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싸, 앗싸 그게 대체 그게 무슨 말이야?”
어느 날 스마트폰에 심취한 R이 물었다. “‘인사이더’의 줄임….” 말을 하다 말고 동시에 ‘인기 있는 사람'이 생각났다. 이건 또 무슨 조합이래. 영어의 줄임말인지 한국어의 줄임말인지 도통 알 수 없어 ‘앗싸'를 생각했다. “앗이면 아…아웃사이더밖에 없는데. 에이 영어의 줄임말인가 보다.” 우리는 미적지근한 결론을 내리고 단어를 인터넷에서 검색했다.
인싸란?
‘인사이더'라는 뜻으로, 각종 행사나 모임에 적극적으로 참여하면서 사람들과 잘 어울려 지내는 사람을 이르는 말. ‘인사이더'를 세게 발음하면서 다소 변형한 형태로 표기한 것이다.
네이버 국어사전에 ‘인싸’를 치면 설명이 친절하게 나오지만, 반대 의미로의 ‘앗싸'는 없다. 앗싸~ ‘기분 좋을 때 내는 소리'가 전부다. 인싸를 이해하면 앗싸는 ‘아웃사이더’라는 걸 직감할 수 있다. 사전은 그러라고 없나보다 했다. 이런 젠장.
‘인싸 앗싸’거리며 인터넷을 뒤지다가 인간형을 알아보는 테스트에 머물렀다. 내가 인싸인지 앗싸인지 확인을 해보란다. Mbti 또한 누군가의 친절한 포스팅으로 나의 성격을 파악할 수 있었던 걸 고백한다. (정말 온라인 세계는 먼 타향에서도 한국인과 함께 하는 혜택을 누릴 수 있게 해준다)
거두절미하고 테스트의 결론은 ‘지극히 평범한 인간형’이었다. 예상치 못했다. 둘 중 하나(인싸 혹은 앗싸)인 줄 알고 식식거리며 열심히 질문에 답했는데, 중간형! 나 또한 내향인으로 말하자면 할 말이 많다. 혼자만의 시간을 즐기며 사람이 많은 곳에는 오히려 가기를 꺼려 한다. 단둘의 조합을 좋아하며 나서야 할 때를 알지만 오래 머물지는 않는다.
나의 취향이 사람들을 만나 즐기는 걸 버거워 하다 보니, 살면서 내성적인 성격이 단점으로 느껴졌다. 사람이 가지는 성격의 다름일 뿐인데 외향적이어야 성격이 좋다고 생각하는 트렌드를 나도 모르게 따라가며 살았던 걸까. 지금 생각하면 억울한 마음도 든다. 학창 시절에는 왈가닥 외향인인 미경이가 부러웠다. 이야기를 참 재미있게 하는 친구인데 늘 주변에 사람들이 따랐다. (나는 유일하게 미경이의 슬픔과 아픔을 속속들이 아는 친구여서 다행히 그녀의 주변 친구들이 질투나지는 않았다) 어쩜 저 친구는 많은 사람들 앞에서 저렇게 말도 잘할까?
막상 내가 하려면 인기가 없어도 참 없다. 말주변도 없는 데다가 대화를 이끄는 소통법도 알지 못했다. 그래서 좁은 관계 그러나 몇 명과 매우 밀접하고도 친밀한 관계를 유지하며 살았다. 지금은 외향적이어야 할 때를 놓치지 않으며 내향인의 좋은 점을 잘 활용하는 편이다.
사람들 앞에 서기 위해서는 지금도 혼자만의 시간을 오래가져야만 나의 에너지를 기분 좋게 쓸 수 있는데, 그건 오히려 멋진 일이 되었다. 외향인을 보면 어떻게 고독의 충전 없이 사람들 속에서 계속 에너지가 넘칠까 신기한 일이다. 개인적인 입장에서 보면(나의 프레임일 수도 있겠지만) 그들에게 안타까운 마음마저 든다. 진짜는 고요한 시간에 찾아온다. 단지 그저 보낼 것인가 말 것인가는 전적으로 ‘나'에게 맡겨진 일일뿐이다.
이것 또한 나를 발견하고 사랑하며 시작된 변화다. 인싸 열풍은 포모 증후군(자신만 뒤처지거나 소외되어 있는 것 같은 두려움을 가지는 증상)을 가중시킨다. 휘둘리지 않으며 나의 내면을 보는 일은 앗싸~(기분 좋을 때 내는 소리) 인싸 같은 단어보다 더 훌륭하고 멋진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