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sheak Mar 08. 2024

배낭여행 정리(종합)

3 부자 배낭여행 정리

3 부자 배낭여행 개요

여행준비 기간: 2023.09.12.~2023.12.31.
여행기간: 2024.01.01.-2024.01.31.

여행국가/도시: 베트남(호찌민-붕따우-호찌민)-말레이시아(쿠알라룸푸르-페낭)-타이(푸껫-치앙라이-치앙마이-수코타이-아유타야-방콕)-라오스(루앙프라방-방비엥-비엔티안)-베트남(하노이-땀꼭) 총 4개국 15개 도시

교통수단: 비행기 8회, 장거리 버스 6회, 기차 2회, 페리 1회

총 여행비용: 약 700만원

3 부자 배낭여행 개요

여행을 마무리하며

3 부자가 배낭여행을 떠나고자 준비하고 여행을 마무리 한지도 벌써 한 달이 지났다. 한 달여의 여행이 끝나고 일상으로 돌아오는 행위 역시 여행처럼 눈 깜짝할 사이 지나갔다. 여행은 일상을 벗어나는 모든 행위를 말한다. 집을 떠나 자전거를 타고 인근 공원으로 라이딩을 하는 것부터 이민을 떠나는 것까지 모든 것이 여행이 아닐까 한다. 우리의 여행은 배낭여행을 추구하였으며, 한 달 살기처럼 한 장소에 머무르는 것이 아니라 짧은 시간에 다양한 지역을 여행하면서 쉽사리 지겨워하는 초등학교 아이들의 성향도 반영하여 이루어졌다. 부모의 기대와 요구는 크게 반영되지 않았다. 짧다면 짧고 길다면 긴 31일의 배낭여행은 적다면 적고, 많다면 많은 경험을 우리에게 선사했다. 물론 이소라의 노래 -바람이 분다-의  '추억은 다르게 적힌다.'는 노랫말처럼 아버지인 나와 아들인 첫째와 둘째에게 모두 다르게 적힐 것이라 믿어 의심치 않는다. 일단 무사히 크게 아프지 않고 사건사고를 당하지 않고 무사히 여행을 끝 마친 것에 감사할 따름이다. 여행동안 느꼈던 핵심적인 내용들을 종합하여 마무리하면서 이번 여행을 하나씩 정리해 보고자 한다.


여행지 선택

 최악의 여행지와 최고의 여행지를 고를 만큼 여행의 경험이 극단적으로 치달은 곳은 다행히 없었다. 아이들이 여행을 즐기는 정도를 토대로 대표적인 여행지를 고르자면 역시 호찌민의 '어메이징 워터파크'였다. 아이들 눈높이에 가장 적합한 여행지로 한국에서 대형 워터파크를 가본 적 없는 아이의 입장에서는 가장 즐겁게 보낸 여행지였다. 호찌민 시내에서 버스를 타고 어렵게 도착했지만, 첫 째는 수영복이 슬라이드에 닳아 떨어질 정도로 재미있게 보낸 장소였다. 또 다른 장소는 역시 아이들 답게 푸껫의 여러 해변을 들 수 있다. 푸껫 남부의 호핑투어부터 북부에 오토바이를 타고 방문했던 바나나 비치까지 바다는 아이들에게 최고의 여행지로 선정되기에 손색이 없다. 반면 아쉬웠던 여행지는 비가 추적추적 내려 야외 활동에 제약이 되었고, 부자간 갈등으로 제대로 된 여행을 하지 못한 방비엥을 꼽을 수 있다. 방비엥도 아이들에겐 많은 액티비티를 통해 기억에 남을 수 있는 장소였지만, 날씨와 상황이 맞지 않아 아이들은 숙소 밖 500m를 벗어나지 못하고 방비엥 여행을 마무리하여 아쉬움이 크다. 다음 기회에 또 다른 인연들과 아이들이 찾아서 아쉬운 기억을 지워 버릴 수 있는 시간이 오기를 기대한다.

부자간의 갈등으로 여행중 처음 소주를 마셨다. 그리고 다음날 홀로 남쏭강 다리를 건너 달리기를 했다.

현지음식과 문화체험

 홀로 배낭여행을 시작했던 20년 전부터 여행에서 음식은 현지식을 추구하는 편이었다. 그때도 30일 만에 먹었던 방콕 카오산 로드의 동대문 식당에서 먹었던 김치찌개의 맛이 아직도 미각에 기억되어 있다. 이런 아빠와 여행을 하니 아이들도 아빠의 여행스타일을 따를 수밖에 없어 일체의 음식을 싸 가지 않았다. 여행의 주요 형태가 배낭여행이라 가방도 각자 7kg 이하로 싸서 음식을 챙겨 갈 수 도 없는 상황이었다. '배가 고프면 뭐라도 먹겠지, 맥도널드 같은 프랜차이즈도 많으니 뭐라도 먹을 게 있겠지?' 하는 생각에 여행을 출발했다. 아이들의 입맛은 아직 다양하지 않고 예민하여 동남아의 향신료는 거부감을 가졌지만, 내가 처음 느꼈던 한 톨의 향신료도 허용하지 않는 그때와는 달리 아이들의 적응력은 내가 처음 여행할 때보다 훨씬 나았다. 둘째는 좀 더 예민하여 음식에 예민하여 여행 내내 치킨을 찾는 것이 일상이었다. 물론 가장 맛있게 먹은 음식도 쿠알라룸푸르 야시장에서 먹은 국적불명의 '버터 치킨'이었다. 보통은 카레 형태로 나오는데 여하튼 첨 보는 음식에 꽂혀 여행 내내 버터치킨 타령을 했다. 채소를 잘 먹지 않는 아이들이라 동남아의 풍부한 채소를 본체만체하였지만, 나름 다양한 요리를 맛보았다. 동남아 전통음식은 그리 좋아하지 않았지만, 베트남의 분짜는 맛있게 잘 먹었다. 둘째의 생일이라 찾은 푸껫타운의 한식집과 비엔티안의 신닷집이 아이들이 기억하는 맛있는 음식의 경험이라 볼 수 있겠다. 물론, 길거리를 가다 먹은 아이스크림과 음료수, 밥 먹을 때마다 마셨던 탄산음료가 더 기억에 남지 않을지 모르겠다. 여행 내내 현지의 문화와 자연을 체험했지만, 아이들의 기억에는 동남아국가의 웬만한 도시에는 있는 야시장과 사원들은 매일매일 반복되는 일상처럼 기억에 남을 것이다. 그중에서도 아유타야 야시장과 비엔티안 탓 루앙에서 108배 체험은 오랫동안 기억 저편에 자리 잡고 한 번씩 아이들의 기억으로 소환될 것이다. 또 하나 중소도시에서 교통수단으로 항상 이용했고, 우리의 발이 되어준 동남아 최고의 교통수단 오토바이의 기억 또한 오래도록 기억될 것이다.

육지의 하롱베이 '땀꼭'에서의 뱃놀이와 비엔티안 '신닷'집에서 뷔페식사


성장과 깨달음

 여행의 시작은 아빠의 인생 버킷리스트로 시작되었다. 결혼 전, 언젠가 결혼을 하고 아이들이 어느 정도 성장하면 아이들과 배낭여행을 하는 것이 나의 버킷리스트였다. 아빠의 입장에서는 버킷리스트를 완성한 성취감의 여행이었다. 더불어 아이들도 다양한 감정과 다양한 느낌을 느끼면서 성장했을 것이다. 성장과 깨달음은 즐거움에서 아쉬움에서 힘듦과 짜증에서도 일어난다. 한 달의 여행은 아이들이 편안한 집과 학원과 입맛에 적응된 한식을 떠나 다양한 일상탈출의 경험 시작되어 성장과 깨달음으로 발전되었을 것이다. 베트남 붕따우에서 페리 시간을 3시간 남겨 놓고 체크아웃을 하고, 아빠와의 갈등으로 가출을 감행한 첫째의 2시간, 다리가 아프다고 페낭의 극락사를 올라가기 싫다고 하여 기다리라 하고 첫째와 올랐다 내려왔는데 아빠와 형이 사라진 줄 알고 홀로 울던 둘째 모두 성장은 뒤로하더라도 깨달음은 있었을 것이다. 치앙라이에서 오토바이를 타고 하루 160km를 달려 골든 트라이앵글과 미얀마 국경을 거쳐 추이퐁 차 농장과 반담박물관 돌고 가족 온천탕에서 몸을 쉬게 하던 그 시간들이 모두 기억에 남아 성장의 밑거름이 되리라 믿고 싶다. 이제 아이들이 중학생과 고등학생이 되면 언제 또 이런 여행을 떠날지 알 수 없다. 아니, 이제 3 부자 배낭여행은 어쩌면 두 번 다시 없을 수도 있다. 하지만, 이번 여행으로 아빠도 아이들도 또 다른 여행에서 좀 더 성숙한 여행을 하고 다른 공간에 대한 두려움보다는 다른 공간에 대한 상상력과 호기심으로 활동 범위를 넓혀 나갔으면 좋겠다.

루앙프라방 꽝시폭포의 찬 물속에서도 즐거웠듯이 인생의 어려움도 잘 이겨내기를...


이전 09화 3 부자 배낭여행 귀국
brunch book
$magazine.title

현재 글은 이 브런치북에
소속되어 있습니다.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