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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최용훈 Dec 21. 2023

나에게 보내는 충고

I.

우리는 남과 싸우는 것이 아니다. 우리는 우리 자신과 싸울뿐이다. 분노가 끓어올라 악을 쓰는 동안에도 우리는 우리 자신을 볼 수 있다. 그때 스스로에게 자문하기도 한다. '내가 왜 이러지?' 흥분이 절정에 달했을 때 조차도 우린 결코 자신을 놓아버리는 경우가 없다. 그런 척 할뿐이다. 결국 가만히 돌아보면 분노의 대상은 헛개비일 뿐이었다. 잠시 후면 결국 자신과의 싸움에서 진 나를 발견할 뿐이다.


II.

우리는 차분히 스스로에 몰입하고 있을 때에 가장 강하다. 작은 자극에 반응하고 가벼이 엉덩이를 들썩일 때 우리는 얼마나 나약해지는지!  얼마나 작아 보이는지! 제자리에서 움직이지 말라. 누구에게도 끌려가지 말라. 누구에게도 쉽사리 자신을 드러내지 말라. 쉽게 상처받지 말라. 그것이 스스로를 사랑하는 방법이다. 조용히 앉아 내면의 소리에 귀기울이는 사람은 강한 사람이다. 낮은 목소리로 말하고, 천천히 말하고, 먼저 말하지 말라.


III.

혼자 있으라. 무의미한 타인들에 둘러쌓이지 말라. 동시에 여러 목소리를 듣는 것은 나 자신을 가장 소란스러운 소음 속에 가두는 것이다. 스스로 판단하고, 무엇으로부터도 자신을 지키는 방법은 홀로 있는 것이다. 그러니 고독을 두려워 말라. 고립감은 누군가와 섞이고 싶은 나약함의 발현이지만 고독은 홀로 서는 것이다. 자기 자신을 애무하고 격려하고 사랑하라. 그러기 위해 홀로 있으라. 누군가와 함께 있을 때도 혼자임을 기억하라.


IV.

용서하라. 침묵 속에서 용서하고 다시는 그와 말하지 말라. 굳이 용서의 대상과 화해하려 하지 말라. 용서하고 잊으라. 용서(for-give)는 '주는 것'이고 잊는 것(for-get)은 '얻는 것'이다. 용서로써 주는 것만으로 충분하다. 거기에 더해 애쓸 필요는 없다. 자신을 위해 잊으라. 그럼으로써 얻으라. 할 바를 다했으니 마음의 평화를 얻어야 한다. 그것이 용서의 기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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