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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햇님마을아파트 Dec 31. 2023

23화 쏘피의 아침은 10시 10분!


"쏘피야, 너 눈이 10시 10분이야. 야아아아~! 이 표정은 정말 너무한 거 아니냐?!" ㅋㅋㅋ



"어? 쏘피야? 지금 표정 너무한 거 아니냐?!! ㅋㅋㅋ 깨웠다고 지금 이렇게 쳐다보는 거야?"



깔끔쟁이인 녀석은 노견이 된 후, 자면서 오줌을 많이 지린다. 밤새 축축해진 수건 위에서도 녀석은 절대 일어나지 않는다.

먼저 일어난 내가 부엌불을 환히 켜고, 달그락달그락 소리를 내며 설거지를 하고, 아침식사 준비를 해도 녀석은 꼼짝을 하지 않는다.

귀찮아서 움직이지 않는 게 아니고,

요즘 들어서 녀석의 감각이 점점 떨어지고 있는 것 같다.

내가 아주 가까이 가야지만, 녀석은 나의 존재를 알아챈다.


오줌으로 축축한 수건 위에서 자고 있는 녀석이 내심 마음에 걸려서 깨우면 쏘피는 그제야 눈을 뜬다. 살짝 눈을 뜬 후, 아주 못생긴 10시 10분 눈으로 나를 쳐다본다.


산발한 머리털과 10시 10분의 눈을 하고 있는 녀석은 출근 준비를 하는 월요일 아침의 내 모습 같다.

낯설지 않은 녀석의 모습에 저절로 미소가 지어진다.



가까이 가서 사진을 찍어도 모를 정도로 계속 자는 녀석.
자는 쏘피를 깨우면 이렇게 살짝 쳐다보다가, 10시10분의 눈으로 째려본다. 아이쿠... 그래도 귀여워♡^^





고민이 있다. 요즘 쏘피의 털은 남편과 나의 인연 같다. 얽히고설켜서 풀기 쉽지 않은...;;


쏘피의 저 엉킨 털을 어찌해야 좋을지 모르겠다.

빗질을 해도 꼬불거리는 녀석의 털은 언제 빗었냐는 듯이 금방 엉킨다.

녀석이 아픈 후로 제대로 미용을 하지 못했기에, 하루하루 녀석의 털은 산발이 되어 간다.

혹시나 녀석의 상태가 갑자기 안 좋아지면

이 추운 겨울에 무지개다리를 건너 소풍을 보내야 하는데...

짧은 털의 쏘피로 춥게 보내고 싶지 않다.


바리깡을 사용하지 않고

똥손인 내가 가위로 잘 자를 수 있을까?! 아~~~~!!


 

일주일 전의 모습과 현재 모습 ㅜㅜ 뽀샵을 해도 쏘피의 미모를 지키기 어려워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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