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2.22.투투데이!!

참 좋은날~

by 아이리스 H

프리지아 꽃향기가 집안에 가득하다.

오늘은 투투데이!(22일)

오래된 나의 루틴 중 하나

매월 22일에 꽃을 사거나 받는다.

오늘은 둘만의 추억을 남기고자

프리지어 두 단을 남편에게 안겼다.

2022년 2월 22일 2시 22분이다.


브런치 작가 된 초창기 때에 쓴 글

2222 제목을 달고 있는 글이 있다.

인기 없고 그저 그랬던 추억을 써낸 글이다.

2학년 2반 22번은 여고시절 학번이다.

지금까지도

21번인 짝꿍(친구)과 그날(투투데이)엔

인사 톡, 수다 톡을 나눈다.


Ktx 천안 아산역에

색색별 장미꽃과

여러 가지 꽃들이 나를 반긴다.

'흠 ~~ 꽃집의 아가씨는 예뻤다.'

비싼꽃을 남편에게 주려고 오늘은

향기롭고 노란 후레지아를 선택했다.

마음은 이미 봄이다.


무슨 일 ?

네네 ~~ 눈물 대신 환한 미소가

가득한 날을 공개하려고 뜸 들이는 중이다.

자~~ 준비되셨나요?

놀랄 준비요?


22일 새벽 7시,

서울 00 병원에 도착했다.

추위 속, 코로나 속을 방불케 하는

장터 같은 병원엔 인산인해

아픈 사람들이

어찌나 많은지요?

정말 조금만 아프기로 해요~~

출입증을 받아 남편의 보호자로

병원 안으로 들어갔다.


어디가 어디인지 안내자에게 묻고 물어

찾아간 채혈 검사실에서 피를 뽑고,

2층 엑스레이실도 헤매고 찾았다.

다시 초음파실까지 들리고 나서야

겨우 진료시간을 맞추었다.


베트남에서 한국 귀국 후,

서울 00 병원 응급실에서 검사만

8시간 받았고, 다시 외래로 진료가 잡혔다.

어쩌다 잡힌 날이 22일 이라니...

드디어 자세하고 확실한 답을 받는 날,

떨어진 점수를 알고 있지만

진짜 성적표를 받는 날,

행여

불합격이 될지 모를 불안감이 밀려드는

통지일까 봐 조마조마했다.

충청도에서 서울로 간 우리는

서울에서 수십 년을 살았는데도

시골 촌사람이 된 듯 어안이 벙벙했다.

병원 복도에 걸린 그림





기다리고, 기다리고

대기하고, 대기하고

지루하고 긴 시간이 지나고

드디어 우리 차례가 되었다.

3번방으로 들어갔다.


안녕하세요? 안 안녕인데... 어쩌지

고개만 끄덕 목례를 하고 앉았다.

투명 가림판 옆 의사 선생님

얼굴 보기가 하늘에 별따기 였다.


" 흉통이 심했고 쓰러질 듯

아팠던 날이 언제였습니까?"


"1월 7일입니다."

1월12일 응급처치를 받았습니다

베트남에 한국병원에서..


"작은 혈관 하나가 막혀있는데

그 혈관 옆으로 새로운 혈관이 두 개나

새로 생성되어서 자라고 있네요.


숨 쉬거나 호흡에

불편함이 없었을 듯한데요... 시술 안 하셔도

되고 약 처방으로 무방합니다."


어머나 세상에...


"오잉 뭐라고요?"

"밥맛도 없고 기운도 없고 어지럽고 아픈데요?"


" 심장과는 무관합니다."


"걸을 때 흉통이 있나요?

"층계를 오를 때 호흡이 가쁘신가요?"


"심장은 많은 혈관이 있고 한두 개

작은 혈관들이 막혀도 괜찮은 사람이 있고

시술이나 수술이 필요한 사람이

있습니다. 너무 염려 안 하셔도 됩니다."


난 옆에 앉아있다가 침을 꿀꺽 삼켰다.


건강 염려증이 많았던 남편 덕에

새로운 사실을 알게 되었다.

그리고 시술이 필요하지 않다는 말에

놀란 가슴을 쓸어내렸다.


남편은 기적을 믿지 않는 눈치였지만

난 갑자기 호들갑을 떨며

"환자복을 입어도 당신은 멋지더라"

엑스레이 검사실에 들어갈 때 탈의실에서

나온 남편 얼굴이 이미 밝아 보였다.


건강이 재산이라더니...

50대 끄트머리에 서있는 남편의 뒷모습이

짠했다. 아침부터 분주하고 바빴던 하루

천만다행으로 우리는 부자가 되었다.

병원비로 나갈 지출을 막았다.

일단 아직은 조금 조심해야겠지만

한 번도 쉬지 않고 달렸던 남편도 많이

놀랬을 것이다.


집으로 돌아오는 길

춥지만 두 손을 꼭 잡고...잘 살라고

기회를 주셨네 우리 착한일 많이 했나봐

너스레를 떨며 그리고 심장으로 가는 혈관이

새로 만들어 진다는 오묘한 진리를

알게 되었다. 혈관 한개 막히고 새혈관 두개를

얻었다니 정말 놀랍다.


햄버거를 반으로 잘라 나눠 먹고

예쁜 귀걸이와 액세서리도 샀다.

오늘은 투투데이라서 나를 위한 날

오래된 삶의 루틴이니까...

그리고 프리지어 꽃은 페트병을 잘라

꽃병을 만들어 꽂았다.


코 시국에 일상 복귀를 염원하는

기적이 일어나지는 않았지만

우리는 지금까지 지내 온 날들을

감사하며 오늘의 기적을 함께 감사했다.


내일 안과 진료와 이비인후과 진료가

남아있지만 이미 한고비는 잘 넘겼다.

함께 기도해주시고

격려 위로해주신 작가님 구독자님의

가정에도 축복이 깃들길...


오랜시간 숫자2와 나만의 루틴은

진정 행복을 부르는 주문처럼

나에게 많은 삶의기적들을

보여준듯 하다.

별과 달님 귀걸이와

숫자2를 닮은 브럿찌가 눈에 들어왔다.

오늘을 기념하며 나에게 선물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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