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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sheak Jun 18. 2024

루틴과 일탈

일탈이 루틴이 되는 삶

 루틴: 일상(日常), 틀에 박힌 일 · 스포츠에서는 선수가 최상의 컨디션을 발휘하기 위해 의식적이거나 무의식적으로 하는 특정 동작이나 일련의 절차를 뜻한다.

 일탈(逸脫): 한자로 달아날'일', 벗어날 '탈'을 쓴다. 사전적 의미로는 '정하여진 영역 또는 본디의 목적이나 길, 사상, 규범, 조직 따위로부터 빠져 벗어남'이지만, 사회학의 영역에서 정의하는 일탈이란 사회에서 규정한 제도나 규범에서 벗어난 행위를 말한다.


 일탈은 일상탈출이다. 사람에 따라 일탈운 다양한 형태로 나타난다. 긍정적이든 부정적이든 일탈은 누구에게나 일어난다. 일탈이 정착되어 고민 없이 반복되어 일어나면 어느 순간 일탈도 루틴으로 변해간다. 마치 힌두교와 불교, 자이나교에서 윤회의 삶이 이어지듯, 어느 순간의 일탈은 반복을 거치면서 루틴으로 바뀌는 것이다. 이렇듯 일탈과 루틴은 연결되어 있다.

자이나교, 힌두교, 불교의 상징

 반복되는 일상은 우리에게 편안함과 안정감을 느끼게 한다. 그런데 그러한 시간이 지속되면 우리는 권태감을 느끼거나 나아가 무력감을 느끼게 되기도 한다. 



 일찍이 독일의 철학자 쇼펜하우어는 권태에 대해 이렇게 정의했다. '욕망은 채워질 수 없다. 인생은 결핍과 권태 사이를 오가는 고통의 바다다. 귀족의 고통은 권태이고, 민중의 고통은 결핍이다.'



 그래서 삶에서 적절한 일탈은 일상의 느슨함에 긴장감을 주고, 때로는 삶의 활력소가 되어 일상을 버티는 힘이 되어 준다. 누군가는 자전거 타기, 달리기를 통해서 일탈 정도는 아니지만 반복되는 삶의 권태 속에서 활력을 만들지만, 그것 역시 반복되면 더 먼 곳으로 달리거나 페달링을 하여 일상에서 멀어지고자 하는 행동을 한다. 처음엔 5km를 달리다 10km를 거쳐 하프와 풀 코스로 이어지는 달리기을 하는 사람이 어느 순간 아침마다 눈을 뜨면 반복된 일상처럼 달리는 루틴이 만들어진다. 또 어떤 사람은 동네 마실용으로 자전거를 타다가 50km에서 100km로 거리를 늘려가다가 자전거로 4대 강 종주나 국토 종주를 하면서 자전거 타기를 루틴으로 만들기도 한다. 


 인간의 모든 삶이 마찬가지다. 누구를 사랑하는 일 역시 혼자만의 시간을 갖던 일상에서 탈출하여 누군가를 사랑하게 되고, 그 사랑이 시간이 지나면 루틴처럼 자연스럽고 편안해지는 것이다. 혹자는 편안함을 넘어 권태에 이르게 되고 권태로운 일상을 벗어나고자 또 다른 사랑을 찾아 나서는 일탈을 하는 것이다. 따라서 우리들은 이 일상 속에서 루틴과 일탈의 순환 속에서 선순환을 만들고 일상과 루틴과 일탈이 서로 조화롭게 엮일 수 있게 삶을 구성해야 한다. 갑자기 최근에 술자리를 만들어 자주 음주를 즐기는 나 자신을 보다가 일탈이었던 음주가 일상이 되어 가고, 어느 순간 루틴처럼 술을 달고 살고 있는 건 아닌지 하는 생각이 들어 글을 써 보았다. 

음주가 루틴이 되면, 알콜중독 아니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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