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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기획자 연주리 Sep 06. 2021

서비스 기획자로 취업/생존하는 방법 Q&A

feat. "로켓 성장하는 서비스의 비밀 - 서비스 기획자 커리어콘"

8/14에 퍼블리에서 주최한 서비스 기획자 컨퍼런스에서 "서비스 기획자로 취업/생존하기" 강연을 진행했어요.


강연 후에 많은 질문을 받았는데, 아쉽게도 시간 관계상 모든 질문에 답변을 드리기가 어려웠어요. 이번 글에서 조금 더 자세한 답변을 드리려고 합니다.


8/14에 진행된 퍼블리의 서비스 기획자 커리어콘


서비스 기획자로 취업을 준비하는 분을 대상으로 준비한 강연이다 보니 대부분의 질문이 취업하는 방법이나, 신입 서비스 기획자가 일하는 방법에 관한 것이었어요. 그럼 이제 Q&A를 시작해볼게요!



1. 무엇을 준비해야 하나요?



Q. 서비스 기획 경력이 없는데 어떻게 취직하나요?


"서비스 기획자로 취업을 하고 싶은 대학생입니다. 부족한 공부를 채우기 위해 1년간 휴학을 하며 준비를 하려고 하는데 이 기간 동안 취직을 위해 꼭 했으면 하는 활동과 경험, 지식에 대해 듣고 싶습니다."


"이제 막 서비스 기획자라는 직무에 입문한 취업준비생입니다! 취업을 준비하다 보니, 어디서부터 어떻게 해나가야 할지 막연하기만 합니다. 특히 서비스 기획자는 실무적 경험이 중요한 것 같은데요, 실무적 경험을 쌓기 위해 아무 기업이라도 일단 들어가서 경험을 쌓는 것이 좋을지, 데이터 공부나 프로젝트 등을 하면서 기획자로서 역량을 더 쌓는 것이 좋을지 고민됩니다."


A. 공부보단 경험을 쌓는 것을 추천드립니다. 


서비스 기획 면접에서 가장 많이 물어보는 질문이 "실제로 서비스를 출시한 경험이 있냐"이기 때문입니다. 동아리/수업 프로젝트도 괜찮고 서비스 기획 인턴도 좋습니다. 다만, 앱스토어나 웹에 올려서 서비스를 운영한 경험이 더 도움이 될 거예요. 프로토타입을 만들고 끝나는 프로젝트는 많으므로 경쟁력을 위해선 출시 경험이 필요합니다. 


저 또한 서비스 출시 후 과정을 겪은 분과 그렇지 않은 분의 차이가 크다고 생각합니다. 서비스가 출시된 후 QA를 하고, 고쳐가는 과정이 업무의 상당 부분을 차지하기 때문입니다. 신입으로는 쌓기 어려운 경험일 수도 있으나, 개발자와 함께 하는 동아리나 외부 프로젝트를 찾아보시면 생각보다 많을 거예요.



Q. 석사 과정을 꼭 밟아야 하나요?


"서비스 기획은 대부분 HCI 같이 관련 학과를 석사까지 나와야 가능한가요? 저는 학사밖에 없지만 그조차도 딱히 서비스 기획과는 무관한 전공이라 궁금합니다."


"석사를 밟는 것과 우선 작은 회사라도 빨리 취직해서 업무를 경험하는 것 중에 어떤 것이 더 유리할까요?"


A. 아니오, 필수는 아니지만 도움이 됩니다.


HCI/UX 석사 과정을 졸업하면 조금 더 기회가 많아집니다. 기업에서도 어떤 기준으로 기획자의 전문성을 판단해 뽑을지 고민합니다. 대부분은 경력을 기준으로 가리지만, 경력이 없는 신입 기획자를 뽑거나 연구직을 채용할 경우 석사 경력을 우대합니다. 


학부에는 HCI/UX만을 전공하는 학과가 거의 없습니다. 석사 과정이 HCI/UX를 학교에서 학문으로 공부하고 전공하는 거의 유일한 방법입니다. 따라서 PM/UX 관련 직무의 신입이 다른 전공에 비해 석사 졸업생 비율이 높습니다. 또한, UX 리서치와 같이 리서치가 중심이 되는 업무는 연구 경력을 선호합니다.




2. IT 지식은 어떻게 습득해야 하나요?


Q.

"기획자 분들 보면 각종 IT 지식을 겸비하고 계셔서 넘사벽 같은데 조언을 주실 수 있을까요?"

"비상경계 문과생이 테크 업계에 대해 어떻게 인사이트를 얻을 수 있을까요? 따로 공부는 어떤 식으로 하면 좋을까요?"


A. 

먼저, 절대 넘사벽이 아닙니다. 입사 후에 배우는 게 더 많아요. (회사마다 다르겠지만) 기획자는 프로그래머처럼 코딩 테스트를 보고 입사하지 않기 때문이에요. 다른 분야에서 이직해 IT 배경 지식이 전무한 기획자부터 프로그래머 출신의 기획자도 있을 만큼 기획자마다 차이가 큽니다.


IT 지식은 서비스 출시 사이클을 여러 차례 돌면서 자연스레 쌓이는 부분이 커요. 저도 그렇고 선배 기획자님의 말을 들어보면 부딪히며 배우는 게 많더라고요. 특히 문제가 생겼을 때 이를 해결하며 역량이 빠르게 향상합니다.


조금 더 효율적으로 지식을 습득하기 위해 책이나 강의를 참고하는 방법도 있습니다. 기초를 쌓고자 하는 분께 추천드리는 책은 이거예요. 쉽게 잘 정리되어 있습니다.



요즘은 브런치나 커리어리, 퍼블리 등의 플랫폼에도 IT 지식이 쉽게 정리되어 올라오니, 관련 계정을 찾아서 계속 보다 보면 감이 오실 거라고 생각해요. 하지만 지식보다도 가장 좋은 건 몸으로 부딪혀서 배우는 거죠. 작은 프로젝트더라도 꾸준히 서비스를 출시해보길 추천드려요.




3. 서비스 기획자로 일하는 방법은?


Q. 

"PM 분들 데이터 얼마나 접하시는지 궁금합니다. 회사 바이 회사겠지만, 저희 회사는 개발자가 거의 대부분 담당하셔서 왜, 어떤 식으로 생각해서 해당 데이터가 필요한지만 요청드리거든요.. 제가 추출 역량을 공부해도 사용할 일이 없는데 사내에서 기획자가 얼마만큼 데이터에 접근할 수 있는지, 시도했던 경험이 있으시다면 공유해주시면 감사드리겠습니다."


A. 

기획자가 실제 상용 DB에 접근하긴 어려워요. 잘못 만지면 서비스에 심각한 영향을 미치기 때문이죠. 회사에 따라 접근 가능한 복제 DB가 있을 텐데 해당 DB에 데이터 시각화 툴로 접근할 수 있도록 개발이 되어야 비개발자가 데이터에 접근하기 쉽습니다. 데이터 개발자가 있다면 시각화 툴 개발이 가능한지 문의해보세요. 


저의 올해 목표는 복제 DB에 SQL로 직접 데이터를 추출하는 건데, 보안 정책 때문에 접근 권한을 받는 것도 일이더라고요. 회사에 따라 이 과정이 복잡하지 않을 수도 있을 것 같네요. 데이터에 관한 더 자세한 이야기는 아래 글을 참고해보세요.



Q. 

"여러 명의 기획자가 동시에 서비스를 변경하는데, 로그 데이터 전후를 비교할 때 어떤 기획안의 결과인지 구분하는 방법이 있나요?"


A. 

서비스 기획 단계에서 데이터를 별도로 정의합니다. 어떤 화면에서 발생한 로그인 지부터, 어떤 활동의 (클릭인지, 포커스인지 등) 로그인지까지 구분하므로 기획자마다 자신이 담당한 서비스의 로그를 구분할 수 있어요.



Q. 

"기획 과제가 주로 탑다운으로 주어지는지 바텀업으로 리서치/데이터 분석으로 아이데이션 단계부터 시작하는 경우가 많은지도 궁금하네요!"


A. 

대기업을 다닌다고 하면 많이 물어보시는 질문입니다. Top-down 프로젝트와 Bottom-up 프로젝트의 비율은 5:5 정도인 것 같아요. 기획자의 경력에 따라 다르겠지만, 저는 2년 8개월간 이 비율로 일했어요. 앞으로는 연차가 쌓이면서 Bottom-up 비율이 더 높아질 것 같고요. 개인적으로는 주니어임에도 제가 발의해서 진행하는 프로젝트가 꽤 많다고 생각해요. 하지만 이 비율은 변동성이 높아서 인사이동이 있으면 Top-down이 비율이 바뀔 수 있습니다.




4. 기타 질문


Q. 

"이 일을 하며 보람된 순간이나 이 직업을 선택하길 잘했다는 생각이 든 때가 언제였나요? 워라밸도 궁금해요!"


A.

보람된 순간은 단연 "서비스가 출시됐을 때!"라고 말씀드리고 싶어요. 제 기획이 처음 서비스에 올라갔을 때의 희열이란..ㅎㅎ 출시까지 힘들었던 기억을 싹 잊게 하는 마약 같은 순간입니다. 기획자 분들은 다들 이 맛에 기획을 하시겠죠? 혹은 서비스에 이슈가 발생했는데, 퀴즈를 푸는 것처럼 원인을 하나씩 정리하다 정답을 맞혔을 때도 뿌듯해요. (스트레스도 크지만요 ㅜㅜ)


워라벨은 직군의 차이보단 팀이나 회사의 차이가 크다고 생각해요. 업무 자체보다는 조직의 분위기가 워라벨을 결정합니다. 조직이 결과를 빠르게 요구하는 경우, 개발자건 기획자건 모두 야근을 해야겠죠.



Q. 

"신입일 때는 주로 어떤 일을 하게 되는지 되나요? 또 선배 기획자로서 신입에게 바라는 것이 한 가지 있다면 어떤 것을 꼽으실 것 같나요?"


A. 

조직의 규모에 따라 신입의 역할이 다릅니다. 컨퍼런스 댓글을 보니, 스타트업은 신입이 모든 일을 맡아서 한다더라고요. 스타트업은 적은 인원으로 운영되니 신입이더라도 기획안부터 UI 시나리오 그리기까지의 기획의 전체 프로세스를 담당하는 것 같아요. 대기업은 그에 비해 조금 더 세분화된 영역을 담당하는 경향이 있어요.


두 번째 질문은 아직 후배 기획자님을 받아보지 못해 처음 생각해보는 질문이네요. 만약 후배 기획자님이 들어오면 저와 대화를 많이 나누었으면 좋겠어요. 좋은 기획은 많은 논의에서 나온다고 생각해요. 혼자 생각해선 좋은 기획은커녕 내 기획이 괜찮은지 여부도 판단하기 어렵거든요. 신입 분께서 저와 함께 고민하고 의견을 자유롭게 내주셨으면 좋겠어요. 




마지막으로 하고 싶은 말


취업 트렌드가 매년 빠르게 바뀌기 때문에 올해 8월 신입 IT 서비스 기획자로 취업한 후배에게 서비스 기획자로 취업을 준비한 경험을 물어봤어요. (>후배의 블로그< -- 신입 기획자로 취업하기 위해 지금까지 어떤 프로젝트를 하고 경력을 쌓아왔는지 참고하기 좋은 블로그입니다. 방문하기를 추천드려요!)


가장 지배적인 의견은, "대부분의 기업에서 서비스 기획자에게 경력을 요구해 신입으로 취업하기가 어렵다"는 거였어요. 후배님께서는 1년 반 동안 취업을 준비하며 약 15곳 밖에 서류를 내지 못했다고 해요. "서비스 기획, UX, UI" 등 서비스 기획과 관련된 모든 기업(스타트업 제외)에 지원했으나, 지원할 만한 곳이 많지 않았던 거죠. 저도 취업을 준비할 때 지원한 곳이 5군데뿐이었어요. 문과 출신 학생분들은 아시겠지만, 경영지원 분야의 취업을 준비할 때 한 분기에 많게는 50곳 이상 지원하기도 하니까 그에 비하면 지원할 곳 자체가 매우 적어요.


결론적으로, 신입 서비스 기획자는 지원할 수 있는 기업 자체가 제한되어 있어서 취업 시 운이 크게 작용합니다. 운이 좋게도 졸업 시기에 여러 기업에서 IT 사업을 확장해 서비스 기획자 수요가 늘면 뽑힐 확률이 높아지는 식이에요.


사실 운으로 채용된다는 말은 누구나 할 수 있는 거고 큰 도움이 되지도 않을 거예요. 그럼에도 운이 크다는 말로 이 글을 마무리하는 건, 취업에 시간이 오래 걸리더라도 여러분의 탓이 아니라는 말씀을 드리고 싶어서입니다. 좁은 길은 경쟁이 심하기 때문에 열정과 실력이 충분한 분들도 면접의 기회를 얻기가 힘들어요.


그럼에도 실무자의 입장에서 취업을 효율적으로 준비하는 데에 도움을 드릴 수 있다고 생각해 이 글을 작성했어요. 제가 아는 건 최대한 답변을 드렸는데, 도움이 되었을까요? 


더 궁금하신 게 있다면 댓글로 편하게 여쭤보세요. 댓글 확인이 조금 늦더라도 아는 데까지는 답변을 드릴게요!




추가로 컨퍼런스가 궁금하다면 아래 링크에서 VOD를 구매하실 수 있어요. 제 강연은 취업을 준비하시거나, 다른 분야에서 이직을 준비하시는 분께 추천드려요. 저 말고도 경력이 짱짱한 연사 라인업이 있으니 한 번 구경해 보세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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