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부를 하다 보면 집 안 자체가 공부를 방해한다. 포근한 침대는 잠을 자라고 자장가를 부르고 컴퓨터는 게임으로 머리를 식히라고 유혹을 한다. 그래서 스터디카페를 많이 찾아간다. 그런데, 우리 동네에는 눈을 씻고 찾아봐도 스터디카페가 없다.
"공부하러 오는 학생이 없어서 문을 닫았어요"
자치센터 내에 있던 독서실에서 전화기 너머로 전해오는 목소리에 좌절하고 말았다.
아이들이 초등학교 다닐 때 만해도 10 학급이었는데 지금은 1학년이 2 학급이라고 한다. 인구감소를 체감으로 느끼게 된다. 20년 후면 인구수가 절반으로 줄어든다고 하는데 면 단위 시골부터 아이들이 점점 줄어들고 있다. 초등학교 학생수가 줄어들다 보니 중학교와 고등학교도 서서히 학생수가 적어지고 부대시설들도 점점 사라지고 있다.
나의 고등학교 시절이 문득 떠 오른다. 이남삼녀 중 둘째인 나는 나 만의 방이 없었다. 언니방과 여동생방을 번갈아 오가며 지냈기에 혼자 공부할 곳이 마뜩잖아서 학교에서 늦게까지 공부를 하고 왔다. 집에 와서는 저녁에 일찍 자고 한 밤 중에 일어나 거실에서 공부를 했다. 그 시간이 가장 고요하고 집중이 잘 되었다.
아들의 공부 주기도 밤낮이 바뀌었다. 새벽의 기운을 받아 공부를 마무리하고 있다. 고요한 한 밤 중이나 새벽시간이 집중이 잘 되는 시간이라고 한다. 밤새 허기진 아들에게 새벽밥을 차려 주느라 나의 새벽기상이 다시 불을 지피고 있다. 514 팰린지(새벽 5시에 한 달 동안 1일부터 14일까지 일어나는 챌린지)를 할 때만 해도 새벽 5시에 일어나 새벽기도를 가고 여러 가지 공부나 책 읽기를 하고 북클럽 모임으로 모이기도 했다. 챌린지가 끝난 올 해부터는 새벽에 일어나 폰 인증을 하고는 다시 자리에 눕기도 하고 시간을 잘 활용하지 못했다. 진정한 새벽기상을 다시금 도전해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