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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sheak Mar 08. 2024

3 부자 배낭여행 귀국

3 부자 배낭여행-31일차

모든 여행이 마무리되었다.
자녀와 한 달 배낭여행을 꿈꾸는 사람들이여~
내 얘길 듣고 바르게 판단하시오! 가지 마라!!! 특히, 3 부자 배낭여행은~

이라는 글을 마지막으로 쓰고 한 달이 지났다. 마지막날 공항버스를 타고 하노이 노이바이 공항으로 향해 여정의 끝을 럭셔리하게 장식하기 위해 미리 예약해 둔 라운지에 들어서기도 전에 아이들은 서로 싸우다 화가 나서 따로 떨어져 앉아 음식도 먹지 않는 행태를 보였다. 하지만, 마지막까지 바람 잘 날이 없다는 생각을 하며 웃어 넘기고 혼자만의 여유를 즐겼다. 둘째는 소파에서 누워 자는 경지에 이르렀고, 첫째는 2시간 동안 혼자 아무 말 없어 저 멀리 앉아 있었다. 한 달 동안 내가 배운 최고의 능력은 화가 난 아이들을 화해시키거나 건들지 않는 것이다. 그래서 홀로 라운지의 음식을 안주삼아 마지막 동남아의 맥주를 마셨다.

한적하게 혼자 맥주를 마시다.

3시간 동안 나는 나름의 의미 있는 시간을 보냈다. 한 달 동안의 여행을 복기해 보고, 즐거웠던 일들과 아쉬웠던 일들을 떠올리며 여행을 정리했다. 같은 시간 아이들은 산해진미를 뒤로 하고 그저 졸다가 멍 때리기를 반복했다. 여행의 시작 기간이었으면 아까운 돈과 어리석은 아이들의 행동에 아이들을 불러 짜증도 내고, 훈계도 했을 터이다. 하지만, 이러한 일들도 또 다른 추억이 되기도 하고 아이들이나 나나 일상을 벗어난 행동에 또 한 번의 성장으로 다가온다는 것을 알기에 자연스럽게 바라보며 맥주로 목을 축였다.

 아이들을 데리고 여행을 할 때, 한 번쯤은 라운지에서 시간을 보내는 것도 괜찮은 거 같다. 30일의 여행을 끝나고 지친 육체를 이끌고 귀국하는 그 순간까지 좁은 공항의자에서 시간을 보내고 싶지는 않았다. 물론 아이들과 싸워 내가 원하는 그림으로 라운지 사용이 되진 않았지만 긍정적인 것이라는 것에 한 표를 던진다. 라운지 사용이 끝나고 새벽비행기에 몸을 실었다. 이제 귀국이구나 생각하니 기쁨가 함께 아쉬움 같은 것도 남는 듯했다. 승객을 가득 태운 베트남항공 비행기는 새벽에 우리를 김해공항에 데려주었다. 얇은 여름 바지를 입고 라운지에서 예약해 둔 아침 7시 버스를 타기 위해 버스 대합실에 잠시 대기했다. 위탁수화물이 없어 일찍 나올 수 있어서 버스 시간도 넉넉히 남아 여유롭게 기다렸다. 한국에 도착하니 맘이 한 껏 안정이 되었다. 대구에 도착하면 더 맘이 편해지고, 집에 도착하면 드디어 아들들과 31일의 배낭여행이 끝이 난다. 맘속에 작은 감동의 물결이 일었다. 자... 이제 집으로 가자!

김해공항 버스 터미널에서 집으로 가는 버스를 기다린다. 집에는 김치찌개가 기다리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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