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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dakcook Jan 18. 2021

1월 레시피, 고구마 간식

고구마가 에어프라이어를 만나니 생기는 일

눈코 뜰 새 없이 벌써 2021년 1월이다. 1월이 되니까 겨울이 존재감을 뽐내듯 날씨가 갑작스레 추워졌다. 작년 1월도 이만큼 추웠었나 싶고, 이렇게 갑작스레 눈이 많이 내린 적이 있었나 싶다. 


날씨가 추우니 몸을 녹여주는 겨울 간식들이 생각난다. 따끈한 호빵도 생각나고, 짭짤하고 뜨끈한 어묵도 생각난다. 그래도 뭐니 뭐니 해도 겨울 하면 '군고구마'가 생각이 난다. 거뭇거뭇하게 태워 달큰한 꿀이 가득한 군고구마야말로 겨울 하면 떠오르는 정겨운 간식이 아닐까 싶다. 고구마라고 하면 '밤 vs 호박'의 싸움으로 연결될 수도 있지만, 군고구마는 역시 호박고구마가 제격이다. 검댕이 묻은 껍질을 살짝 벗겨내면 그 안에 부서지듯 촉촉하게 익은 노오란 속살. 이게 바로 고구마의 진리가 아닐까. 


요즘에는 시기가 시기인지라 길거리에서 군고구마를 찾아보기가 여간 어려운 게 아니다. 내심 아쉬웠는데,  TV를 보니 집에서도 노란 군고구마를 만들 수 있다고 한다. 그 해결책은 바로 '에어프라이어'. 어느새 우리 식탁에서 '에어프라이어'는 필수템 오브 필수템이 된 기분이다. 진짜 에어프라이어 없을 때 어떻게 요리했지?


시간이 좀 걸려도 에어프라이어에 한 시간 정도 고구마를 통으로 구워주니 겉면이 거뭇거뭇한 황금 군고구마가 완성이 된다. 껍질이 퍼석하게 들어가지 않는다면, 20분 정도 더 돌려줄 것.


에어프라이어가 있으니, 조금 더 요리 욕심이 나서 고구마 간식을 만들어 보기로 결심했다. 슬라이스 채칼에 슥슥 고구마를 자르니 고구마 칩이 만들어진다. 얇게 잘린 고구마 칩은 물에 담가 전분기를 제거해준다. 그다음 올리브유와 소금에 살짝 버무려 에어프라이어에 구워내면 바삭한 칩 완성. 



기름에 튀긴 고구마 스틱보다 훨씬 담백하고, 고구마 향이 그대로 남아있다. 처음에는 촉촉하더니 시간이 지나면서 촉촉함 보다는 바삭함이 더 강해진다. 와삭와삭 씹히는 식감에 반해 남은 고구마도 얇게 슬라이스 해서 한번 더 구워냈다. 



나머지 간식 하나는 '망고구미'. 속이 노오란게 망고랑 비슷해서 장난처럼 붙인 이름인데, 망고구마 보다 귀여운 어감이라 그런지 입에 착 달라붙는다. 푹 쪄낸 호박 고구마에 애플 망고처럼 칼집을 내고 에어프라이어에 구워준다. 버터나 꿀, 치즈를 올려서 구워도 좋은데, 호박 고구마에 당분이 많다보니 알아서 노릇노릇하게 구워진다. 뜨끈한 고구마 위에 치즈를 갈아서 올려주니, 춤을 추듯 흐드러진 게 벌써 식욕을 당긴다. 잔열로 살짝 녹은 치즈 위에 파슬리를 뿌리고 포크로 찍으니, 망고처럼 고구마만 쏘옥 빠져나온다.  달콤한 고구마와 치즈의 풍미가 잘 어우러져서 근사한 맛이 느껴진다.



에어프라이어와 고구마 하나로 이렇게 행복한 간식 타임이 될 수 있다니. 고구마 예찬론자의 레시피 대성공. 과자도 되고, 요리도 되는 고구마. 시간이 흘러도 여전히 고구마는 추위를 녹이고 있구나. 오늘의 추위는 고구마와 이겨내 보는 건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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