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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써니의 힘 Sep 24. 2020

팀장은 금성인 팀원은 화성인(Ⅰ)

조직 내 소통의 문제를 해결하고자 하는 이들에게 도움이 되는

남자와 여자가 참 많아 다르다는 것을 한마디로 잘 표현한 책 제목을 기억해 본다. 같은 시대를 살아왔고 살고 있고 살아 갈 남자와 여자, 심지어 사랑해서 결혼해 오랜 시간을 같이 살았지만 얼마나 서로가 다르기에 금성과 화성으로 비유한 책이 베스트셀러가 되었을까? 하지만 책을 직접 읽어 보면 상당한 부분 공감이 가고 나도 모르게 고개를 끄덕이게 된다. 같은 세대의 남녀 간에도 서로에 대해 이해가 안되는 부분이 많은데 하물며 세대가 완전히 다른 팀장과 팀원 간의 동상이몽은 얼마나 그 간극이 클 것인가 는 상상 그 이상일 것이다.

그래서 최근 대기업들의 팀장급 이상 관리자 들의 직급 교육에 세대가 다른 팀원에 대해 어떻게 그들을 이해하고 leader ship 을 발휘해야 할 것인가에 관한 주제들이 필수적으로 포함되어 있다. 하지만 필자도 최근 새롭게 입사하는 후배들을 이해하기란 간 힘든 것이 아니다. 오늘은 하나의 조직 안에서 존재하는 여러 세대들 간의 갈등의 중심에 있는 선배 세대들의 직장 생활의 역사를 간략히 서술함으로써 그들의 생각들을 잠시 읽어 보도록 하자.

최근 화제가 되고 있는 법무부 장관 아들의 휴가, 병가 문제도 이런 맥락에서 이해하면 좋을 것 같다. 21세기형으로 완전히 변화된 군대의 문화나 지휘체계 행정체계를 10년, 20년 전 병영 생활을 한 이들이 자신의 이해의 수준에서 평가를 하다 보니 도저히 납득이 안되는 것이다. 끝내 이러한 변화를 받아들이고 이해해 보려는 노력은 하지 않고, 과거의 기억을 소환하여 우겨대는 모습을 보면서 요즘 어린 후배들이 기성의 선배들을 이런 시선으로 바라보고 있지는 않을까 하는 우려도 든다. 그래서, 두차례에 나누어 팀장이라 대표되는 기성 세대 선배 직장인들과 팀원으로 대표되는 신입 후배 사원들을 어떻게 바라보고 이해할 수 있는 Resource 를 제공하고자 한다. 먼저 이번 첫번째 글에는 젊은 후배들에게 선배들의 과거로 부터 걸어온 길과 그들이 경험한 것들을 알려 주면서 자동차 회사가 시간과 시대의 흐름 속에서 어떤 변화를 해 왔는지도 잠깐 들여다 봄으로써 소통의 기본이 되는 서로간의 관점의 차이를 조금이나마 좁히는 계기가 되기를 기대해 본다.


1. 첫 출근을 했는데, 사무실 내 책상에 PC가 없었다.

 요즘 사무실에서는 상상할 수 없는 일이다. 말이 안된다고 할 것이다. 그러나, 필자의 입사 당시에는 매우 흔하고 말이 되는 모습이었다. 필자는 당시 재계 서열 6위 그룹 내 자동차 회사에 입사했다. 당시 가장 선진화 되었다는 자동차 회사의 모습이 이정도 였다. 물론 PC 는 있었다. 팀에 2대가 있었던 것으로 기억이 된다. 당연히 인터넷은 상상할 수 없었다. 주요 문서 작성은 전자타자기로 했고, 회의록이나 기타 대부분의 문서는 손으로 작성했다. 필자는 설계를 했었는데, DRAFT, T-자, 삼각자, 제도 샤프 등을 활용해서 설계를 했다. 내가 설계하려는 제품을 머리 속에서 3차원으로 상상하고 그것을 2차원의 평면에 그려 내는 것이다. 그야말로 많이 해 본 사람, 경험이 많은 사람이 대접 받고 우대 받을 수 밖에 없었다. 그 때는 일본이 우리 나라에 비해 이러한 제품 개발에 관한 축적된 기술들이 풍부했기에 어쩔 수 없이 그들에게 제품 설계와 개발 등의 기술을 배울 수 밖에 없었고, 당시 팀장들 중에는 팀원들에게 일본 Supervisor 가 가지고 있는 모든 know-how 를 수단 방법 가리지 말고 빼내라고 지시하기도 했다. 더 이상의 기술적 수모를 당하지 말자는 것이었고, 선배들의 그런 경쟁심과 자존심 덕분이었는지 매우 빠른 시간안에 일본의 기술을 어느 수준 이상으로 따라 잡을 수 있었던 것 같다.

중요한 기술 자료의 경우, 삽화나 실물 사진이 필요할 경우, 삽화는 직접 그렸고 사진은 현물을 촬영해서 사진관에서 인화 후에 문서에 풀을 이용해서 붙였다. 

2. 1인당 1PC, 사내 인터라넷 시대가 열렸다.

 입사 후 몇년이 지난 후에 마침내 1인 1PC(팬티엄급 데스크탑) 가 지급 되었다. 설계 Tool 도 auto-cad 로 바뀌기 시작했고, 신입사원들이나 실무자 중심으로 지급되었고 활용도가 점차 높아지게 되었다. network infra는 여전히 취약했고, 사내 전산망 구축 초기 단계였다. 이 때 성급하게 노트북을 개인적으로 구입해서 회사 업무를 하는 팀원들도 있었다. 필자도 그 중 한 명이었다. 하지만 여전히 주를 이루는 것은 필기, 종이 문서 들이었다. 설계 후에 도면도 일일이 플로터에 연결해서 인쇄를 했고, 필요한 부서에 배포하기 위해 수백장을 인쇄하는 것이 업무였다. 그야 말로 사람으로 시작하여 사람이 마무리하는 시기였다.

3. 마침내 3차원 설계의 시대와의 만남.

 설계자에게서 2D 설계의 최고 Tool 인 auto-cad는 난공 불락일 것으로 여겨졌다. 너무나 쉽고 편고 완벽한  설계 tool 이라고 생각했다. 당시만 해도 설계자들에는 이보다 더 완벽하게 설계자를 만족시켜 줄 수 있는 설계 tool은 없었다. 그런데 어느 날 simulation 이라는 개념이 설계의 세계에 등장하면서 3D 설계의 시대가 열리 게 되었다. CATIA 와 UG 라는 3D Modeling tool 의 등장은 과히 설계자들에 새로운 세상을 열어 주었다. 항공기 설계로 부터 시작된 3D 설계의 열풍은 과히 거대했고 짧은 기간 안에 2D 시장을 잠식해 버렸다. 최근 설계를 배운 분들은 아마 2D 의 개념이 없을 수도 있겠다는 생각을 해 본다.

3D 의 세계가 열리고, Bic data를 활용한 simulation 의 세계가 열리면서 그간에 경험 많은 엔지니어의 know-how 가 중시되고, 재산이었던 시대, 즉 근무한 경력이나 시간이 결과를 좌우하던 시대가 아니라 Bic data를 잘 활용할 수 있는 능력이 더 필요한 시대로 급격히 변화게 되었다.

4. 인터넷의 세계가 열리고, 네트웍의 속도가 4G 를 넘어 5G 의 시대로

 인터넷, 내부 전산망, 초고속 네트웍, 원격 설계, 다중 동시 설계 등등의 새로운 확장과 자동화 그리고 DATA 공유와 IT 를 활용의 범위나 속도가 예전에는 상상할 수 없었던 System 중심의 근무 환경으로 급속히 진화했다.

PC 나 인터넷 그리고 네트웍 환경 구축없이 회사에서 일한다는 것을 상상할 수 없게 되었다.


사무실의 근무 환경이 위와 같이 변화되었다면 생산 현장의 모습은 어떻게 변화 되었을까.

한마디로 정리하자면 자동화로의 진화 라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불과 20 여년 전만 해도 대부분의 현장은 사람에 의해, 사람이 제공하는 노동력에 의존했다. 내외장 판넬을 생산하는 것, 차체를 용접하는 것, 조립하는 것을 포함한 대부분의 작업이 사람의 힘과 경험에 의해 이루어졌다.

개발 단계에서의 시험이나 시제품 생산 등의 과정에서도 실물을 가지고 시험하고 실제 부품을 확보해야만 시험이 가능했다. 요즈음 처럼 data를 활용한 system 을 활용한 검증이나 사전 확인 시험이 본격적으로 실무에 도입되어 활성화 된것은  불과 10년이 되지 않는다.


시대의 흐름에 따라 자동차 회사의 조직, 문화, 그리고 사무실 풍경 등도 많은 변화를 해 왔다. 아는 바와 같이 자동차나 조선 그리고 중공업의 경우 제조업 중 상대적으로 보수적 조직 성향을 가지고 있어서 그 변화가 느림에도 불구하고, 최근 입사한 후배들에게 자동차 회사의 과거 모습을 이야기 하면 이해하기 힘들다는 표정을 짓는 것을 자주 보았다.


이 번 일편에서는 팀장들의 직장 생활의 변화 과정을 자동차회사의 변화와 연결하여 살펴보았다. 다음 편에는 이렇게 서로 다른 세대 차이가 확연하기에 팀장과 팀원, 기성 팀원과 신입 팀원 간에 자연스럽게 발생할 수 밖에 없는 갈등과 소통의 문제와 그것을 해소할 수 있는 방법을 서로의 관점에서 어떤 노력을 하면 좋을지에 대해 이야기해 보려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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