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인재가 가져야 할 자질과 역량
1. 얼마전에 한 대학교의 학생 인터뷰를 받은 적이 있다. 인터뷰 말미에 궁금한 점이 있으면 물어보라고 했더니 ‘글로벌 인재가 되기 위해서는 어떻게 해야 할까요?’ 라고 물어왔다. 오랜 기간 동안 외국계 기업에서 일했고 지금은 국내 대기업에서 글로벌 사업을 리드하고 있는 입장에서 흥미로운 질문이었다.
2. 과연 글로벌 인재란 무엇일까? 아마도 한국인으로서 외국의 유수 기업에서 일 하거나 혹은 국내 기업으로서 해외에서 근무하는 사람을 가르키는 말로 사용된다고 본다. 그래서 외국어를 능숙하게 구사하고, 해당 국가에서 공부 했거나 살아본 경험이 있는 사람들이 유리할 것이라고 생각하는 것 같다. 어렸을 때 부터 한국에서 자라서 공부하다 보면 외국인들과 일하는 것이 낯설거나 해외에서 근무하는 것에 대한 동경이 생길 수 있다고 본다.
3. 그럼 글로벌 인재가 갖춰야 할 자질 및 역량은 무엇일까?
4. 첫째, 자신 만의 전문성과 논리적인 사고 필요하다. 한국이든 외국이든 결국 자신이 갖고 실력이 중요하다. 본인이 한 분야의 뛰어난 전문성 혹은 경험을 갖고 있으면 외국인 이라고 해도 호의와 인내심을 갖고 자신에게 맞춰주려고 노력한다. 그리고 충분한 실력을 갖추었다면 자신이 알고 있는 것을 잘 전달하기 위한 논리적인 사고 및 전달력이 필요하다. 아무리 전문성 및 풍부한 경험이 많다고 해도 이를 효과적으로 전달하지 못한다면 자신의 가치가 퇴색되어 버린다. 평소에 생각의 정리를 해 두어서 언제든 자신의 전문성 및 가치를 전달할 수 있는 자신 만의 방법을 준비해 두어라.
5. 둘째 유창한 영어보단 힘있는 핵심 메세지가 더 중요하다. 다른 말로 용기(container) 보단 담겨져 있는 내용물이 중요하다. 영어 발음을 유창하게 하려고 노력하기 보단 내가 전달하고자 하는 내용을 날카롭게 다듬고 논리적으로 전달해라. 좀 더 세부적으로 이야기 하자면, 먼저 결론부터 이야기 하는 것이 좋다. 미팅을 시작하기 전에 목적이 무엇이고 어떤 내용을 전달하고자 하고, 무엇을 논의하고자 하는지 먼저 이야기 해라.
6. 영어가 유창하지 않다면 짧은 문장으로 말하되 천천히 말하고 핵심 단어를 강조해서 전달해라. 멋있게 보일 필요 없다. 다시 한번 이야기 하지만 내용물(말하고자 하는 바)이 중요하다. 긴 내용, 어려운 내용을 이야기 할때는 first, second, last but not least등으로 설명하면 상대방도 쉽게 따라오고 이해할 수 있어서 좋다. 특히 영어가 모국어가 아닌 외국인들과 미팅 할때는 어려운 단어나 표현을 사용하기 보다는 간결한 표현으로 쉽게 말하는 것이 더 좋다.
7. 또한 스토리 텔러가 되면 좋다. 처음 미팅을 시작 할때 사람들의 attention 을 받기 위해 제일 좋은 방법은 자신의 이야기를 하는 것이다. 멋진 인용 문구를 사용해도 좋지만 미팅의 주제와 관련한 자신의 개인 경험을 이야기 하면 부드럽게 시작하고 집중을 가져갈 수 있다. 스토리의 가장 중요한 힘은 진정성이다. 솔직한 자신만의 이야기는 마력이 있어 관중의 관심을 끌어 들인다. 그리고 논리적인 전개로 자신의 전문성을 전달한다면 좋은 결과를 기대할 수 있다.
8. 셋째, 다양한 문화에 대한 이해와 포용력, 그리고 배우려는 자세가 중요하다. 기본적으로 한국인의 외모와 억양 그리고 매너는 외국인들과 다를 수 밖에 없다. 다른 나라의 문화 및 일하는 방식에 있어 좋고, 나쁨 혹은 옳고 그름이 없다. 차이, 즉 다름을 이해하고 이를 배우고 받아들이려는 태도는 매우 중요하다.
9. 한 예로 한국에 근무하는 외국인 리더를 많이 봐 왔다. 서툴지만 한국어를 배우려고 하고 역사와 문화에 대해 호기심과 배우려는 노력을 했던 리더는 한국인들 사이에서 높이 평가 되고 신뢰를 주었다. 그러나 한국에 오래 살았음에도 불구하고 한국말을 전혀 배우지 않거나 노력도 하지 않는 리더를 보면 직원들 사이에서 잠깐 있다가 곧 떠날 분이라는 인상이 강하게 남았다. 그래서 좋은 관계만 유지하고 해야 할일을 할뿐 그 이상의 노력은 하지 않게 되었다.
10. 반대로 해외에 나가서 일했던 경우에는 새로운 문화를 배우고 이해하는데 많은 노력이 든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가령 우유를 사러 미국 마트에 가면 엄청나게 다양한 우유들이 있다. 소, 양 우유, 귀리, 아몬드, 코코넛…skimmed, low fat…Lactose-free 원하는 우유 사는데 한참을 찾고 헤맸다. 또한 운전 면허를 갱신하기 위해 DMV 방문해서 엄청난 관료주의와 비효율성 그리고 느린 속도를 경험하면서 불평을 하기도 했다.
11. 그러나 해외에서 근무하는 경우에는 그 나라의 문화와 현 상황을 존중 해야만 한다. 가령 서울은 깨끗하고 대중 교통이 잘 되어 있고, 치안이 좋아서 늦은 시간까지 잘 다닐 수 있다. 많은 해외 도시들을 다녀보면 한국이 선진국이라는 것을 느낄 수 있다. 그렇지만 해외에 살면서 한국과 비교해서 그 나라의 불편한 점을 불평하거나 불만을 나타낼 필요가 없다. 어느 누가 더럽고 불편하고 위험한 것을 좋아하겠는가? 표면으로 보이는 부분에 머물지 말고 왜 이런 상황인지 정치, 경제, 국민성 등을 관찰 하면서 알아가다 보면 더 깊은 이해와 그 나라에 대한 애정이 생길 수 있다.
12. 결국 글로벌 인재라고 하는 것은 겉으로 보여지는 언어나 자격증 보다는 다양한 문화와 배경을 가진 사람들에 대한 깊은 이해를 바탕으로 자신 만의 전문성을 잘 살려 현지인들과 소통하고 융화해 사업적 성장 혹은 결과를 만들어 내는 사람이라고 볼 수 있다.
13. 따라서 자신이 글로벌 인재가 되고 싶다면 영어 만 공부할 것이 아니라 자신의 전문성을 깊고 단단하게 다지고 자신의 생각을 논리적으로 전달할 수 있는 역량을 먼저 갖추는 것이 필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