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가 말씀하셨다.
강아지는 네 발로 다니는 천사라고.
난 내가 천사라고는 상상도 못 했다.
천사라는 사실이 너무 기뻐서 폴짝 뛰었다.
음, 가만있어보자...
그런데, 날개가 없네?
엄마가 거짓말하셨나...
토리가 잘 때 살짝 확인해 봤는데 토리도 날개가 없었다.
엄마는 두 손으로 내 얼굴을 만져 주면서 말씀하셨다.
"천사에게 꼭 날개가 있는 건 아니야. 날개 없는 천사들이 얼마나 많은데!"
내 표정이 시무룩해 보였는지 엄마는 다시 말씀하셨다.
우리처럼 해맑은 강아지뿐만 아니라 아파트 앞 공원에 살고 있는 고양이 가족도, 놀이터에서 아장아장 걷는 아가들도, 남을 위해 나를 기꺼이 희생하는 사람들도 모두 천사라고.
엄마 무릎에서 낮잠을 자는데 갑자기 겨드랑이 쪽이 간지러웠다.
살짝 간지럽다가 괜찮아지더니 또 간지럽다.
이건 뭐지?
혹시 날개가 생기는 걸까?
졸린 눈을 억지로 뜨고 몸을 일으키니 내 몸을 핥던 토리가 반색을 하면서 내 얼굴을 핥아준다.
칫!
뭐야! 날개가 아니라 토리 때문에 간지러웠다니...
날개가 없는 건 조금 서운하지만 괜찮다.
어쨌든 난 천사니까.
오늘 밤엔 왠지 날개가 생기는 꿈을 꿀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