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자 끝 부분을 맛있게 먹는 방법
여러분!
혹시 피자를 시키고 겉 부분을 손잡이로만 생각하고 남기나요?
그렇다면 버리지 말고 이태리식으로 새롭게 재탄생시켜보아요!
제가 추천 드리는 요리는 식욕을 자극하는 매콤한 브루케스타입니다.
브루스케타는 이탈리아 요리 중 하나로 식빵에 음식을 올려 먹는 전통적인 차가운 술안주라고 하네요. 술자리랑 와인에 어울리는 요리로, 친한 친구랑 만나면 빠지지 않는 음식이랍니다!
만드는 방법은 각자만의 레시피가 있지만, 오늘은 저만의 레시피를 공개해보고자 합니다.
준비물은 다음과 같습니다.
1. 먹다남은 피자 끝부분
2. 씨앗을 빼낸 토마토
3. 다진 마늘 한 스푼
4. 장식할 마른 바질 잎, 장식용 허브
5. 위에 뿌려줄 올리브 오일
6. 간을 맞출 소금과 후추
요리방법 : 피자 손잡이와 다진마늘을 바삭해질때까지 구운 후에 끝날즈음 토마토를 넣고 볶아주세요. 그리고 올리브유를 뿌려주면 끝이랍니다! 모자르다 싶을정도로 대충 뿌려주는 게 포인트에요.
심심하지 않게 간을 맞추는 것도 잊지 마시구요.
이탈리아에서는 음식 전에 브루케스타를 제공하기도 하는데, 주로 여름철에 토마토가 재배되기에 신선한 여름철에 맛볼수 있는 별미랍니다.
특히 바질을 곁들이고 올리브로 풍미를 살리는 것을 정말 좋아한다고 하네요.
오늘 식사는 나만의 재료를 곁들여 새로운 시도를 해보는 건 어떨까요?
처음으로 집단상담을 하는 날이기에 엄청 떨리는 날이였다.
그 날 할 활동을 정해서 왔는데 오늘 아이들은 2인1조로 짝 놀이활동을 할 것이다.
총 11명, 아이들이 2명씩 짝꿍을 묶어서 5짝 하고도 한명이 남게 되는 상황이었다.
한 아이가 결석하게 될 줄은 예상하지 못했다. 당연하게 일어날 수 있는 일인데도 이런 사소한 부분을 놓쳤다는 마음에 내심 속으로 '직무유기'라는 단어가 생각났다.
이런 작은 부분까지 챙길 줄 아는 사람이 진짜 훌륭한 상담사가 되지 않을까?
어찌됬든 눈 앞에 일이 생긴 것은 생긴 것이고, 벌어진 것은 벌어진 것이다.
무계획이 계획이라는 내 인생의 철칙이랑 맞게, 각자 짝을 이루고 남은 한명과 내가 짝을 이뤄 12명을 맞추어야 겠다는 생각을 했다.
당황하지 않고 빠른 임기응변을 했다는 생각이 들어(당시에는 그랬다) 내심 뿌듯했다.
그러면서도 내심 그날 기대하며 생각했다
'오늘은 어떤 아이랑 짝을 이루게 될까?'
짝을 이루기 위해 첫 번째로 한 활동은 바로 "텔레파시 보내기"였다.
서로 텔레파시를 보내어서 평소에 궁금하거나 하고싶은 말들을 노란색 고무공에 담아 전달하는 것이다.
그러면 고무공을 받은 아동은 질문에 대해 대답을 하며 또 공을 보내고, 시간이 적당히 흘렀다 싶었을 때 서로 짝을 무작위로 고르는 것이다.
5초 이내에 짝을 못 고르면 가장 가까운 사람과 짝이 되어야 한다!
(아이들한테 시간제한을 걸면 그렇게 빨라지더라)
무작위라 했지만 사실상 누구에게 서로 호감이 있었는지, 또는 서로가 서로를 어떻게 보고있는지 관찰할 수 있는 좋은 기회이기에 집단상담을 시작한지 얼마 안 된 지금으로써 가장 효과적인 활동이라 생각했다.
아이들이 서로 재밌게, 그리고 다양한 질문을 했다.
검정 마스크를 쓴 아이가 나를 이상하리만큼 계속 지켜보았는데, 얼굴에 붙인 여드름패치가 코딱지인 줄 알았다고 했다. 어쩐지 빤히 쳐다보더라.
활동이 순조롭게 가는 도중에, 가장 소리를 빽빽 치면서 "내꺼야! 내가 말할거야!"하며 자꾸만 공을 가져가면서 "00이는 공부 성적 빵점이래요~", "00이가 제 젤리 뺏어먹었어요!"라며 활동 중간중간에 언성을 높이곤 했다.
공을 뺏는 아이를 보며 생각했다. 오늘 너는 나랑 짝꿍을 해야겠구나!
50분 가량 아이와 짝을 맺어 이야기를 나눌 기회를 가졌다.
아이는 큰 불만은 없어보였고, 오히려 더 신나보이는 것 같았다.
"제가 원래 신나요 항상. 하. 하. 하."라며 웃는 시늉을 말로 하곤 했는데, 말 끝마다 하.하.하 라고 한 음절 씩 끊어서 말하는 느낌이 정말 오묘했다. 그 당시에는 무엇때문에 이런 말투가 생겼을까 싶었다.
본인은 축구를 가장 좋아한다고 그랬다(옷부터가 축구 유니폼이라 그럴 줄 알았다).
음바페를 좋아한댔는데, 나는 음바페가 누군지 모른다. 난 구기종목은 질색이라!
하지만 당당하게 나도 좋아한다고 했다. 그랬더니 아이가 신나서 이것저것 자랑하며 이야기를 하는데 눈이 그렇게 반짝이더라.
운동을 열심히 하니 당연히 공부를 싫어할 거라 생각했다.
학교 다니면서 공부하는 게 힘들 것 같다고 물었는데, 수학을 가장 좋아한다고 그래서 놀랐다.
어떻게 수학이 가장 좋아하는 최애 과목이 될 수 있는 걸까?
수학을 하면 점수가 그리도 잘나오고 시간도 빨리 간댄다.
그런데 영어는 싫다고 그랬다.
내가 뜬금없게, 장난을 치고 싶어서 물어봤다.
"음바페는 영어를 쓰잖아."
"네~"
"그럼 음바페 만나면 영어로 말해야 하는데 어떡하니?"
"선생님 만나 봤어요? 아닐 수도 있잖아요."
맞는 말이다. 이름 모르는 음바페씨가 한국말이 유창해서 영어가 모국어가 아니라 한국말로 대화를 할 수 도 있겠다 싶었다. 지금 생각해보니 영어가 능통하지 않은 선수라면 어떨까 싶기도 하다. 선입견이 참 무섭구나!
그 때에는 일단 아는 척을 그렇게도 하고 싶더라.
아이가 그렇게나 눈을 번뜩이며 이야기하는데, 모른다고 퉁치면 속상해 할까봐 이야기를 이어나가고 싶었다.
"응, 만나봤어! 나 축구 엄청 좋아한댔잖아~"
"어디서요? 무슨 리그 봤는데요?"
난 축구는 스포츠 토토 말고는 하나도 모르는 사람인데, 갑자기 그렇게 물어보니 진짜로, 정말로 당황했다.
너무 갑작스러운 질문이라 발음도 최대한 굴려서 미국인처럼 말했던 기억이 난다.
Atlanta에서 프리미어 리그를 봤다고 말했는데, 그때 Atlanta를 '애룰란-타'라고 말했다.
영어 공부를 열심히 하든지, 거짓말을 말든지 해야겠다.
아이가 말한 것 중에서 가장 기억이 남는 것은 영어공부가 그렇게도 싫댄다.
11살짜리 아이가 공부를 하면 얼마나 할까 생각을 했는데, 자신의 가방을 보여주더니 청바지색 가방 속에 책이 한가득 있었다.
그리고 영어 학원을 가면 단어시험을 매일 보는데, 시험을 잘 맞는 아이는 항상 크런치 초콜릿을 받고 가나 초콜릿도 받는다고 그랬다. 그런데 본인은 영어 공부를 하면서 초콜릿을 받아 본 적이 없다고 그랬다.
나는 영어 공부가 하나도 중요하지 않다고 말하고 싶었다.
물론 거짓말이지만.
"나는 왜 초콜릿을 안 줘요?"
글쎄다, 사회적 구조로부터 비롯된 교육부 지침부터 개인 가정적 요인까지 어디서부터 어디까지 말을 해야 할까?
이럴 때는 항상 진심으로 느껴지는 말들, 따뜻한 감정, 때로는 서운하면서도 마음시린 느낌을 있는 그대로 꺼내면 된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 아이에게 느껴지는 건 '그런 거 못해도 넌 대단한 사람이란다, 너는 무얼 해도 할 수 있어'라고 말해주고 싶었다.
그 순간에 이 아이가 맨 처음 그렇게도 다른 아이들의 공을 뺏으면서 말을 자꾸만 했던 이유를 깨달았다. 이 아이는 지금 자신을 봐 달라는 거구나! 아이는 영어학원에서 본인만 왕따를 당한다고 했다. 그래서 선생님이 본인한테도 똑같이 초콜릿을 달라고 하고싶은데, 자꾸만 말을 무시해서 짜증이 팍 치밀었다고 그랬다.
아이는 볼펜이랑 날카로운 학용품을 다른 아동에게 자꾸만 던지고 수업을 방해한다는 이유로 품행장애로 상담실에 왔다. 그게 다른 사람에게 던지는 말이었구나 싶었다.
내가 '물건을 던지면 아프잖니, 좋은 행동은 아닌 것 같아'라고 말했다.
아이는 말을 하는데도 선생님이 나를 왕따해서 말도 안들어주고 무시한다고, 그리고 숙제 안해오면 귀를 잡아댕기며 나만 때린다고 그랬다. 그리고 아이들 앞에서 초콜릿 받을 자격이 없다면서 큰 소리로 영어를 읽게 하는데, 그게 제일 쪽팔린다고 그랬다.
그럴 때마다 아이가 하.하 하면서 인위적으로 웃는 이유를 깨달았다.
그런 쪽팔린 상황을 피하고 싶었는데, 웃어넘기기에는 웃음이 안나왔나 싶었다.
나는 세상 속상했지만, 아이가 겪은 일은 사실이기에 말을 다듬어서 건네줘야 했다.
내가 이 아이의 앞으로의 모든 삶을 전부 해결해줄 수는 없는 노릇이지 않은가!
그걸 보며 이 아이가 꼭 맛있는 부분만 먹고 남은 피자의 손잡이 부분같다고 느꼈다.
그렇게 생각하니 참 이야기가 맞는게, 내가 어릴 때 늦게 집에 오면 피자 손잡이만 먹던 기억이 났다. 그럴 때마다 참 마음이 속상했는데 차별당한다는 기분이 사람을 퍽 서운하게 만들기 때문 아닐까?
나는 그런 생각을 아이한테 말하면 피자 손잡이도 갈릭요거트 소스에 찍어먹으면 꿀맛이라고 음식 먹을 줄 모르는 사람이나 피자 손잡이 남기는 것이라고 그랬다.(그냥 내가 먹성이 좋다)
아이는 내 말에 멋쩍게 대답하며(지금 생각해보니 11살한테 비유가 좀 어려웠던 것 같다) 고맙다고 했다. 처음에는 공감되는 표현이 아닌가 싶었는데, 잠시 생각하더니 그것 이상으로 좋아하더라!
그리고 마지막으로 나는 음바페보다 훨씬 멋진 축구선수가 될 것 같다고 말했다.
To. 스타의 숙명을 타고난 아이한테
넌 분명 멋진 아이가 될 거야.
어디든 갈 수 있고, 무엇이든 할 수 있어!
그러니까 힘들면 언제든지 말해주렴.
유명해지면 나 싸인해줘!
음바페를 만나고 싶다면, 피자 손잡이같이 남은 부분도 맛있게 먹는 부분을 배워야한단다.
그게 바로 셀럽의 숙명이니까!
from. 음바페가 아직도 누군지 모르는 아저씨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