다르지 않다, 거기도 사람에 사는 곳이다, 오히려 인도의 치안이 더 안정적이다 등 화려한 미사여구와 함께 인도가 전혀 위험하거나 더러운 나라가 아니다고 설명해도 사람들의 생각은 잘 변하지 않는다.



그렇다면 왜 인도는 무서운 나라로 여겨지고 있을까?

내가 인도를 처음으로 갔었던 2013년도에는 인도여행이 그렇게 활성화되지 않았다. 하지만 그 시기를 기점으로 해서 다양한 매스컴들과 유튜브와 같은 SNS 채널은 서서히 인도여행을 다루기 시작했고, 사람들은 다소 생소하고 도전적인 인도여행에 흥미를 가지기 시작했다. 그 인기는 점점 올라가 패키지화된 여행상품, 교육, 어학연수, 사업 등과 같이 다양한 분야로 그 인기가 퍼지기 시작했다.


하지만, 사람들이 접하는 인도의 모습은 세계화되고 세련된 모습이 아닌 하층민들의 사는 모습들이다. 이들 모습의 대부분은 우리의 일상과는 아주 다르고 자극적이며 아이러니하게도 사람들이 많은 관심을 가지면서도 인도라는 나라에 대한 부정적 인식을 가지기 시작했다. 이는 결국 지금 우리가 가지고 있는 인도라는 나라의 이미지 형성에 큰 기여를 한 셈이다.


또한, 가끔 뉴스나 신문기사에서도 인도의 시골지방 즉 오래된 인도의 전통과 관습이 그대로 이어지고 있는 그런 마을에서 일어난 사건들을 너무 일반화시키는 것도 인도를 무서운 나라로 생각하는 이유 중에 하나다.


주변에 인도를 여행한 친구들이 몇 명 있다. 신기하게도 그들은 공통점을 가지고 있는데 바로 여행기간과 여행지이다. 여행기간은 일주일정도, 길면 2주이다. 여행지는 인도 수도인 뉴델리, 그리고 타지마할이 있는 아그라, 인도의 성지로 알려진 바라나시다.


뉴델리는 인구 약 3천만 명이 거주하는 세계적인 대도시다. 뉴델리라고 불리는 이유는 바로 올드델리도 있기 때문인데 여행자들이 자주 가는 곳들은 대부분 올드델리에 위치해 있다. 그러다 보니 옛 모습을 그대로 가지고 있는 도시의 모습과 그곳에서 살아가고 있는 하층민의 삶은 여행자들이 인도를 여행하면서 처음으로 보게 되는 모습이다. 그리고 인도는 그런 모습을 가진 나라로 평가되고 만다. 아그라와 바라나시는 델리보다 더 무질서하고 더럽다. 수많은 사람들이 지저분하고 시끄러운 거리를 걸어 다니는 모습을 보게 된다. 신성한 갠지스강은 쓰레기와 시체더미로 검정과 가까운 색을 띤다. 그런 물에서 기도하고 몸을 담그는 사람들도 보인다. 그저 보이는 것으로 인도는 다시 한번 평가된다. 더럽고 미개한 나라라고 말이다.



인도는 28개 주 18개 언어

인도는 어마무시하게 큰 나라다. 28개 주와 공식적으로만 18개의 언어를 사용하는 나라다. 데칸고원을 기준으로 남인도와 북인도로 나뉘기도 하고 경제적 차이를 기준으로 동인도와 서인도로 나뉘기도 한다. 각각의 특징과 문화는 너무 다양해서 뭔가 하나로 설명할 수 없는 나라가 바로 인도이다.


그런 인도를 단순히 몇 개 주요 도시로, 그것도 여행지 위주로 여행하고 나서 인도를 평가하는 것은 너무 어리석은 판단이다. 다른 나라에서는 그렇게까지 평가하지 않으면서 인도에는 유독 가혹한 평가를 하는 것은 사람들의 관심을 끌기 위한 목적이 강한데, 이런 평가가 효과적으로 사람들에게 받아들여지는 이유는 인도의 모습은 우리가 일반적으로 생각하는 모습이 아니기 때문일 것이다. 인도는 현재까지 카스트가 존재하고 수많은 문화와 인종, 언어, 역사가 조화롭게 아우러진 거대한 나라이다.



인도는 무서운 나라가 아니다

내가 인도를 좋아하는 이유는 다양성과 다른 문화에 대한 관대함 때문이다. 인도는 모든 것을 받아들이고 수용하는 정말 독특한 나라다. 그래서 우리가 인도에 있을 때 불편함을 거의 못 느끼는 이유는 사람들이 우리를 받아들이는 문화에 그 이유가 있다. 물론 언어적인 측면은 우리가 극복해야 하는 부분이지만 그 외의 것들은 오히려 우리나라와 큰 차이가 없다. 어떤 부분은 더 편하고 합리적이기까지 하다.


그래서 우리는 항상 사람들에게 말한다. 기회가 된다면 꼭 인도에 와보라고 말이다. 여행지가 아닌 백화점이나 아파트 단지 등과 같은 곳의 사람들 모습을 본다면 분명 인도에 대한 평가가 달라질 것이라 확신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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