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매일 가볍게 만나봐요."
포스트잇
저는 사실, 시한부 인생입니다.
아주 짧게, 때로는 조금 길게 수명이 연장되기도 하죠.
당신은 주로 저를 사무실 모니터 앞에 붙여둡니다.
그게 제 하루 중 가장 안락한 시간이죠.
오늘은 중요한 회의가 있나 봐요?
당신이 저를 잡아채는 손길에서
묘한 비장함이 느껴졌거든요.
사실요, 그 비장함… 참 귀여워요.
한 달 전, 기억나세요?
‘매일 1시간 헬스장 가기’
저는 아직 또렷하게 기억하는데요.
당신 표정을 보니, 그 약속은
기억 저편으로 살짝 밀려난 것 같네요.
그때도, 지금처럼 아주 비장했었죠.
제 기분 탓일까요?
문득 이런 생각이 들었어요.
우리 그냥, 매일 만나는 건 어때요?
한 번의 굳은 다짐으로 저를 방치하지 말고,
매일 아침 저와 가벼운 약속을 하는 거예요.
‘오늘 10분간 산책하기’
‘맑은 햇살 보며 웃어보기’
‘생각나는 사람에게 문자 한 통 보내기’
이런 식으로요.
그리고 그 미션이 끝나면,
우린 또 내일의 약속을 이어가는 거죠.
제가 조금 바빠지겠지만,
괜찮아요.
당신의 손길을 하루라도 더 느낄 수 있다면,
저는 남는 장사니까요.
오랫동안 방치된 제 몸뚱이는
고이 접어 휴지통에 넣어주시고,
이제 우리, 가볍게 다시 만나요.
저는 오래 사는 게 행복이 아니거든요.
'짧고 굵게'
이게 제 인생 모토예요. 아셨죠?
저랑 약속한 거예요.
새끼손가락, 꼬옥—
낼 봐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