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도, 내일도, 어디든 함께 할께요."
양말
당신,
오늘 많이도 바빴나 봐요.
이곳 저곳을 정신없이 다니다 보니,
제 몸과 마음은 어느새 만신창이가 되어버렸답니다.
그런데 더 억울한 건 뭔 지 아세요?
코를 찌르는 발냄새가 제 탓이래요.
저는요.
분명 말끔한 모습으로 하루를 시작해서,
묵묵히 당신의 발걸음을 함께 했을 뿐인데 말이죠.
오늘도 저는 어김없이,
빨래바구니 속으로 '툭' 내팽개쳐졌어요.
다행히도 오늘은
세탁기 속으로 바로 들어가는 날이라,
지친 몸을 시원하게 씻을 수 있었답니다.
이게 제 소소한 행복이라면, 행복이겠죠.
당신은 변덕쟁이에요.
기분이 좋을 땐요.
저를 가지런히 접어
서랍 속에 고이 넣어줘요.
그럼 저는 온전히 쉬면서
맘 편한 하루를 누릴 수 있답니다.
하지만 기분이 안 좋거나,
심술이 나면요.
말도 마세요.
저를 아무 데나 던져놓고,
며칠이고 방치해버리죠.
이거, 너무하지 않나요?
전 언제 쉬라구요…
저요
오늘 처음이자 마지막으로,
고백 하나 할게요.
하루 종일 당신의 발냄새를 참는 거…
사실 너무 힘들어요.
그리고 저를 함부로 대하는 것도,
서운하답니다.
하지만요,
제가 언제 가장 행복한지 아세요?
이른 아침,
서랍 문이 ‘드르륵’ 열리며
어둑한 공간으로 작은 햇살 한 줄기가 들어올 때예요.
그리고 당신의 뽀얀 손이 저를 살포시 집어들 때—
그 순간, 저는 설레요. 정말로요.
그러니,
제 마음 바뀌지 않도록
앞으로는 저한테도 조금만 더 신경 써주세요.
오늘도,
그리고 내일도,
저는 당신과 함께 어디든 함께할 거니까요.
낼 봐요 당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