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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햇님마을아파트 Jan 23. 2024

#1 마음껏 날아보자 쏘피야!

너와의 이별 여행



# 1-1. 들어가는 글 



파스텔톤의 푸른 겨울 하늘이 가볍고 시원하다.

하늘을 두 눈에 가득 담으려 고개를 드니,

온통 새하얀 새 한 마리가

긴 다리를 뒤로 쫘악 펴고

우아한 날갯짓으로 시야를 가로지른다.


겨울이 되어서 우리나라에 온 겨울 철새인 것 같다.

나는 그 하얀 새의 뒷모습이 보이지 않을 때까지

한참을 멍하니 쳐다보며 중얼거렸다.



"아! 너 참 멋지고 우아하다!

쏘피 같네?!

..."



얼토당토 한 생각이다.

우아한 저 하얀 새를 보면서 쏘피를 떠올리다니...



하얀 새의 우아한! 외양이 아닌,

저 새의 자유로운 비상을 보며

쏘피를 떠올린 것 같다.

녀석을 저렇게 자유롭게 해주고 싶은가 보다.



녀석은 하루가 다르게 다리에 힘이 없어진다. 밤이면 더 힘들어해서 진정제를 추가로 먹이고,

억지로 잠을 재운다.

수의사 선생님도 더 이상의 방법을 알려주지 않는다.

그냥 그렇게 또 너의 아픈 하루가 지나간다.

이제는 너를 더 이상 아프게 하고 싶지 않다.



...

...



너와의 이별 여행은 여기서부터 시작되었다.

머리가 아닌 마음으로 너를 보낼 여행.


여행의 끝자락은 행복만이 남아있을 것 같다.

너와 함께 여행을 시작할 지금 이 순간도 이렇게 행복하니 말이다.



...



추운 겨울에 소풍을 떠날 쏘피야,

              너에게 따스한 봄을 선물할게.

친구도, 용기도, 지혜도,

             그리고  시원한 하늘 

                                         너에게 줄게.


마음껏 날아보자! 쏘피야!



사랑한다.

           최쏘피!






(* 사전에 기획된 이 아니기에

저의 의식의 흐름대로 적고 있습니다.

그래서 참 미숙할 예정입니다.

먼저 사과의 말씀을 올립니다.


제가 쏘피와의 이별을 슬기롭게? 하고 있는지는 모르겠습니다. 슬기로운 이별 따위는 없는 것 같습니다.

그래도 우리에게 행복만을 준  녀석에게

최고의 아니 최선의 선물을 주고 싶었습니다.

늘 반짝이는 모습으로 우리의 마음속에

남아있을 수 있도록 말이죠.


제가 그림을 그릴 수 있었다면, 

넓은 바닷가에서 뛰어노는 녀석을 그렸을 것이고,

음악을 만들 수 있었다면, 

따스한 봄바람 속에서 봄의 흙내음을 즐기고 있는 녀석의 모습을 노래로 불렀을 것입니다.

하지만, 신은 저에게 그런 능력을 주지 않으셨네요 ㅜㅜ

그래도 다행히 상상하고 제 마음을 글로 표현하는 능력은 주신  같습니다.

뛰어난 능력을 갖고 있지는 않지만

용기를 내어 써보려 합니다.


이제부터 쓸 이야기는

제 상상 속의 쏘피입니다.

용감하고 지혜롭고 따뜻함을 갖고 있는

자유로운 쏘피!













<여기서부터 용감한 쏘피 이야기 시작입니다>




#1-2. 너와의  맞춤

                ㅡ여행의 시작



작지만 제법 날렵한 날개를 가진 베이지색의 새 한 마리가

봄의 꽃향기를 가득 담은 바람을 가로질러 급하게 비행한다.


두리번거리는 까맣고 동그란 눈 속에는

당찬 기세가 느껴진다.


누구를 찾고 있는 걸까?

두리번거리던 녀석이 이리저리 비행하다

내 머리 위를 잠시 맴돈다.


푸른 하늘을 올려다보던 나와 눈이 마주친 걸까?

두근거린다.


근데 녀석은 나를 힐끗 쳐다보고는 

휘~익 지나쳐버린다.




'아~

새야!  가지 마! 아니 같이 가!

너를 따라서 나도 가볼게.

우리 같이 떠나자.



나의 두 눈은 멀어져 가는 녀석의 뒷모습을 

급히 쫓는다.


 









#1-3. 반짝이는 무기




부드러운 봄바람이

솜털을 간질이듯

겨우내 언 땅과 마른 가지를 감싸고 다.

드디어 봄이 왔다.



머리꼭대기부터 꼬리까지 온몸이 사파이어빛 푸른 깃털의 새 한 마리가 분주히 나뭇가지 사이를 뛰어다닌다.

눈과 부리, 다리는 검은색이며

위에만 흰색 눈썹줄이 있는 녀석은 날지 못한다. 한쪽 날개 끝이 살짝 잘려있다.

이 녀석의 이름은 '루피'이다. 


루피는 을 가득 품고 싹을 틔울 준비를 하고 있는 수풀 사이를

허둥지둥 아슬아슬하게 피하며

누군가를 열심히 찾는다.



"..언니? 언니?!

..어디 있는 거야? 쏘피언니?"

 

루피는 불안함이 가득 담긴 목소리로 울부짖으며, 날개 끝을 미세하게 떨고 있다.



그때 저 멀리서

옅은 베이지색 빛을 띤 새 한 마리가 푸른 창공을 쏜살같이 가로지르며 내려온다.


머리꼭대기에서 등까지 연한 베이지깃털을 가진 녀석이 숨이 차서 말한다.


"루피야, 왜? 무슨 일이야?


루피의 곁에 내려앉은 쏘피는

수풀 속에서 반짝거리는 무언가를 발견한다.


'아! 저것 때문이구나!'



겨우내 두툼하게 쌓여있던 낙엽들이

따뜻한 봄비를 맞고 계곡으로 흘러내리자,

낙엽 속에 숨어있던 것이 드러난 것이다.


햇빛에 반짝여서 더 날카로워 보이는 

칼날 같이 생긴 유리조각.


쏘피는 날카로운 유리조각을

주둥이로 물었다. 그리고 루피에게 가져갔다.


푸른색 깃털보다 더 퍼렇게 질린 얼굴로 루피는 그 자리에서 꼼짝을 못 한다.

잘린 깃털이 있는 한쪽의 날개만을 가늘게 떨면서 그 자리에 있을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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