뻘글 시간
[왕좌의 게임]의 원작인 [얼음과 불의 노래]라는 책을 읽고 있는데
이런 문구가 나와서 줄을 쳐놨다.
화자가 너무나 진심을 담아서 안타까워하는 게 느껴져서 너무 웃겼던 게 첫 번째 이유. 그리고 문득 어떤 뻘 생각이 들었던 게 두 번째 이유다.
(왕겜 스포 없음)
뻘 생각
일단 난 양치를 하면서 책을 읽고 있었다. 시간은 새벽 4시.
뻘 생각이 많이 드는 시간대이다.
우선 '캐틀린'이라는 인물은 귀족 집안에서 자라서
귀족 집안과 결혼해 아들 셋, 딸 둘을 낳고도
남편에게 아들을 하나 더 낳아줄 수 있을 거라며 의지를 다지는
전형적인 그 시대의 귀족 레이디이다.
캐틀린이 보게 된 저 '못생긴 여자(브리엔느)'는 묘사하기론
키가 남자들보다 크고, 입술은 부은 것처럼 두껍고,
이가 앞으로 툭 튀어나왔고 어쩌고저쩌고······.
암튼 엄청 못생긴 걸로 묘사 된다.
게다가 나름 '어떠 어떠한 가문의 여식' 정도 되는 위치이다.
여기서부터 내 생각의 흐름이 뻗어나가기 시작했다.
처음엔 이런 생각이었다.
너무하네 ㅋㅋㅋ 못생겼다고 ㅋㅋㅋㅋ
근데 양치가 끝날 때 쯤 이런 생각이 들었다.
어쩌면······ 저 시대의 여자들이 가질 수 있는 유일한 재능을 갖지 못한 이에 대한 연민일까?
그렇다.
저 시대에는 여자가 가질 수 있는 유일한 재능은 '아름다움'이다.
물론 품위과 신분의 고귀함, 바느질 실력 등이 갖춰져야겠지만
그래도 '아름다움'이라는 재능이 압도적으로 영향이 크다.
신분이 낮으면 '아름다움'으로 인생 역전을 하거나
적어도 창녀촌에서 손님이 많이 꼬일 것이었다.
신분이 높다면 가문끼리의 정략결혼 싸움에서 우위를 점할 수 있다.
저 시대 여자는 결혼과 출산이 최종적인 목표이며
인생을 얼마나 잘 살았냐의 척도를 가르는 기준이 된다.
캐틀린은 저 못생긴 여자 '브리엔느'라는 인물에게 연민과 동정을 느낀다.
사람들이 '미녀 브리엔느'라고 조롱하는 걸 듣게 되기도 한다.
그러니 캐틀린의 연민은 '못생겨서 어떡하누'가 아니었던 것이다.
외모라는 무기가 없는 브리엔느가
이 시대에서 어떤 남자와의 어떤 결혼을 통해
어떤 아들/딸을 낳고 살아가야하나.
이런 막막함과 걱정에서 나온 생각일 것이라.
마치 현대로 치환하자면
"저렇게 할 줄 아는 게 없어서 어떡한대?"
혹은
"인생을 왜 저렇게 살아···?"
정도이려나?
작중에서 캐틀린은 남편에게 3남 2녀를 낳아주고도
아들을 하나 더 낳아주려 의지를 불태웠었다.
이를 현대적으로 해석하면
나이가 많이 들긴 했지만서도 은퇴하기 전에
멋진 프로젝트를 하나 더 완수할 수 있지 않을까?
정도 될 것이라는 생각을 해본다.
- 뻘 생각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