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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주5일 차| 전치태반이라고요...?

위험할 경우 대학병원으로가야 한다는말에 마음이 너무 아팠다.

by 완벽한 엄마

아랫배 통증이 심했다. 잠깐 아프고 나면 또 괜찮아져서 그러려니 했다.

둘째는 첫째보다 더 빨리, 많이 크나보다 하고 생각했다.


그리고 저번 주에 정기검진을 갔는데 전치태반이라는 말씀을 해 주셨다.

전치태반은 태반이 배를 감싸주지 못하고 한쪽에만 몰려있어,

아기가 나올 산도까지 막고 있는 위험한 상태를 뜻하는 말이다.

출산 시에 과다출혈의 위험이 있고 태반 조기박리(빨리 벗겨지는 것)의 위험도 있어

일반 산부인과에서는 출산이 불가능하며 대학병원으로 가야 한다.


이날은 아이 얼굴 3D 촬영도 잡혀있었는데 결국 촬영하지 못했다.

얼굴이 아예 태반에 파묻혀 보이지 않을 정도여서 찍을 수가 없다고 하셨다.


KakaoTalk_20210311_121550174.jpg 오른쪽에 보이는 눈. 하지만 얼굴 모두 태반에 가려져 있어 보지 못했다.



1. 무조건 많이, 오래 누워서 쉴 것.

2. 양수도 부족하니 물을 많이 마실 것.


양수가 부족해서 아이의 움직임이 더 많이, 격하게 느껴졌던 거다.

처음에는 분명 부족하지 않았고 출발이 좋았는데, 내가 너무 무리했던 것 같다.


얘기를 듣고 온 날부터 바로 누워서 생활했다. 밥 먹는 시간 빼고는 전부 누워있었다.

물도 틈틈이 많이 마셨다. 목마르다는 생각이 한 번도 들지 않아야 된다고 생각했다.

주변에 기도를 해 달라고 요청하고, 나 역시 틈나는 대로 황금이와 대화를 시도했다.




안녕, 황금아.

뱃속에서 편안히 있어야 하는데, 많이 불편하지?

엄마 자궁이 원래 좁고 작아서 아기가 편하게 자라기 좋은 환경이 아니래.

그래서 아기가 더 크고 싶어도 클 수도 없다고 하네.

너도 언니랑 비슷하게 나올 것 같아. 그보다 더 작지만 않으면 다행일 것 같은데.

다행히 너는 구조적으로는 아무 문제가 없다고 하셔서 다행이라고 생각하고 있어.


엄마가 여러모로 정말 미안해.

네 언니 역시 뱃속에서도 태어나서도 엄마는 좋은 환경을 선물해주지 못했는데

이번에도 역시 마찬가지인 것 같아.


하나님이 언니와 너를 엄마와 아빠에게 보내주신 거니까

너희가 건강하게 자랄 수 있도록 분명히 축복을 해주실 거라고 믿어.


주변에서 다들 얼마나 대단한 아이가 나오려고 엄마를 이렇게 힘들게 하냐고 하는데,

사실 엄마가 힘든 것도 힘든거지만 네게 너무 미안해.

엄마는 많이 부족한 사람이라서 지금 네 언니에게도 마냥 좋은 엄마가 되어주지 못하는데

네게는 이미 뱃속에서부터 그런 것 같아서 말이야.


하지만 아빠도 엄마도 너희를 위해 늘 기도하고 있고, 널 정말 사랑하고 있어.

아직 뱃속에 있는 네게 많은 말을 건네주지는 못 했지만 건강히 잘 태어나기를 기다리고 있단다.


황금아. 건강하게만 태어나줘.

우리 네 식구가 풍족하지는 못 해도 늘 감사한 마음으로 행복하게 살자.

널 만나는 날을 손꼽아 기다리고 있으니 너도 열심히 나올 준비를 하고 있어야 해 :)


사랑해, 우리 둘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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