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은 비닐봉다리

by 육아하는 수학교사

어릴 적 엄마는 매일같이 검은 비닐 봉다리를 들고 오신다.

그 속엔 항상 내가 바라던 천지가 있다.

호빵. 귤. 사과. 겨울철 먹기 좋은 것들이다. 그 외에도...


엄마는 말하신다.

'너희 육 남매 먹여 살린다고 힘들지만'

"마이 무라. 배곯지 말고..."


먹고 나면 홀쭉해진 봉다리.

검어서 표시는 안 나지만

우리 엄마 표정엔 표시가 다 난다.


지난 얘기라고 엄마가 엊그제 하신 말씀엔

그 시절 힘들어 더 먹이고 싶었지만 그러지 못했다고

눈물을 감추신다.


그 검은 봉다리가 뭐라고

우린 행복했고, 엄만 슬펐는지...

이젠 그 검은 봉다리 내가 들고 있다.

월요일 연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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