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톱으로 간다

6화

by 축군인

축구에서 투톱은 서로의 움직임을 읽고,

서로의 장단점을 커버하며 상대의 빈틈을 노린다.


한 명이 내려오면 다른 한 명은 뒷공간으로,

한 명이 측면으로 벌리면 다른 한 명은 안으로 침투한다.


육아에서도 마찬가지였다.


나는 ‘분유, 기저귀 교체’ 특화되었고

아내는 ‘모유 수유, 아기 달래기’에 능한 스트라이커였다.

하지만 아무리 역할을 나눠도

예상치 못한 상황이 계속해서 이어진다.


새벽 2시, 아들이 울기 시작하면

‘이번엔 네 공이야?’ ‘아니? 네 공 같은데?’

라며 서로 눈치를 보기도 한다.

피곤하면 발이 무겁고,

마음이 지치면 한 발 늦게 뛰게 된다.


그래서 우리는 약속 하나를 만들었다.


“누가 더 피곤한지는 묻지 않는다”


대신

”지금 뭘 해줄까? “라는 패스를 주고받는다.


선수 및 지도자를 하면서 느낀 점 중 하나는

축구에서 팀워크가 무너지는 건

기술 부족이 아니라 마음이 닫힐 때다.


육아도 똑같았다.

대화가 끊기면, 서로의 움직임이 안 보인다.

움직임이 안 보이면, 빈틈이 커진다.

빈틈이 커지면, 결국 실점한다.


우리는 매일 같은 팀이라는 걸

스스로에게 상기시켜야 한다.


그리고 서로가 득점왕이 아니라

완저자가 되는 게 목표라는 것도.




육아에서 ‘누가 더 많이 했다’라는 기록지는 없습니다.

대신, 오늘도 경기를 포기하지 않고

같은 방향으로 뛰었다는 사실만이 남습니다.


혹시 요즘 투톱이 삐걱거린다면

전술을 바꾸기 전에,

먼저 대화를 다시 시작해 보세요.


팀워크는 말 한마디에서 다시 살아납니다.

이전 06화제 포지션은 아빠 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