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70년 일자리 찾아 헤매는 2025년 미국

트럼프의 타임머신은 고장났다: 공장 일자리의 환상과 서비스업의 현실

by ChartBoss 차트보스
출처: Economist


최근 트럼프가 제조업 리쇼어링을 외치는 가운데 벌어진 희극이 있다. 이민세관단속국(ICE)이 조지아주 현대차-LG배터리 공장을 급습해 475명을 체포했는데, 이 중 300명 이상이 한국인이었다. 제조업을 되살리겠다면서 제조업 노동자들을 단속하는 모순된 상황이 벌어졌다.


70년대가 그립다면 착각이다

하지만 이런 모순은 빙산의 일각에 불과하다.미국 제조업 고용의 변화는 냉혹한 현실을 말해준다. 1970년대 미국 노동자 4명 중 1명이 제조업에 종사했지만, 현재는 10명 중 1명 미만이다. 제조업은 1970년 이후 꾸준히 감소한 반면, 서비스업은 지속적으로 증가해 현재 전체 고용의 80% 이상을 차지한다.


1960년 제조업이 전체 고용의 34%를 차지했고, 1979년 1,950만 명으로 절대 수치 정점을 찍었다. 하지만 2009년까지 30년간 41% 감소해 1,150만 명까지 떨어졌다. 2025년 8월 현재 1,270만 명이 제조업에 종사하고 있어 전체 고용 대비 비중은 9% 미만이다.


이는 단순히 중국과의 경쟁 때문만이 아니다. 로봇과 센서가 인간의 손을 대체했고, 소득이 높아질수록 사람들은 물건보다 서비스에 더 많이 지출한다. "가난한 사람들은 옷과 신발이 필요하지만, 부자들은 세무 컨설턴트와 정신과 의사, 개인 트레이너가 필요하다"는 하버드 대학교(Havard University) 로버트 로렌스(Robert Lawrence) 교수의 설명이 핵심이다.


트럼프의 제조업 부활 약속, 현실은 정반대

트럼프는 관세를 통해 제조업을 되살리겠다고 공언했지만 결과는 참담하다. 2025년 들어 제조업은 총 3만3,000개의 일자리를 잃었고, 4월 관세 발표 이후만으로도 4만2,000개가 사라졌다. 8월에만 1만 2,000개의 제조업 일자리가 감소해 4개월 연속 하락세를 기록했다.


자동차 업계는 7월 관세를 부분적 원인으로 꼽으며 거의 5,000개의 일자리 감축을 발표했다. 미시간 대학교(University of Michigan) 연구에 따르면, 트럼프의 2018년 철강 관세는 1,000개의 철강 일자리를 늘렸지만, 투입 비용 상승으로 약 7만5,000개의 제조업 일자리를 없앴다고 한다.


미래는 서비스업에 있다

서비스업의 폭발적 성장이야말로 진짜 트렌드이다. 1800년 미국 고용의 대부분을 차지했던 농업이 현재 거의 사라진 것처럼, 제조업도 같은 길을 걷고 있다. 서비스업은 현재 미국 고용의 80% 이상을 차지하며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다.


하지만 서비스업이 단순히 햄버거 뒤집기만은 아니다. 제조업 일자리의 5분의 2만이 실제 물건을 만드는 일이고, 나머지는 연구개발, 엔지니어링, 디자인, 금융, 영업, 마케팅 등이다. 1970년 제조업 근로자 중 대학 졸업자는 10% 미만이었지만 현재는 크게 증가했다.


정치인들의 노스탤지어 vs 경제 현실

로버트 로렌스(Robert Lawrence) 교수는 "이런 산업 및 무역 정책은 제조업이 고용 기회의 진짜 동력이었던 과거에 대한 향수를 가진 80세 노인이 설계한 것 같다"고 비판했다. 일본, 중국, 싱가포르 등 수출 주도형 경제도 발전하면서 제조업 고용이 감소했다.


여기서 핵심은 이것이 미국만의 문제가 아니라는 점이다. 경제가 발전할수록 사람들은 기본적인 제품보다 경험과 서비스에 더 많이 지출한다. 스마트폰을 만드는 것보다 스마트폰 앱을 개발하는 것이, 자동차를 조립하는 것보다 자율주행 소프트웨어를 설계하는 것이 더 많은 부가가치를 창출한다.


정치인들이 제조업 일자리 부활을 약속하는 것은 유권자들에게 어필하지만, 경제학적으로는 시대착오적이다. 마치 농업 일자리를 되살리겠다고 약속하는 것과 같다. 농업에서 제조업으로, 제조업에서 서비스업으로의 전환은 되돌릴 수 없는 경제 발전의 자연스러운 과정이다.


진짜 문제는 제조업 일자리가 사라진다는 게 아니라, 새로운 서비스업 일자리에 필요한 기술과 교육을 제공하지 못하는 것이다.


한줄평

1970년대 향수에 빠진 80세 노인의 정책으로는 2025년 경제를 구할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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