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아설 수 없어
그대로 서있었다.
눈물을 보이기 싫어
하늘만 올려다보았다.
미워할 수 없어
그리워하기로 했다.
잊을 수 없어
그저 견디기로 했다.
사랑한다는 것은
아프다는 것은
너 없이 보낼
수많은 날을
잠들지 못하는 것
꿈꿀 수 없는 것
희미한 네 모습마저
이젠 보내야 한다는 것
왜 그랬을까
왜 그래야만 했을까
떠나가는 많은 것들에
작별을 고한다
너 없는 세상
더 이상 남겨질 것 없음을
홀로 걷는 이 길
닿을 곳은 없음을
누군가는 떠나기 어렵고
누군가는 남겨지기 어려운
이별은 그래서
멈추지 않는 자전(自轉)
만날 길 없는 평행(平行)
돌아설 수 없어서
잊을 수 없어서
빈 자취만 더듬는
어리석은 모색(摸索)
시린 기억의 삭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