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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아이리스 h Feb 16. 2024

웃음을 찾아 준 사진사.

그래 바로 그거야~~

똑딱똑딱

시간이 흐른다.

시곗바늘이 쉴 새 없이

움직이는 세상 속에서 오늘도

무덤덤한 하루를 맞이한다.


헉헉 헥헥

숨이 차오른다.

여러 사람들과의 관계 속에서

무겁고 힘든 날들을 보내며

웃을 일 없이 무미건조하게 살아간다


휴우~휴우~~

호흡을 내뱉는다.

이럴 땐 쉬어가면 좋으련만....

그 또한 그리 쉬운 게 아니다.

30대 청춘들의 삶이 버겁다고 한다.

일도 사랑도 분주한 삶도...


잠이 오지 않는 밤이 오고

듣지 않아도 될 말들이 신경 쓰이며

아무렇지도 않은 척, 괜찮은 척,

불편한 마음을 애써 견디는 일이

화나고 억울하고 힘겨워 보인다.


한국에서 하노이로...

잠시 공간이동을 감행한 큰아들

뛰고 달리던 공간을 벗어나 5년 만에

하노이 가족품에 안겼다. 한국에서 홀로

지내며 단단해진 줄 알았는데...


바람 빠진 풍선모드로 나타났다.





슈우웅~오래된 과거 속으로


내가 어릴 적 우리 집 안방의 중심 벽에는

가족사진이 여러 개 걸려 있었다.

그때 그 시절 아버지는 사진관에 가서

특별한 날마다 기념사진을 찍어 두었다.

(생일날, 입학식날, 졸업식날등...)


증명사진보다 어색한 액자 속 나,

사진사님의 손재주로 감았던 눈을

뜨게 했다며 엄마는 웃고 나는 굳어있다.

교복을 입고 뻗친 단발머리 모습의 나,

쌀쌀맞은 사춘기 소녀가

냉동고 속에서 꽁꽁 얼어붙은 떡상이다.


슈우웅 ~~ 현재 베트남 하노이


방전된 마음을 충전하기 위해

한국에서 하노이로 오자마자

아들은 길게 잠을 자기 시작했다.

동굴 속에서 겨울잠을 자는 곰처럼...


아침도, 저녁도, 낮도, 밤도 연일

먹고 자고 또 자고 잠만 잤다.

아들의 시간은 멈춰 버렸다.

일주일을 그렇게 먹고, 자고, 놀며

무표정하고 멍한 느낌으로

무작정 쉬어가기를 했다.


긴 잠에서 겨우 깨어난 아들을 데리고

여행도 다니고, 맛난 것도 먹고.

바람 빠진 풍선에 공기를 불어넣었다.

조금씩 커져가는 풍선처럼

방전되었던 마음이 사랑으로 채워졌다.


나도 아버지처럼 20년 만에 가족사진을

찍자고 제안했다. 남자들은 시큰둥했다.

10주년에 찍은 가족사진은 퇴색되었고

그 후로 가족은 뿔뿔이 흩어져 자신의

꿈을 향해 발버둥 쳤다.


오랜만에 완전체가 된 우리는

가족사진을 찍으러 사진관으로 향했다.

사진사님의 지시에 따라 옷매무새를...

표정을... 눈을 크게 손과 발을 섬세하게

체크하며 앞만 보고 있었다.


그때였다.


"자~~ 이제 웃어보세요"

우리는 눈치 보며 서로를 쳐다보았다.


" 나만 잘 웃으면 됩니다"

머뭇머뭇 어색했던 가족은

갑자기 하하하 호호호 웃게 되었다.


웃을 일 없는 세상

가족모두가 웃으니 분위기가 좋아졌다.

하나 둘 셋! 얼마만인가?

다 같이 웃고 있다.





가족사진을 여러 장 찍으며

우리 가족은 웃음을 되찾았다.


"그래 바로 이거였어"


" 나만 잘하면 되는 거"

내가 웃으면 되는 거였다.

아들이 웃으니 엄마가 웃는다

아빠가 웃으니 아들도 따라 웃는다.

서로에게 너무  잘해 주려다

서운해지고 마음 상하고 그런 거였다.


괜찮다, 괜찮아, 괜찮아질 거야~~~

기다림, 배려, 이해가 필요했던 가족은

모처럼 사진관에서 웃음을 찾아왔다.

(가족사진은 1주일 후 액자로 온다고...)


30대 청춘들의 고단한 삶을 응원한다.

너무 애쓰지 말라고 그저 순리대로

살아가라고 ~~ 일도 사랑도...


행운목에 꽃이 언제 필지? 향기가

언제까지 날지? 알 수 없지만 이번 설에

1층 로비에 향기가 진동했다.

아들의 삶에도 이런 날들이 오길 바란다.

ㆍ2024년 아파트 로비


베트남 하노이 가족사진은  미딩 한인타운

     안 스튜디오에서 찍었습니다


※ 대문사진은 여행 중 땀따오성당에서

아들이 찍은 배경 사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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