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르웨이 체질

by 오행

Day5

웨일 와칭을 마치고 트롬쇠 항구로 돌아왔다. 오후 4시가 다 되어 가고 있었다. 아침 식사 후 제대로 먹은 게 없던 우리는 미리 검색해 놨던 Restaurant Skirri라는 곳으로 바로 향했다. 가게에 들어서자 미소가 아름다운 친절한 점원분이 우리를 안내해 주었다. 식사 시간이 아니라 그런지 사람이 많지는 않았다. 우리는 간단한 요리 두 개, 맥주와 와인 한 잔을 시켰다. 이렇게 해서 7만 원 정도 나왔다. 가격이 저렴한 건 아니었지만 양이 많았기 때문에 따지고 보면 한국과 크게 다르지도 않은 것 같았다.

Restaurant Skirri

밥을 먹는 내내 짝꿍에게 나는 노르웨이 체질인 것 같다며 노르웨이를 칭찬했다. 개인적으로 어느 나라나 장단점이 있기 때문에 특정 국가를 지나치게 칭송하는 걸 좋아하지 않는 편이다. 그러나 노르웨이만큼은 좋은 말만 늘어놓게 된다.

일단, 어딜 가든 볼 수 있는 멋진 풍경이 마음을 평온하게 해 줬다. 간소하면서도 근사한 디자인의 건축물이나 인테리어를 자주 볼 수 있었고, 사람들은 적당한 거리를 유지하면서도 친절함은 잃지 않았다. 그들의 생활 습관에서도 지나친 소비주의는 배제된 것처럼 보였다. 비싸다고 하는 물가도 임금과 비교하면 괜찮아 보였다. 미국이나 기타 유럽권을 여행할 때 마주했던 크고 작은 인종차별 역시 단 한 번도 겪지 않았다. 거주하기 시작하면 마음가짐이 달라질 수도 있겠지만 아무튼 나는 노르웨이가 정말 좋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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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staurant Skirri

기분 좋게 식사를 마치고 숙소에 돌아왔다. 트롬쇠에서 보내는 마지막 밤인 만큼 허투루 시간을 흘려보내고 싶지는 않았다. 비록 구름이 많이 낀 날씨였지만 오로라 지수가 높았기 때문에 전날 오로라를 봤던 곳으로 다시 가 보았다. 그러나 한참을 기다려도 오로라는 보이지 않았다. 두껍게 내려앉은 구름 너머엔 밝은 무언가 있는 것 같았는데 그게 오로라인지는 알 수 없었다. 우리는 아쉬움을 위로한 채 이번 여행의 마지막 오로라 헌팅을 끝마쳤다.

구름 너머 있을 것만 같은 오로라

Day6

트롬쇠에서의 마지막 날이 밝았다. 느즈막이 일어나 아침을 먹고 짐을 정리했다. 이날 오후엔 친구가 살고 있는 예테보리(Gothenburg)로 가는 비행기를 타야 했다. 시간적 여유가 조금 있었지만 날씨가 좋지 않아 그냥 숙소에서 피로를 풀기로 했다. 미리 레이트 체크아웃을 신청해 놓은 상태라 다행이었다. 우리는 라운지에서 포켓볼을 치고, 간식도 먹으며 여유롭게 시간을 보냈다. 체크아웃할 때 마지막으로 트롬쇠의 풍경을 사진에 담아두고 호텔을 나섰다. 역시나, 봐도 봐도 질리지 않는 설경이었다.

트롬쇠야 잘 있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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