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일곱 번째 조각
저는 도전이 쉬운 만큼 포기도 쉬운 사람이에요. 그래서 흔히들 말하는 찍먹을 굉장히 많이 했답니다. 근데 전 그런 작은 도전과 포기들이 굉장히 좋아요. 궁금한 건 꼭 해봐야 직성이 풀리고, 해봤는데 나와 맞지 않으면 빠르게 포기할 줄도 알아야 하거든요. 물론 점점 끈기가 없어지는 게 문제긴 해요. 그래서 요즘엔 도전에 신중해지기도 하고, 한 번 시작한 건 더 포기하지 않고 꾸준히 하려 노력하기도 해요.
요즘 최고의 관심사는 블로그예요. 블로그를 시작한 건 꽤 오래됐어요. 블로그는 제가 남들에게 보이는 글을 쓰게 된 첫 시작점이었어요. 다른 사람들은 내 이름도 얼굴도 모르는데, 정작 저는 혼자 부끄러워하면서 신중하게 작성하고 또 수정하면서 글을 썼답니다. 게다가 그때는 정말 개인적인 글을 많이 썼어요. 그리고 그때 알았어요. 사람들은 그런 글에는 관심이 없다는 걸요. 그렇게 잠깐의 포기의 시간이 왔었죠. 하기 싫어서 포기를 했다기 보단, 관심이 필요했던 것 같아요. 내가 쓴 글을 누군가 봐줬으면 하는 관심이요.
블로그는 참 냉정해요. 사람들이 많이 찾지 않고, 정보성이 부족하다고 판단이 되면 누락을 시킵니다. 그럼 검색창에 제가 쓴 글을 그대로 갖다 써서 검색을 해도 뜨지 않아요. 그렇게 사람들은 제 글을 못 보는 거예요. 참으로 차갑습니다.
몇 개월의 공백 끝에 새로운 글들을 쓰기 시작했어요. 맛집 리뷰, 상품 리뷰, 그리고 그 사이에 살짝씩 저의 일상들도 끼워 넣으면서 말이죠. 그러자 제 블로그를 찾는 사람들이 많아졌고, 저의 개인적인 이야기를 봐주는 사람들도 늘어났어요. 물론 검색으로 들어오는 경우도 적고, 그것 역시 누락될 가능성도 매우 커요. 그래도 그 이후로는 더 열심히 포스팅을 작성하며 조금씩 성장시키는 중입니다.
늘 포기한다고 모든 게 끝나진 않아요. 포기는 때론 나를 되돌아보게도 하고, 그다음의 나를 준비시키기도 해요. 저에겐 블로그가 딱 그런 것 같아요. 누락으로 좌절도 맛보고, 나는 관심이 필요한 사람이었다는 걸 깨달으며 자신을 되돌아보게 해 주었거든요. 그리고 다른 방향으로 나를 보여줄 방법을 찾고, 앞으로의 성장을 위해 준비하기도 했어요.
블로그가 참 좋은 건 애드포스트라는 서비스로 광고 노출을 시키면서 수익창출이 가능하다는 점인데요. 이게 또 아무나 시켜주지 않아요. 조건이 있거든요. 그동안 포스팅해 온 글도 50개가 넘어야 하고, 하루 방문자 수가 무려 100명을 넘어야 한대요. 쉬워 보이지만 생각보다 어렵답니다. 그래도 목표가 있으니 이루고 싶은 욕심이 생기더라고요. 그렇게 한 달 동안 포기하지 않고 달려왔더니 2번의 실패를 끝으로 저도 제 블로그에 광고를 넣을 수 있게 됐어요.
사실 수익은 그렇게 많지 않아요. 정말 흔히들 말하는 파워블로거가 아닌 이상 많은 수익을 가져갈 순 없더라고요. 0원은 그냥 기본이고, 1원이라는 우스운 숫자도 보게 됩니다. 그래도 전 포기하지 않고 계속 포스팅을 작성할 거예요. 수익도 목표를 세우면 언젠간 그 근처까지 닿을 수 있지 않을까요?
포기가 일상이던 저도 조금씩 하고 싶은 일을 찾고, 취미가 생기는 거 같아요. 앞으로 저에겐 포기는 끝이 아닌 쉼이 될 거예요. 그러니 제가 잠시 사라져도 그러려니 해주세요. 저는 계속 제 자리를 찾으며 머무를 공간을 잘 가꾸어 볼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