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덟 번째 우주 동화
회색 돌은 어디에서나 볼 수 있는 돌이었어요. 특별하게 크지도, 특별하게 가볍지도, 특별하게 화려한 색을 갖고 있지도 않았어요. 그저 산속에 있는 평범한 돌이었죠 그런 회색 돌에게는 꿈이 있었어요. 바로 이곳저곳을 여행하는 것이었죠. 주변의 친구 돌들은 회색 돌이 말도 안 되는 꿈을 꾼다고 생각했어요.
“우린 곰처럼 걸어 다닐 발도,
종달새처럼 날아다닐 날개도,
똥처럼 굴려줄 쇠똥구리도 없는데
어떻게 여행을 한다는 거야?”
하며 혀를 찼죠. 하지만 회색 돌은 자신이 모든 것을 할 수 있다는 걸 믿었어요.
어느 날 바람이 아주 거세게 불었어요. 다른 돌들은 바람을 무서워하며 흔들리지 않게 중심을 잘 잡았어요. 산 아래로 내려가기 싫었기 때문이에요. 하지만 회색 돌은 바람에 자신을 맡겨 데굴데굴 굴러갔어요.
“바람이 내게 날개가 되어주는구나.”
그렇게 돌은 평평한 땅이 있는 마을에 도착했어요. 마을은 산속과는 다르게 나무가 적었지만, 쾌활하고 작은 강아지들이 살고 있었어요. 작은 강아지들은 춤을 추며 노래했어요. 돌은 춤을 출 순 없었지만 마음속에서 그들과 함께 춤을 추는 자신을 상상했어요. 회색 돌은 즐거움을 배웠어요.
며칠이 지나고 비가 오기 시작했어요. 주변에 있는 돌들은 비를 맞는 기분이 싫었어요. 비 때문에 작아질까 봐 걱정이 되었던 거예요. 회색 돌은 빗물이 자신을 만지는 소리가 좋았어요. 톡톡이는 소리가 마치 악기를 연주하는 것 같았어요. 기뻐하는 회색 돌을 보고 빗줄기는 더 굵어졌고, 회색 돌 앞에는 강이 만들어졌어요 그리고 이내 회색 돌을 삼키려고 했어요.
“물이 내 발이 되어주려나보다.” 돌은 설렜어요.
물속으로 들어간 회색 돌은 난생처음 물고기를 봤어요. 파란색 물고기와 초록색 물고기, 그리고 노란색 물고기도 보였어요 회색 돌은 마음속에서 가장 다양한 색을 지닌 물고기를 그려보았어요. 회색 돌은 마음속에 색깔을 품게 되었어요.
한 물고기가 말했어요.
“난 바다로 가볼 거야.
너도 원하면 내 등 위에 태워서 바다로 데려가 줄게.”
이 말을 듣고 주변에 있던 돌들이 바다가 얼마나 무서운 곳인지 겁을 줬어요. 하지만 회색 돌은 바다를 가보지도 못한 돌들의 말을 믿지 않았어요.
“이 물고기가 나의 쇠똥구리인가 보다.”
바다에 도착하자 회색 돌은 물고기에게 고맙다고 인사했어요. 바다는 회색 돌이 지나온 곳과는 달랐어요. 깊고 조용했죠. 하지만 무섭다기보다는 편안했어요. 회색 돌은 그 고요함을 마음에 담았아요.
그렇게 회색 돌은 바다에서 떠돌다가, 다시 땅에 닿았어요. 회색 돌을 발견한 사람들은 회색 돌이 눈이 부셔 깜짝 놀랐어요. 여행을 하면서 빛이 나고 아주 단단해져서 흔하지 않은 돌이 되었던 거예요. 사람들은 그를 보석이라 부르고 감탄했어요. 하지만 회색 돌의 여행은 끝나지 않았답니다.
주변 돌들이 모두 안된다고 할 때, 회색 돌은 자신 안에 평범하지 않은 능력이 있다고 믿었어. 곰처럼 걸어 다닐 수도, 종달새처럼 날아다닐 수도, 똥처럼 굴려줄 쇠똥구리도 없었지만 그렇다고 스스로 한계를 짓지 않았지.
결국 아주 평범해 보여 구분하기 어려웠던 회색 돌은 오랜 시간이 지난 후에 빛이 나는 보석이 됐어. 물론 그 후에도 여행을 멈추지 않고 말이야. 우주도 모든 걸 잘하고, 모든 걸 알고 있는 또 다른 모습의 네가 있다고 생각하고 힘쓴다면 못할 것이 없을 거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