땅의 첫 번째 이야기

아홉 번째 우주 동화

by 참참



은 처음에 생겨났을 때 흰 도화지 같았어요. 땅이 숨을 쉬자 초록색 식물과 다양한 모양의 동물이 생겼어요. 땅은 자기 몸 위의 모든 것을 사랑했어요.



땅의 숨결이 부른 생명들


땅에게는 가장 오래된 친구인 바다가 있었어요. 움직일 수 없는 땅은 여러 곳을 여행한 바다의 이야기를 듣는 것을 좋아했고, 찰랑찰랑 빠르게 움직이는 바다는 우직하게 늘 그 자리에 있는 땅을 보면 편안해졌어요.








땅은 하루하루 행복했어요. 식물들이 서로 악수하는 소리, 동물들의 간지러운 발걸음 같은 것들이 땅의 하루를 채워줬어요.

하지만 땅 위의 잔잔함은 사람이 욕심을 부리면서 사라졌어요. 사람들은 더 많이 먹고 더 많이 가지려고 했기 때문이에요. 땅은 자신이 사랑한 나무들과 동물들을 사람들에게 빼앗겼어요. 땅이 근심하자, 땅의 얼굴에 다양한 색이 생겼어요.





바다는 울긋불긋 얼룩진 땅을 보며 말했어요.


“땅아 너의 빛이 나는 두 볼이 어두워졌어.

이게 무슨 일이니?”


땅이 점점 갈색빛이 되며 말했어요.



울긋불긋해진 땅을 보며 놀라는 바다



“바다야,

내가 사랑하는 것들이 사라지고 있어.

사람들이 더 많고 더 큰 걸 원하며,

내 위에서 바삐 움직인 탓이야.”









바다는 그의 사랑스러운 친구인 땅이 힘들어하는 것을 듣고 화가 났어요.


“너의 색이 변할 정도로 힘들다니.”


바다가 말을 할 때, 파도가 일었고 땅은 시원해지는 걸 느꼈어요.



“네가 이렇게 아픈데, 가만히 있을 수 없어!

땅 너의 위에 나는 것은 모두 너의 것이야.

사람들의 것이 아니라고.”


작은 파도들이 한 마디씩 소리 내자 땅을 집어삼킬 것 같이 큰 파도가 되었어요. 땅은 큰 파도를 보고 당황했어요. 땅은 슬슬 사랑하는 동물과 식물들이 다칠까과 걱정되었어요.


“땅아, 네가 너무 친절해서야.

날카로운 모습도 보여주고 흔들기도 해야

네가 다치지 않지.”


땅의 모든 것을 집어삼키는 바다의 파도들


바다를 가라앉히려고 했지만 이미 늦었죠. 바다의 분노가 만든 큰 파도는 사람뿐만 아니라 땅의 모든 것을 집어삼켰어요. 땅의 얼굴 빛은 그대로였지만 땅 위에는 아무 것도 남지 않았어요. 땅은 슬픈 나날을 보내며 자신 안에 아름다웠던 것들이 다시 오길 기다렸어요.
















우주에게


욕심이 커진 사람들도 땅을 괴롭게 했지만, 수많은 조언들로 땅을 삼켜버린 바다도 땅을 힘들게 했어. 아무리 진실된 마음이라도 말로 표현하게 되면 본래의 뜻이 달라져 버리기도 하니까. 땅에게 필요했던 건 어쩌면 합리적인 해결책이 아니라 그저 바다 그 자체였을 수도 있지. 자신의 말을 들어주고 깊이 공감해주는 친구 말이야.


바다가 침묵에서 벗어나는 순간, 파도들이 땅을 적셨어. 땅은 처음에는 마음까지 시원해졌어 하지만 이내 넘실대는 파도들은 땅을 불안하게 만들었지. 순수한 마음은 날카로운 단면이 되기도 해. 소중한 사람이라면 눈감아주는 침묵이 필요할 때도 있는 건가봐.


베개를 베고 자는 노랑 빛깔의 우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