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곱 번째 조각
저의 얼마 없는 취미 중 하나는 타로예요. 타로를 보는 것도 좋아하고, 봐주는 것도 좋아한답니다. 어릴 때부터 타로 보는 것을 좋아했어요. 제가 고른 카드 한 장으로 제 기분을 들여다보는 게 꽤 신기하고 재밌었거든요. 성인이 되어서는 직접 볼 줄 알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어서 타로를 배우기 시작했어요. 카드 하나하나 의미하는 것들을 알게 되면서, 나중에는 타인의 고민까지 들어줄 수 있는 실력을 갖추었답니다. 물론 취미로만 하고 있기에 업으로 보시는 분들 보단 수준이 많이 낮긴 하겠지만, 단 한 명이라도 제게 고민을 얘기하고 저와 카드를 뽑고 싶어 한다면 진심으로 이야기를 들어주는 편이에요.
처음엔 카드는 잘 볼 줄 몰라도 계속 카드를 뽑고 해석해 봐야 실력이 는다고 생각했어요. 그래서 친구와 둘이서 정말 사소하고 터무니없는 고민들까지 타로 점을 쳐보곤 했지요.
‘나 블로그 할 건데, 파워 블로그 되는지 좀 봐줘.’
‘나 오늘 점심 짜장면 먹을지 짬뽕 먹을지 봐줘.’
지금 생각해 보면 진짜 웃긴데 그때는 또 카드 하나하나 신중하게 뽑으면서 대답해 줬던 기억이 있어요. 그리고 사소한 경험들 또한 의미 없는 게 없다는 걸 느꼈고요.
타로는 정답을 맞히는 점쟁이가 아니기에, 같은 카드를 뽑아도 어떻게 해석하느냐에 따라 달라져요. 타인의 고민에 맞게 카드를 풀어내는 게 일인 거죠. 누군가는 카드 속에 정답이 있다고 얘기할 수도 있지만, 저는 정답이 없다고 생각해요. 그 고민이 어떻게 하면 잘 풀릴 수 있을지, 덜어낼 수 있을지, 내가 가져야 하는 마음가짐은 어떤 것인지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는 거예요. 그러다 보면 나 자신의 깨달음으로 정답을 찾게 되는 거고요. 어려운 듯 하지만 하다 보면 쉽고, 또 그렇게 생각해야 하는 거 같아요. 타로는 맹신하는 게 아니라 참고하는 용도거든요.
저도 타로를 맹신하던 시절이 있었어요. 그래서 그런지 그게 얼마나 나 자신을 갉아먹는 일인지 알아요. 그냥 카드 하나 그림 보면서 담긴 의미를 말하는 게 전부거든요. 저 또한 그랬듯이 그 마음은 타인에게 기댈 곳이 필요한 한 사람의 애절함일지도 모르겠어요.
요즘엔 카카오톡 오픈채팅을 통해 사람들의 고민을 들어주고 있어요. 돈보단 제 만족 같아요. 본인의 고민을 남에게 털어놓는다면 그것만으로도 고민은 반이 되는 거라 생각하거든요. 어떤 방법으로든 편안해질 수 있다면, 또 그게 타로여야 한다면 기꺼이 제가 옆에서 도와주고 싶어요!
그분들은 내 맘을 알는지 모를는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