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게 달라지거나 낫지 않아 겨울 방학 중 서울에서 잘한다는 병원에 가 정밀검사를 받아보기로 한 것이다.
가족들 누구든 시간 되는 날에 맞춰 보호자로 동행하며 검사를 받고 치료를 했다. 다행히 수술할 정도는 아니라 하여 치료받고 며칠 약 처방해주는 걸로 진단을 받았다. 병원을 오가야 할 땐 참을 만하던 아파트 생활이 수술 안 하는 게 낫다는 의사 선생님 얘길 들은 후, 어머님께선 닭장 속에 갇힌 닭들보다 더 갑갑하고 답답해하셨다.
양 사방이 빙 둘러 야산이 보이고 저멀리 진해 앞바다까지 보이는 탁 트인 주택에 사시는 어머님 댁.
마을 사람들이 모두 친구이며 한 발 내디딜 때마다 아시는 분들 인사 나누기 바삐 사시다 며칠을 지내봐도 옆 집 사람 얼굴조차 보기 힘든 아파트 생활을 어찌하느냐는 것이다. 사람 사는 게 사는 거 같지 않다시며 그날 오후 당장 진해로 가시겠다고 부랴부랴 짐을 챙기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