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콤한 것으로부터 시작되는 끔직한 것에 대해 feat. 암
내가 연재글을 쓰는 이유는 명확하다.
누군가에게 도움이 되는 글을 남기고 싶기 때문이다.
아는 게 힘이다.
하지만 모르는 게 약일 때도 있다.
이 두 개의 상반되는 듯한 격언이 존재한다는 것을 아는 것 역시 ‘앎’이다.
그렇다면 ‘바른 지식’과 함께 필요한 건 분별력이다.
‘어느 상황에 어떤 것을 적용해야 하는가’는 매우 중요하다.
이것이 지혜의 정의를 구성하는 한 구석이다.
어릴 때 알수록 좋은 것들은 분명 있다.
경제적으로 해박한 이들은 그걸 금융습관이라고 할 수도 있겠고
의사나 변호사 등의 전문직을 가진 부모들은 ‘공부습관’이라고 할 수도 있겠다.
교회에서 자란 이들은 ‘무엇보다 중요한 건 믿음/신앙 안에서 자라는 것‘이라는 알송달송한 말을 할지도 모르겠다.
금융인도 전문직도 종교인도 아닌 나는
그보다 더 근본적인 것을 이야기 해보려 한다.
만약 영혼이라는 것이 존재한다면
육체는 유한하고 일시적인 것이 된다.
만약 신이 존재한다면 가장 중요한 건 ‘종교관’이 된다.
하지만 만일 영혼이라는 것이 없을 경우,
남는 것은 몸身體이다.
비물질적인 세상이 존재하지 않는다면
‘우리’의 물리적인 구성, 생리학적인 웰빙(wellbeing) 혹은 ‘안녕安寧’이 가장 중요하다.
좀 더 보통의 언어로 써보자.
그건 바로 건강이다.
통장에 1000억이 있어도 어떤 사유로든 건강을 잃으면 무익하다.
하고 싶은 걸 하기 위해 열심히 살았던
하고 싶은 걸 하며 열심히 살았던
건강을 잃으면 그게 끝이 되기 쉽다.
(영혼이 존재하지 않는다면 말이다.)
통제범위 밖의 병들은 인생에 뒷통수 맞는 거라고 치자.
하지만 몰라서 하루하루의 별생각 없는 습관이 오랜 기간을 거쳐 만들어낸 것이라면 어떨까?
지식의 저주가 아닌 무지無知의 저주로 비롯된 것이라면?
어차피 출생 이후 시간이 경과되며 진행되는 노화가
내 뒷목을 잡고 죽음으로 끌고 가고 있지만,
신나서 하루하루 사망을 향해 달려갈 필요는 없지 않은가?
관심도 없는 주제임에도 의리 있는 ’독자’가 되어주고
나의 부족한 글을 읽어준 이들을 위해
연재북의 마지막을 가장 (혹은 두번째로) 쓸모 있는 이야기를 써보려 한다.
오늘의 주제는 음식이다.
나는 과자를 먹지 않는 성인으로 살아가고 있다.
계기는 대학교 시절에 읽었던 ’식원성 증후군‘이라는 한자어로 된 제목의 책이었다.
식원성증후군食原性症候群, 음식이 원인이 되는 증후군syndrome이라는 거다.
저자는 음식이 청소년의 건강에 미치는 영향을 위주로 이야기 했는데, 그 중에는 행동에 미치는 영향도 있었다. 2004-2005년, 당시엔 ADHD라는 단어가 지금처럼 흔하지 않았는데, 그 책에서는 과자로 끼니를 때우는 아이들의 행태와 ADHD를 연관짓기도 했다.
그 뒤 ‘내돈내산’ 과자는 극단적으로 줄었다.
대학교 시절 워낙 생활비가 적어서 식비 외의 간식비로 쓰는 돈이 아깝기도 했다.
아, 사먹지 않았다는 말이다. 종종 모임에 참여할 때 눈 앞에 있는 건 주워 먹을 때도 있었다.
그리고 군생활을 하는 도중에 대학교 시절 생활비 보다 더 적은 병사월급으로 과자(따위)를 사먹는 걸 용납할 수 없어 과자를 사먹는 경우는 현저히 줄었다. (그 돈을 모아 전역을 앞두고 기타 이펙터 하나와 노트북을 샀다.)
그렇게 과자를 안 먹기 시작한 지 얼마나 지났을까? 어느 날 오전 일과를 마치고 생활관(내무실)로 돌아오는 길. 복도에 가득한 ‘냄새’가 음식의 냄새가 아니라 화학적인 향이라는 걸 너무나 확연히 느끼게 되었다. 성분에 적혀있는대로 였다.
책에서 거의 모든 과자는 ‘유탕처리’, 즉 기름에 튀긴, ‘전분/밀가루’에 화학조미료를 입힌 거라고 했다.
그걸 코로 통해 깨닫게 되니, 선임들이 선심을 쓰며 펼쳐놓은 과자가 더 이상 유혹으로 다가오지 않았다. 그건 음식이라기보다 미각을 속이는 ‘거짓식품’일 뿐이었다.
그 뒤로는 ‘간헐적으로 적당히 먹는 것’ 대신 ‘일절 먹지 않는’ 태도로 전향했다.
( 심리학적으로도 그렇다.
중독성이 있는 무언가를 적당히 하는 것보다 전혀 하지 않는 것이 훨씬 쉽다. 예를 들어, 술이 그렇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초컬릿과 아이스크림은 ‘유탕처리 제품’이 아니라는 이유로 내려놓지 못했다. 어쩌면 그게 그나마 나의 ‘인간미’를 수호한 것인지도 모르겠다.
맛있으면 0칼로리
-탤런트 최화정-
너무 재미있는 문구이지만, 과학적 인과관계를 무시한 ‘헛소리’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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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가 맛있게 먹으면 됐지.
안 먹는 것보다 낫지
-밥 잘 안 먹는 이웃집 아이 부모-
단순함은 지혜의 반대편인 경우가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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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은 내 아이들의 할머니가 된 어머니의 모습에서 그걸 다시 보기도 한다.
아이가 원하니까 줘야지.
왜 그런 걸로 울려?
-사야, 지은이 할머니
음…
아니다.
아이가 원하는 것들 중에서 좋은 것과 나쁜 것을 구별해서 주는 게 부모의 역할이다.
아이가 사리를 분별할 수 있을 때까지 가르치고 그 다음 시작되는 것이 자기결정권 존중이다.
당연하다.
그럼 저 단순한 말 속에는 ‘줘도 되는 것’이라는 판단이 내포되어있다.
아이가 담배 달라고 하면 안 줄 거 아닌가?
어른이 된 내가 ‘철학적 미니멀리즘’을 경계하게 된 이유 중 하나는 내가 그 피해자이기 때문이기도 하다.
내가 예전에 가지고 있는 건강지식은 서점과 도서관에서 읽은 책들 덕분이다.
금융자산이 없다시피 한 가정에서 자란 사람에게 가장 큰 자산은 신체이다.
건강한 몸.
환원주의적 철학을 전제로 한 자연과학은 예나 지금이나 굉장히 제한적일 수밖에 없다.
다면적인 요소가 아닌 국소적인 영역에서만 연구를 하기 때문이다.
의학, 그 중에서 치과 분야를 보자.
지난 20년간 하얀 이빨만 튼튼하면 되는 줄 알았다.
그런데 치아 건강은 치과에서만 관리되는 게 아니다.
‘충치균Streptococcus mutans’을 ’죽이고‘ 부식된 치아의 일부를 갈아버리는 그 ‘치료라고 부르기엔 너무나 공업적인‘ 방법 뿐이다.
나중에 살펴보니 내가 경험한 신경 치료는 신경을 살리는 게 아니라 죽이는 거였다.
아프지 않게 하니 치료라고 불렀지만 느끼지 못하게 하고 채워넣고 단단한 것을 씌웠을 뿐이다.
통증은 처리했지만 상처가 아문 것과는 다른 방법이다.
하지만 치아는 그저 애나멜과 칼슘으로 이루어진 돌덩이가 아니었다.
스스로를 복구하고 미네랄화시킬 수 있는 복잡한 기능을 하는 신기한 조직이었다.
그런데 단순한 화학식으로 칼슘이 강화되는 불소만 적당한 농도로 넣으면 괜찮은걸까?
잇몸의 ‘생태계’는??
뒤늦게 부각되고 있는 구강내 유익균들(probiotics)이 있다.
이들이 열심히 일해서 충치를 예방하고 있었다*.
[상단 (우측) fig 2 요약설명 번역] 대략 5가지 부분으로 나뉜다.
A. 활성 대사산물 생산: 프로바이오틱스는 활성 대사산물(예: 박테리오신, 효소, 생물계면활성제, 유기산, 과산화수소)을 통해 충치원성 병원균을 직접 억제하는데, 활성 대사산물은 그 자체로 정균 활성을 갖는다.
B. 충치원성 미생물 바이오필름 억제: 프로바이오틱스는 구강 충치원성 미생물의 바이오필름을 억제하거나 제거할 수 있다.
C. 경쟁적 접착 및 식민지화: 프로바이오틱스는 구강에서 식민지화된 부위를 차지할 뿐만 아니라 충치원성 미생물의 접착 능력도 억제한다.
D. 병원균과의 응집: 프로바이오틱스는 공동 응집을 통해 구강에서 충치원성 미생물의 식민지화를 억제한다.
E. 면역 체계 조절: 프로바이오틱스는 숙주의 면역 체계를 활성화하거나 조절하여 충치원성 미생물에 대한 면역 반응을 향상시킨다(타액의 인간 호중구 펩타이드 1-3 수치를 향상시킨다).
출처: 네이처 논문 <How probiotics, prebiotics, synbiotics, and postbiotics prevent dental caries: an oral microbiota perspective> 중 fig 1. fig 2. 설명
그런데 구강내 유익균들은 불소도 가그린, 리스테린 같은 구강청결제도 싫어한다고 한다.
*위키피디아를 신뢰하시는 분들은 주의: 락토바실러스(Lactobacillus)라는 유산균은 충치균인 뮤탄스균의 증식을 억제하여 충치 예방에 도움을 줄 수 있습니다.
다른 방면을 살펴보자.
구강건강이 안 좋은 어떤 환자는 비염이 있다.
코로 숨을 못 쉬어 입으로 숨을 쉬는 습관이 있다고 가정해보자.
구강이 늘 건조하고 이건 잇몸 건강과 연결된다.
하지만 세분화된 의료 기관 내에서 치과에서 ‘혹시 비염 있으신가요?’ 하는 질문을 하지 않는다.
어쩌면 나의 구강건강은 음식습관 외에도 비염이 영향을 미쳤는지 모르겠다.
습관이 미치는 치아 건강은 가정에서 시작된다.
부모님의 지식과 적용이 아이의 치아 건강에 직결된다.
충분한 나이가 되기 전까지는 스스로 이를 닦으라고 칫솔에 치약을 묻혀준다고 아이가 이빨에 낀 음식물을 제대로 처리할 수 없다.
부모님 치아가 아무리 건치라도 아이가 매일 탄산음료나 액상과당이 가등한 쥬스를 마시고 양치를 안한다면 그 아이는 일평생 거금을 치과에 헌납하는 삶을 살게 될 것으로 예견해도 되겠다.
어차피 다 유전이야
나의 소중한 독자들은 과학의 탈을 쓴 이런 철학에 속지 않길 바란다.
그건 유전학이 아니라 유전학적 허무주의 일 뿐이다.
나의 하루 하루가 수십년 쌓여 나의 중년, 나의 노년이 된다.
내가 나의 몸에게 해오던 ’행악‘을 ’젊음‘이 버텨주고 있었을 뿐이다.
원래 세포의 기능에는 자가복구 기능이 있다. 그게 무한대가 아니라는 게 주의를 요한다.
2023년 어떤 사인이 눈에 들어왔다.
내가 좋아하던 작가들*, 친한 친구의 아버지까지 같은 병을 사인으로 세상을 떠나게 되었다.
그건 바로 췌장암이다.
아니, 이건 도대체 왜 걸리는 거지? 하며 여러 자료를 살펴보기 시작했다.
마침 그러다가 대학교 때 내 식습관에 영향을 미친 책을 번역하신 분이 쓴 책을 접하게 되었다.
저자는 서울대학교를 졸업해 오리온에서 과자를 만드시다가 과자의 유해성을 몸소 체험하고 업종(?)을 전환했다. 그는 이 책에서 혈당과 췌장, 인슐린분비, 그리고 합성감미료/인공감미료가 인체 호르몬시스템에 영향을 미치고 인슐린 저항과 췌장기능 이상에 까지 이르게 되는 여러 내용을 설명한다. 작가님께서 나름대로 창의적인 도전을 하고 싶었던 건지 신체기관과 호르몬의 의인화를 차용했다. 그래서 읽는데 적응이 필요한 책이지만 유익한 내용을 많이 배울 수 있었다. 내가 읽고 세 권을 추가로 주문해서 육아 중인 지인들에게 선물하거나 빌려줬다. 인터넷 상에서 저자에 대한 비판도 접할 수 있었지만 '조심'과 '안심' 사이에서 균형을 잡기 위해선 필요한 목소리라고 생각된다.
나는 초등학교 2-3학년 때 이미 치아 신경치료를 받기 시작했다.
방과 후, 학교 근처 치과에 들러 치료를 받고 집에 가는 일이 잦았다.
지금 생각해보면 참 이상하게도 치과에선 아픈 치료를 잘 참았다며 사탕을 줬다.
추파춥스.
나에게 돈을 최고의 가치로 삼지 않게 키워주신 부모에게 감사하다.
하지만 그들은 나에게 치아건강에 대한 올바른 지식을 알려주지 못한 듯 하다.
아니, 어쩌면 내가 고집불통이었을지도 모르지만...;;
나는 어렸을 때부터 난 밥상에서 이런 질문을 많이 했다고 한다.
“이거 영양가 있어?”
영양가라…..지금은 너무 어색한 단어이다. 요즘은 영양소, 영양분이라는 단어 사용이 보편적이려나.
어렸을 때 어머니는 나에게 김치를 먹어야 키가 큰다고 하셨다.
하지만 난 발효된 배추를 씹을 때 나오는 그 향이 역하게 느껴졌다.
어렸을 때부터 김치의 맛을 즐기는 법을 배우지 못했다.
TV에서 본 수육과 함께 만들어진 김치찜은 내가 김치를 받아드리게 도움을 준 과도기적 음식이 되었다. 배추김치는 대학교에 가서 처음 사귄 여자친구 앞에서 편식을 하는 게 부끄러워 억지로 먹기 시작했다. 그렇게 억지로 먹다가 군대에 가서야 조금씩 전혀 어울리지 않다고 생각했던 수식어 ‘상큼함’을 김치라는 음식을 먹을 때 느끼게 되었다.
그런데 김치를 안 먹으면 키가 안 큰다던 엄마의 회유는 "거짓"으로 드러났다.
난 초등학교 때 1~6학년 내내 1년에 12-15cm 씩 자라 늘 반에서 제일 큰 아이였으니......
어머니께서 거짓말(?)을 한다고 생각되니 그 후 어머니 의견이 귀에 들어올리가 없었다.
그렇게 나의 어머니는 너무 일찍 '권위'를 상실했다.
도덕적인 이유를 떠나 이게 부모가 아이에게 거짓말을 하면 안되는 이유라고 생각한다. 아이들은 생각보다 빨리 패턴분석과 논리를 구축하고 세계를 파악한다. 나의 아이들이 만3-4세에 이미 보이는 성향이다. 아이들이 배운 규칙을 바탕으로 논리를 구축한 아이들은 일관성 없는 부모의 언행의 모순을 보고 안다.
건강학적 지식의 부족 이전에 나의 부모에게 철학적 유약함이 있었을 거라고 생각한다.
어머니에게도 물론 어려운 상황이 였을 거다.
내가 어릴 때, 아버지는 새벽 6시에 나가 밤 12시까지 일하는 기업문화가 있는 큰 회사에서 일하셨다.
9 to 6 도 아니고 6 to 9 도 아닌, 6 to 12 라니.
그리고 나서는 기숙사가 있는 대학원으로 가셔서 주말에만 볼 수 있었으니 ...어머니께서 고생이 많으셨을 거다.
어머니는 그럴 수 밖에 없는 당시 시대 배경 속에서 나와 연년생 여동생을 키우셨다.
당연히 아버지는 이런 주6일 밥을 같이 먹지 못하는 일정이었을 거다.
어쩌면 그래서 가정의 두 부모가 함께 하는 식탁이 중요한 건가보다.
세 아이의 아빠가 되어 나의 치아 건강이 나빠진 계기를 알고 싶어 어머니께 물었다. 어머니는 동생이 젖병으로 분유를 먹으니 그걸 보고 따라하겠다던 나의 요구를 들어주셨다고 한다.
또 나는 고기가 없으면 밥을 안 먹는다고 하니 늘 고기반찬을 주셨다고 한다.
김치도 안 먹고 야채는 거의 먹었다고 한다.
부모님께선 나의 편식 이유로 ‘거버’라는 이유식을 탓하셨다.
지금 살펴보니 아마 ‘단맛’을 베이스로 아이들이 잘먹는 디저트 같은 식사대용품인 것 같다.
물론 아닌 사람들도 있겠지만 내가 들었던 심리학 수업에서 교수는 이렇게 설명했다.
진화심리학적으로 모성의 기본적 속성은 자식의 욕구를 충족시키는 것이라고.
아이가 울면 울음을 멈추게 하고 싶고
아이가 원하면 주고 싶은 본능
아이를 만족시키고 싶어하는 엄마의 마음.
그렇게 유치가 다 나온 후에도 분유를 먹고,
아이가 먹고 싶어하는 것만 먹게 허락해주시고,
야쿠르트와 사탕과 과자 등에 대한 어떤 제한도 없이 먹으며
초등학교 시절을 지나 중학생이 되었다.
고등학교 때도 건강에 대한 조언은 없었다.
집에는 탄산음료도, 쥬스도 다 있었다.
물론 그 무렵 부모님이 시키는대로 하는 반항기의 청소년이 있을까 싶긴하지만,
그래도 과학적 근거를 제시하며 설득을 해주셨더라면 나의 식습관은 달라지지 않았을까?
아쉬움이 드는 부분이다.
열심히 키워놨더니 배부른 소리하고 있다.
죄송합니다...
중학교 1학년 173cm. 63kg
농구를 좋아하던 나는 키가 더 크고 싶었다.
어머니는 말씀하셨다.
‘많이 먹어야 살이 찌고 찐 살이 키가 되는 거야’
나는 밥을 다 먹고 빵도 먹고 오렌지쥬스도 마셨다.
주말에 같은 건물에 사는 또래 친구를 새벽부터 깨워서 같이 농구를 하고
브런치로 KFC징거버거를 5개까지 먹은 적도 있다.
일종의 시합이었다.
당시 중국에서 징거버거는 CNY 5.7 (위안)이 정도 였다. 당시 한국 돈으로 600원 정도.
그렇게 키가 크고 싶은 마음에 체중을 증가시켜 78kg까지 달성한 적도 있다.
하지만 찐 살은 키로 가지 않았다.
여드름이 많이 나기 시작했다.

어머니의 조언은 아들로부터 한 단계 더 신뢰를 상실했다.
…
원망은 없다.
나의 어머니는 최선을 다하셨을 거다.
철학적 유약함과 지식의 한계 안에서.
어느 명절이었을까.
큰 삼촌이 장난으로 물컵에 따라준 소주.
잦은 비염으로 후각이 제대로 기능하지 않던 시절의 초등학생은 잔을 기울일 때 냄새로 구분을 못했다.
그렇게 처음 맛 보게 된 술은 썼다.
어른들은 술을 마시고 얼굴이 벌개지면 친척어른들은 목소리가 커지고 서로 싸웠다.
어쩌면 그래서 어린 시절부터 술이 싫었는지도 모르겠다.
“어렸을 땐 먹으면 안되는데 어른이 되면 먹어도 된다”는 이중잣대도 뭔가 석연치 않았다.
‘뭐지? 어렸을 땐 몸에 안 좋은데 어른이 되서 먹으면 몸에 좋은가?’
중국으로 가서 중학교를 다니던 시절, 첫번째 도시는 ‘칭다오’였다.
칭다오는 맥주가 유명하다. 같이 농구를 하던 친구들 중 체육특기생들 몇몇은 점심시간에 양꼬치를 먹으며 맥주를 마시는 걸 본 적도 있다. 한국 유학생 형들도 그랬다.
하지만 난 술이 싫었으니 그런 일탈이 멋있어보이지도 않았고, 동참하고 싶지 않았다.
그렇게 중, 고등학교 시절을 지나 대학생이 되어서도 술은 마시지 않는 소수파의 성인이 되었다.
커피도 써서 싫었다.
무엇보다 카페인은 중독성이 있다는데, 중독성이 있는 건 경계하고 살아왔다.
그렇게 커피향을 즐기며 카페에서 책을 읽거나 ‘스터디’를 하는 교양있고 멋진 대학생의 삶은 ‘스킵’했다.
대신 친구들과 만나면 식사를 한 후에는 디저트를 먹었다.
그냥 헤어지긴 섭섭하니깐.
조각 케이크.
나에게 이 디저트는 공장이 만들어낸 ‘화학조미료를 잔뜩 뿌린' '음식인 척 하는 유탕처리된 탄수화물 튀김’이 아닌 ‘파티쉐’가 만든 정성 어린 음식이었다.
당근케익, 치즈케이크, 레드벨벳, 티라미수, 홍차케이크 등… 뭐가 제일 좋다고 할 것 없이 그냥 다 좋았다.
아이스크림도, 팥빙수도 좋았고, 설빙도 좋았다.
어차피 인생은 쓰니깐 음식은 달게
-(20대) 빙산-
이런 말도 안되는 철학적 헛소리를 해가며 디저트를 먹는 나만의 문화를 친구들과 함께 했다.
술도 커피도 싫고,
차 맛도 모르겠고,
그렇게 남들은 커피 사먹을 돈으로 나는 디저트를 먹었다.
안타깝게도 대학생이 되어서도 방학 때마다 신경치료니 ‘크라운’을 씌우니 하며 보내기도 했다.
계속 유전적으로 치아가 안 좋고, 유전적으로 잇몸도 안 좋을 수 있다는 이야기만 들었다.
중학교 때 농구를 하다 부분적으로 “파손된” 이빨들이 있어 관리에 더 신경써야하기도 했지만, 나중에 6개월 정기검진이라는 문화가 정착되고 나니 충치는 안 생기는 것 같았다.
하지만 잇몸이 안 좋단다.
가르쳐준대로 치실을 써도, 치간칫솔을 써도, 구강청결제를 써도, 전동칫솔을 써도,
정기검진에 가서 ‘잇몸이 좋아졌네요’ 라는 말을 들어본 적이 없었다.
“잇몸에 염증이 있네요.”
‘나는 사탕도 안 먹었고 카라멜을 포기한지는 오래고 ‘새콤달콤’도 탄산음료도 안 먹는데…’
*지금 돌아보니 자기가 잘못하는 건 빼놓고 잘하는 것만 생각하며 현실을 왜곡하던 나의 과거가 보인다. 아내랑 다툴 때 종종 보이던 건데, 사람은 거기서 거긴가보다.
“그 염증은 왜 생기는 건가요?”
장기고객이 되어 친해진 의사선생님과 위생사 선생님께 물어봐도 정확히 말할 수 없단다.

자, 드디어 본론이다.
나의 독자 중 가장 아마 어린 나이는 20대 후반~30대 초반이다.
2,30대라는 나이는 당뇨와 무관하다고 생각하기 쉽다.
그럼 젊디 젊은 청년들도 혈당스파이크 라는 걸 신경써야 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그건 당뇨병이라는 것이 노년에 갑자기 찾아오는 병이 아니기 때문이다.
군복무 시절 중, 과자를 끊은 상태.
일과 외 시간을 어떻게 생산적으로 보낼까 고민하던 중, 두 가지를 목표로 삼았다.
하나는 관심있던 일본어 공부. 그리고 또 다른 하나는 근육량 증가.
마침 같은 사무처의 조종장교의 책상에서 헬스에 관한 책을 읽었다.
여지껏 잘못 알고 있던 많은 지식들이 그 책을 통해 정정되었다.
운동을 열심히 했지만 이론적으로 몰랐다.
고등학교, 대학교 교양으로 들었던 생물학 시간 외에 멈춰있던 영역의 지식에 구멍이 있었다.
근육이 증가하는 매커니즘, 그리고 생화학적으로 일어나는 일에 대해서 처음 알게 되었다.
식사량은 안 늘리고 단백질 보충도 없이 푸쉬업만 많이 한다고 팔이 두꺼워지지 않는 게 당연했다.
그 시절 가슴근육만 발달했다.
밀어내는 동작을 담당하는 이두의 발달없이 삼두의 발달은 앞에서 볼 때 팔이 더 가늘게 보이게 하는 효과도 있다
그 책에서는 운동전 탄수화물, 운동후 단백질을 보충하는 것에 대해 가르쳐주었다.
운동하는 사람에게 탄수화물은 근육량을 늘리기 위해 필요한 영양분이다.
하지만 운동하지 않고 일상을 의자와 운전석에서 보내는 대부분의 직장인들에겐 어떨까?
(탄수화물이 제공한 혈당은 근육세포에 저장되고 남으면 지방세포로 간다.)
물론 두뇌도 당*을 에너지원으로 삼는다.
(브런치 연재글을 준비하다보면 배가 고파진다. 영어자료들을 번역해도 마찬가지이다. 2/4분기에 그렇게 브런치 다이어트로 2kg가 빠져서 4/4분기에 운동하며 열심히 먹고 있다)
당, 포도당, 영어로는 glucose(글루코스)이다.
그런데 우리는 식빵을 먹으며 달다고 느끼지 않는다.
설탕이 뿌려진 것도 아닌데 그게 혈당수치와 연관이 있다는 건 ‘당’이 문제가 된 사람들이 아니고서야 관심을 갖기 쉽지 않다.
처리과정이 많을수록 '정제식품‘이다.
대부분의 과자와 봉지에 들어 있는 빵은 '초정제식품'이다.
소화기관 속에서 처리하는데 시간이 줄어든다.
빵이 그렇고, 백미가 그렇다.
소화기관에서 처리할 걸 밖에서 해놓고 먹으니 분해와 흡수가 빠르다.
그게 혈당수치가 급격하게 올라가게 한다.
직장생활을 시작한 초기에 주변 선배들이 혈당관리를 하는 것을 보고 알아보니 잡곡밥, 현미밥을 먹으면 좋다는 걸 알고, 흰 쌀밥은 사회초년생 자취방 밥상에 올라간 적이 없다. 스스로를 ’독거청년‘으로 부르게 된 나이가 될 때까지도 마찬가지이다.
나는 당뇨병이 없다.
하지만 장모님부터 아내의 동생 남편부터 회사 여러 선배들까지 혈당수치를 관리해야 하는 사람들이 보이기 시작한다.
흰쌀밥을 먹으면 그 쌀의 탄수화물이 분해되어 혈당지수를 높이는데 까지 걸리는 시간이 짧다. 현미가 (상대적으로) 좋은 건 그 겉에 있는 영양분도 있지만 혈당 관리 측면에서도 있다. 곡식의 에너지원으로 전환되어 흡수되기 까지의 시간이 짧은 게 불리하다.
밥을 하는 것 이상으로 시간이 걸리는 빵은 어떨까?
단맛이 없는 식빵도 혈당수치를 높이는 건 마찬가지였다.
당뇨만 없으면 신경 안 쓰면 되는 거 아니야?
나도 그런 줄 알았다.
WHO 통계를 살펴보았다.
1990년도에 2억명이던 당뇨환자는 2022년 8.3억명이 되었다.
특히 저-중소득 국가들에서 급증했다.
2022년에는 18세 이상 성인의 14%가 당뇨병을 얻게 된다.
연령군을 30세 이상으로 바꾸면 59%가 됐다.
2021년 당뇨가 직접 사인이 된 경우는 160만 건 70세 미만의 사인의 47%가 당뇨와 관련되어있다.
한국인의 대부분은 인슐린 저항성이 동반되는 제2형 당뇨병이다.
참고자료:
(1) https://www.who.int/news-room/fact-sheets/detail/diabetes
(2) https://www.diabetes.or.kr/bbs/?code=faq&category=B
나는 당뇨병도 없고 콜라를 입에 달고 사는 것도 아니다.
그런 내가 왜 설탕과 탄수화물을 신경쓰게 되었는지 설명해보려 한다.
회사원이 된 후 점심 식사 후, 오후 근무 중에 그렇게 졸렸다.
신입사원이 점심 먹고 졸음과 싸우고 있는 그 그림이 얼마나 웃겼을까?
앞으로 옆으로 꾸벅.
연차가 쌓일수록 졸리다는 걸 자각하면 자리에서 일어나 복도를 한 바퀴 돌고 돌아오거나 체력단련실에서 운동을 하고 돌아오는 센스가 생기긴 했다.
지금 돌아보니 당시‘식곤증’으로 알고 있던 게 사실은 ‘혈당스파이크’ 이후에 급락한 혈당수치가 미치는 영향이었다. 커피를 마시지 않아서 먹던 요거트스무디나 디저트가 영향을 미친 거다.
면밀히 살펴보니 혈당스파이크는 여드름, 조기노화부터 정신건강, 불임문제에 까지 영향을 미친다는 연구가 이루어져왔다는 걸 알게 되었다.
10대 후반에 여드름과 여드름 흉터에 그렇게 스트레스를 받았는데 설탕이 관련되어 있었을 줄이야…
(물론 사춘기의 정상적인 남성호르몬 폭발로 그랬던 시절도 있었겠지만)
중학교 때 누군가 이걸 알려줬으면 난 좀 더 나은 피부를 가지고 어른이 되었을까?
아니면 선크림없이 해변도시에서 바다바람을 맞으며 시도 때도 없이 농구를 했으니 다를 바 없는 상태였을까.
지금은 알 수 없는 던져봐야 무의미한 질문이다.
회사생활에서 겪은 어른들의 습관 변화는 주로 정기 건강검진 중 의사의 경고를 듣고나서였다.
간수치 몇이라서 위험하다는 등의 이야기로 ‘주당’인 선배가 절주를 하는 모습을 봐왔다.
그렇게 늦게 시작하는 건 보수작업으로서의 효과가 얼마나 될까?
내가 깨달은 인생의 진리 하나,
언제나 예방이 치료보다 효율이 좋다.
그럼 예방은 언제할 수 있는 걸까?
어렸을 때부터 중독성이 높은 음식을 제공해주면 어떻게 될까?
부모나 양육자의 관점에서 다시 바라보게 된다.
중학생 때 까지 나의 아침은 늘 한국인의 세 끼 비슷한 밥과 반찬이었다.
중국에 갔을 때도 혼자 간 게 아니라 어머니께서 해주시는 아침이었으니 달라진 건 없었다.
교환학생으로 미국에서 지내던 시절, 아침은 토스트와 오렌지쥬스, 아니면 시리얼이었다. ‘슈가 프로스팅’이 있는 켈로그, 알록달록한 시리얼부터 초코시리얼까지 다양한 종류가 있었다.
대학생이 되어 알게 된 지식은 설탕덩어리 시리얼을 피하게 해주었다.
그 후엔 현미후레이크로 전향하여 직장인이 된 후에도 세 아이의 아빠가 된 작년까지도 주방찬장에 상비되어있던 식량이었다. 건강하다고 생각했다.
그런데 주말에 아이들과 시리얼을 먹고 나면 그렇게 졸렸다.
아침에 활기차게 기운이 나야하는데 유독 시리얼과 고구마 등으로 시작하는 아침 식사 후엔 조금 지나면 그렇게 졸렸다.
편리하고 건강한 음식이라고 생각했던 현미후레이크에도 설탕은 숨어있었다.
시간이 모자라 아침을 계란, 아몬드, 캐슈넛, 호두 등으로 먹을 땐 괜찮았다.
혈당을 항시 모니터링 하는 기계가 생긴 후, 우리는 식후 혈당수치의 변동에 생기는 것을 편하게 관찰 할 수 있게 되었다. (예시-제품링크)
식사 후에 당연히 혈당수치는 올라간다.
하지만 아주 큰 폭으로 상승해서 급등하는 '혈당 스파이크'는 다르다.
혈당스파이크가 우리에게 미치는 주된 영향을 간략하게 살펴보자.
혈당스파이크는 우리 몸 안의 미토콘드리아에게 만성피로를 준다
당화(glycation) 이라는 프로세스를 통해 우리의 노화를 촉진시킨다
혈당스파이크를 조절하기 위해 췌장에서 인슐린이 분비 된다
혈당이 높으면 활성산소(Free Radical)가 생성되어 세포와 조직을 손상시켜 염증을 일으킬 수 있다.
염증을 촉진하는 화합물인 최종당화산물(Advanced Glycation End Product/AGE) 형성한다
우연히 생화학자biochemist로서 과학적 지식을 대중에게 알리고자 유튜버 'Glucose Goddess' (글루코스 여신/ 혈당여신)*을 알게 되었다. 그녀의 이름은 제시 인쇼스페(Jessie Inchauspe)그녀의 설명을 빌리면 이렇다.
*온라인상의 안티도 꽤 많은 듯하다. ..스스로를 여신이라고 부르면 ...미움 받기 쉽쥬....
*한국 출판업계는 인차우스페로 번역했다. 불어 모르는 이의 알파벳 읽기가 적용되었나보다. 공연업계까 비슷하게 스페인 전설 속 돈 후안을 돈 주앙으로 만들었다. (알파벳을 쓴다고 다 영어발음이 아닌데...)
미토콘드리아는 우리 몸 안에서 ‘에너지’를 생산하는 역할을 감당하고 있다. 이 친구들은 음식을 통해 들어오는 포도당/글루코스를 에너지원으로 삼는다. 그게 우리의 뇌, 심장 등 여러 기관에서 사용된다.
그럼 미토콘드리아에게 에너지를 많이 주는 게 뭐가 나쁜가요?
여기서 잠시 식물에게 물을 주는 비유를 사용하겠다.
식물의 생존과 성장에는 물이 필요하다.
하지만 물을 많이 준다고 좋은 건 아니다.
너무 많이 줄 때 죽는 경우도 있다.
세포도 마찬가지이다.
(1) 포도당은 에너지원이지만 너무 많은 포도당이 들어올 경우 ’과부하‘가 생긴다.
이런 과부하를 우리 몸은 ’만성피로‘라는 느낌으로 표현한다.
충분한 수면을 취한 후에도 느끼는 피로는 우리 몸 안에 과도하게 들어온 설탕덩어리 음식, 탄수화물 때문일 수 있다. 미토콘드리아가 제대로 기능하지 못하는 거다.
아침에 오렌지주스나 설탕이 있는 음식을 먹으면 일시적으로 힘이 나는 것처럼 느낄 수 있다.
하지만 그건 진정한 에너지가 아니다.
설탕이 도파민 분비에 영향을 미쳐 뇌가 그렇게 ’느낄 뿐‘이다.
하지만 이건 일시적인 ’쾌락‘에 불과하고 진정한 에너지가 아니다. 우리의 미토콘드리아가 설탕과부하로 손상되고 장기적으로 더 피로감을 느끼게 할 수 있다.
우리 몸의 미토콘드리아는 이런 설탕으로 인한 과부하, ’스트레스‘ 받는 상황 속에서는 ’활성산소free radicals‘(혹은 유해산소)를 생성하고 그게 우리 몸의 염증을 증가시킨다.
(2) 여드름은 염증반응의 일종이다.
혈당스파이크를 유도하는 식단을 유지하면서 표면적으로 피지분배가 문제라고 접근하면 그 효과가 단기적이거나 단편적이 된다.
이걸 진작에 알았으면 좋았을껄 ㅠㅠ
(3) 혈당 스파이크의 또 다른 ’효과‘는 glycation(당화) 이다.
그녀는 여기에 대한 예시로 오븐에서 구워지고 있는 닭고기를 생각 제시했다.
핑크빛을 띈 하얀색의 ’생고기‘가 익혀지는 동안 점점 하얀색으로 익혀지고 더 구워지면 결국 갈색이 된다는 것으로 비유를 사용한다.
우리 몸의 ’당화‘라는 효과도 비슷하다.
우리 몸 안의 연골을 보면 아기들은 하얗고 노년의 경우 갈색이라고 한다.
(이미지 자료를 넣고 싶어 검색해봤지만 찾는 것에 실패 했다. 하긴 누가 아기 연골을 사진을 ....)
우리는 출생시점 이후 부터 조금씩 ’익혀‘지고 있고, 그게 당화이다.
혈당스파이크는 그런 당화를 가속화 시킨다고 한다.
’웃픈’ 에피소드 1
중학교 3학년 시절 참석한 영어캠프에서 고2 형이 나에게 몇 학년인지 물었다.
나는 ‘3학년이요’ 라고 대답을 했다.
그리고 그 형은 ”우와, 수능을 앞두고 이런 캠프에 오셨네요.“ 라며 감탄을 했다.
(저 중3인데요…)

중3 때 고3으로 보였던 노안의 비애 에피소드 1이다.
웃픈 에피소드 2
그러고보니 중국에 살다가 방학 때 한국에 와있을 때도 이런 노안이라 겪은 황당한 일이 또 있었다.
친구 집에서 지내다가 친구가 학교에 갈 때 집에 혼자 있기 뭐하니 학원이나 학교를 가는 친구와 함께 따라나왔다.
그런 방학 일과의 첫 시간은 광화문 일대의 영어학원에서 수업을 하나 듣는 거였다.
파고다 학원이나 YBM.
나는 그렇게 아침에 직장인들과 수업을 듣고 광화문 교보에서 책을 보며 방학을 보내던 중학생이었다.
그런데 어떤 날은 광화문역으로 가는데 경찰 아저씨가 주민등록증을 보여달라고 했다.
(지금이야 의무경찰이란 걸 알고 있지만 그 때는 다 경찰아저씨로 보였다)
15세에게 주민등록증은 없다. ..
물론 중국에서 한국보다 일찍 진작에 두발자유화가 있었고, 난 머리를 짧게 하고 있지 않았던 게 이유가 되었을 지 모르겠다.
그러고보니 1996년에 이미 중국에서는 학생대상으로 체벌이 금지 되어 있었다.
혹시 나의 식습관이 나의 ’노안‘에 기여한 것이 아닌가… 라는 의문이 떠오르는 대목이다.
30대 중반을 지나서는 나이보다 어리게 보는 경우가 많아져서 다행이다.
혈당 스파이크이 미치는 영향 중 하나는 외적 노화 (주름생성의 가속)이 있고, 내적으로는 장기 손상이다.
혈당스파이크라는 상황을 마주할 때, 우리 몸은 우리를 보호하기 위해 그 혈당수치를 낮추려한다.
이 때 열심히 일을 하는 기관이 췌장(Pancreas)이다.
췌장이 인슐린을 분비한다.
그런데 췌장은 인슐린을 무한정 생산할 수 없다.
인슐린은 ’남아도는‘ 포도당을 간이나 근육에 저장시킨다.
그리고 이 저장공간이 다 차고나면 남은 포도당을 지방세포에 보관한다.
이게 탄수화물이 지방으로 전환되는 순간에 대한 설명이다.
함께 영어교육 수업을 들었던 영국에서 온 채식주의자 친구가 나보다 훨씬 비만이 될 수 있는 매커니즘이 여기에 숨어있었다.
고기가 아닌 빵과 밥이 우리 몸에서 지방세포에 저장되는 것이었다.
그리고 이건 체중 증가로 이어질 수 있다.
몸 속의 지방세포가 커지면 당연히 외적으로도 내면의 변화를 관찰할 수 있게 되는 게 당연하다.
지방세포를 이야기한 김에 잠시 아이들에게 촛점을 돌려본다.
지방세포가 사람을 ’뚱뚱하게‘ 만드는 방법은 두 가지 이다.
지방세포의 개수가 늘어나거나, 지방세포의 크기가 커지거나.
체중감량을 위한 다이어트를 할 때, 지방세포의 개수를 줄이는 것을 불가능하다고 한다. 지방세포의 개수가 많으면 살이 더 찌기 쉬운 게 된다. 어렸을 때 지방세포의 개수가 늘어난다.
이게 소아비만이 성인비만보다 문제가 되는 이유이고, 이게 내가 아이들의 식습관에 신경을 쓰는 이유 중 하나가 되었다.
나중에 엄마 아빠 손을 떠난 후에도 이 때 조절해준 지방세포의 수가 아이들의 성인이 된 삶에 영향을 미칠 거라는 것을 알기 때문이다. 지방세포 수가 적은 편이 살을 뺄 때 더 도움이 된다.
그런데 이런 혈당스파이크가 빈번해지고 더 강렬해질 수록 우리 몸이 이걸 관리하는 게 더 어려워진다. 그리고 이런 잦은 혈당스파크는 인슐린 저항과 제2형 당뇨에 기여한다.
나는 물만 먹어도 살 찌는데
ㅇㅇ은 과자 먹고 콜라마셔도 안 찌더라고
복잡한 게 싫으니 철학적 미니멀리즘으로 뇌를 편안하게 해주려는 ‘악마의 속삭임’이 들릴지도 모르겠다.
그 유전학이라는 과학적 단어를 입고 있는 허무주의 철학은 이렇게 속삭일 거다.
야, 어차피 복불복이야.
다 유전이야 유전.
분명 당뇨에 영향을 미치는 유전적 요인은 존재한다.
하지만 우리의 일상 속 습관이 미치는 영향이 당뇨병으로 이어질 수 있다면?
그 과실비율은 어떻게 산정해야 할까?
여기서 영향을 미치는 게 근육량이다.
근육량이 많으면 설탕덩어리 음식을 처리하는 데 유리하다.
우리의 근육은 에너지를 위해 포도당을 갈구하고 있다.
그렇기 때문에 근육량이 높을수록 포도당을 더 잘 흡수/사용할 수 있는 거다.
그래서 일상 생활 속에서 달콤한 음식을 포기할 수 없다면 먹는 시점을 바꾸는 전략을 취할 수 있다.
운동 직후에 먹는다면 혈당수치에 미치는 영향을 최소화 할 수 있다.
(물론 섭취량도 영향을 미치니 조심하자. “운동 직후에는 0 칼로리” 라는 이상한 공식으로 넘어가면 안된다. )
근육량이 많은 사람이 혈당스파이크를 적게 경험하게 한다.
으로서는 체내수분, 스트레스, 장내미생물 구성, 유전적 요소, 수면의 질 등이 있다.
여성의 경우, 생리주기가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폐경기를 지난 후에 몸이 혈당에 반응하는 게 달라지기도 한다.
어떤 사람들은 유전적으로 포도당 저장을 위해 지방세포를 사용하는 걸 더 효율적으로 할 수 있다. 아시아 남방계 사람의 경우, 지방세포를 키우는 능력이 부족하여 포도당 저장능력이 제한되어 더 큰 혈당 스파이크를 겪는 것 성향이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앞서 청소년기에 피크를 찍은 생애 최고 체중이 78kg라고 고백했다.
성인이 되어 178.7cm에 위로 자라는 것을 멈춘 후, 나의 체중은 20대부터 30대후반까지 안정적이다.
대학교 휴학생 시절, 2개의 아르바이트를 하며 ㅇㅇ구 체육센터에서 하던 새벽 5시 수영반을 다녀서 60kg 미만에 도달할 뻔한 혹사기가 있던 예외도 있다. 하지만 그건 특수한 상황으로 보통으로 잘 먹고 잘 잘 때 66kg에서 68kg 사이가 변동폭이다.
이런 체중은 직장인이 되어서도 유지되어 지난 12년간 체중은 위 범위에서 벗어나지 않았다.
육아기 수면시간을 쪼개서 브런치를 병행하다 64kg로 하락한 적도 있으나 대부분 66kg에서 보내고 있다
그럼 나의 체중은 ‘살 찌지 않은 체질’이라서일까?
육아가 시작 되기 전까지는 매주 월요일 사내농구동호회 활동이 있었고, 자전거 출퇴근을 했다.
아내를 만나기 전까지 일과가 시작하기 전에 혹은 퇴근 후, 주2-3회 사내 체력단련실에서 웨이트트레이닝을 했다.
(근육량이 많을 때는 더 배가 쉽게 고파진다. 무엇보다 근육량 증가를 위해서 추가로 섭취해야 하는 단백질 공급에는 ’추가비용‘이 들었는데, 보충제를 먹을 때만 잠깐 증가 하고, 안 먹으면 빠지니 그게 효율적인 삶의 운영방식인가 하는 의문이 들 때도 있었다.)
우락부락한 근육질이 되지는 않았지만 마른 근육형 인간으로서 10여년 살아가며 디저트를 즐길 수 있었던 비결로 작용한 게 아닐까 생각해본다.
물론 술도 담배도 안 하는 게 건강에 영향을 안 미쳤을리가 없고...
결혼 전까지 자전거 출퇴근을 했던 게 운동이 됐을 것 같다.
유전가능한 병은 실재하지만,
습관은 체질이 아니다.
이 부분은 나에게도 의외 였고 믿고 싶지 않을 정도로 석연치 않은 내용이다.
건강하다고 생각했다고 먹어왔던 과일들에게 배신감을 느꼈다.
저자에 따르면 현대사회에서 소비되는 과일은 대부분 개량을 통해 특별히 더 달아졌다고 한다. 결과적으로 더 많은 당분을 포함하게 되어 혈당스파이크에 기여하게 된다는 이야기다.
그런 주장에 어떤 근거가 있는지 살펴봤다.
현대의 과일과 채소는 50년 전보다 영양소 함량이 감소했다는 연구를 찾아볼 수 있었다.
Source: Davis, D. R., Epp, M. D., & Riordan, H. D. (2004). Changes in USDA Food Composition Data for 43 Garden Crops, 1950 to 1999. JACN. (PubMed 링크)
또 야생과 재배된 과일, 예를 들어 야생 사과(Malus sieversii)와 재배된 품종을 비교한 연구에 따르면, 야생 과일은 더 씁쓸하고 당도가 낮지만, 폴리페놀 화합물과 항산화물질의 함량이 더 높다고 한다. 한 연구에서는 크기와 단맛을 위해 품종 개량된 요즘 딸기가 구형 품종에 비해 엘라기산 및 기타 식물 영양소의 농도가 낮다는 사실을 밝혀냈다.
Source: Andersen, Ø. M., & Markham, K. R. (Eds.). (2005). Flavonoids: Chemistry, Biochemistry, and Applications. (소개페이지)
물론 과일에는 섬유질을 비롯한 다른 성분들 있다.
그리고 모든 과일이 같은 건 아니다.
베리류는 ‘설탕’ 함유가 낮기 때문에 혈당수치가 적게 올라간다.
바나나나 망고, 파파야, 포도는 설탕이 많다.
그런데 바나나엔 또 칼륨과 철분, 비타민B6 등이 있고,
망고엔 비타민C,A,E 칼륨, 마그네슘 등이 있고, 파파야는 엽산등 이 있다.
그 모든 걸 당을 기준으로 구분하여 평가하는 건, 그 역시 단편적인 접근 방법이라 생각한다.
물론 과일을 통째로 섭취했을 때는 풍부한 섬유질이 주는 이점이 있다. 섬유질은 포도당 흡수를 조절하는데 도움이 된다. 하지만 과일을 쥬스로 만드는 등의 처리를 했을 때는 섬유질이 사라지고 ‘설탕물’이 된다.
많은 사람들이 과일주스는 ‘자연산’이기 때문에 건강하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그건 설탕물 탄산음료와 비슷하다. 탄산음료의 설탕 역시 자연산 사탕무(sugar beet)나 사탕수수(sugar cane)에서 추출된다.
중요한 건 설탕이 어디서 온 것인지가 아닌 농도와 형태이다.
주스의 형태처럼 섬유질을 제거하면 설탕이 급속히 흡수되고 탄산음료와 비슷한 혈당스파이크로 이어질 수 있다.
커피가 마시기 싫어 골랐던 ‘과일스무디‘나 ’제철과일주스‘가 나에게 혈당스파이크를 안겨줬나보다.
달지 않아 설탕과 무관하다고 생각한 음식들도 있다.
빵, 파스타, 쌀밥, 감자, 오트밀 등이 대표적인 예이다.
혈당에 대한 공부를 하기 전에는 이것들은 ‘단맛’이 없으니 괜찮을 거라고 생각했던 시절이 떠오른다.
집에서 만들 땐 면의 양을 조절하지 못해 늘 과식했던 파스타.
하지만 화학적으로 보면 결국 이 모든 것들은 전분(Starchy)의 형태이고 결국은 포도당으로 분해되어 혈당수치를 증가시킨다.
과일을 먹을 때는 반쪽은 포도당 다른쪽은 과당(fructose)로 구성된 ‘수크로스(Sucrose)‘라는 다른 분자를 섭취한다.
신기하게도 단맛을 느끼게 하지만 혈당수치를 올리지 않는 화학첨가물도 있다.
바로 아스파탐이나 스테비아가 대표적인 예이다.
각각 다른 문제에 연관된 것으로 보여 안심하기엔 이른 설탕대체제 이다.
혈당 측면에서만 봤을 때는 이런 합성감미료는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 단맛을 내는 것이 포도당이 아닌 다른 화학물질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거의 모든 것들이 그렇듯 대체품은 대가를 치루게 된다.
합성감미료/인공감미료는 혈당생성에 영향을 미치고 ‘포만감’을 감소시켜 체중증가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
대사증후군으로 이어져 심장질환과 당뇨의 리스크를 높일 수 있다.
장기간 복용(?)한 합성감미료, 특히 아스파탐과 수크랄로스는 편두통이나 두통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아스파탐은 불쾌감과 우울감에 영향을 미친다는 주장도 있다.
인공감미료는 장미생물 구성에 영향을 미쳐 궁극적으로 간과 연결된 문제로 이어진다.
내가 어린 나이에 치과 치료 후 귀가길에 사탕을 받아가던 부조리한 장면은 아이들의 아빠가 되고 나서도 계속 목격하게 된다.
우리 아이들이 병원에 가서 예방주사를 받고 나와서 울 때 아이들에게 주는 “비타민“은 어떨까?
아이들을 달래기 위해 간호사 선생님들이 내미는 바로 그 ‘비타민’이다.
물론 선의로 주는 것이지만 간호사 선생님들이 아이의 장기적인 건강을 고려해서 그런 걸 줄까 말까 고민하지 않을거다. 소아과 원장님도 그런 것 까지 생각하지 않을거다.
부모가 직접 생각해야 한다.
'설마 병원에서 몸에 안 좋은 걸 주겠어?' 라는 단순한 전제는 위험하다.
우리 집에서 단맛 자체를 경계하는 건 아이들의 식욕, 밥 잘먹는 아이로 키우면 좋은 여러 가지 보편적이고 실용적인 이유에서였다. 하지만 합성감미료에 대한 경계심은 결이 다르다.
아이들이 먹는 음식을 제조하는 회사들은 영리기업이며 그들은 부모의 마음이 아니라 기업의 이윤을 추구하기 위해 움직인다.
그들에게는 법에서 규정하는대로 하면 된다.
식료품과 관련된 법규는 어떨까?
잠시 설탕이 아닌 주류를 살펴보자.
마트에서 보이는 맥주 중, ‘하이트 제로’, ‘카스 제로’라는 제품이 있다.
하나는 0.0, 하나는 0.00이라는 수치가 보인다.
규정상으로는 ‘비알코올 (non-alcoholic)’ 과 ’무알코올‘(alcohol free)’를 구분하도록 되어있다. 알코올 함량이 0%일 때는 무알코올, 1% 미만일 때는 비알코올로 표시해야 한다. OB맥주의 ’카스 0.0‘(335ml)는 에탄올이 0.02% 함유 되어있다.
규정을 모르고 있다면 그저 상품 위의 ‘0.0’이 ‘전혀 없음’을 의미한다고 생각하기 쉽다.
얼핏보고 알콜 없는 맥주라고 생각하고 마셨다면 배신감을 느낄만하다.
식품의약품안전청에서 발행한 안내자료를 보자.
의아하게 느낄만한 내용들 몇 개가 있다.
[영양성분값 표시방법] …“영양소 함량이 없는 경우, …. 그러나 영양성분이 소량 함유된 경우에는 영양성분별 세부표시 방법에 따라 각 영양성분별로 ”0“으로 표기할 수 있는 규정을 고려하여 표시할 수 있습니다.
...소량 함유된 경우에는 영양성분별 세부표시 방법에 따라 각 영양성분별로 ”0“으로 표기할 수 있는 규정...
“..그러나 영양성분별 세부표시방법에 따라 ”0“으로 표시하는 경우 (각 영양성분별 미량 검출되어도, ”0“으로 표시할 수 있는 기준)는 제외됩니다.
-관련조항 <식품 등의 표시기준 ‘별지1‘ 1.가. 9)라) (2) -
출처 : https://www.mfds.go.kr/brd/m_211/view.do?seq=14378
조금만 들어있으면 0인가…?
반대면에서 생각해봤다.
붕어빵은 붕어가 안 들어가 있어도 모양 때문에 붕어빵이다.
붕어가 안 들어가 있어도 붕어라고 불러도 된다.
호두과자는 호두모양에 호두가 조금 들어가 있고 팥앙금이 주성분이다. 모양과 성분 모두에 호두가 있다.
위에 상응하는 일본의 길거리 간식 타코야끼의 ‘타코’는 문어라는 뜻이다. 타코/문어가 조금 들어가 있다. 모양이 문어는 아니다.
조금 들어가 있어도 음식의 이름에 함유물질의 성분으로 호칭을 붙이는 건 무리가 없다.
꿀 홍삼이란 음료에는 0.075% 홍삼농축액이 들어있다.
꿀은 사양벌꿀이다.
설탕물 먹고 만든 꿀이란 얘기다.
사양벌꿀을 줄여서 꿀이라고 부르는 걸 말릴 수는 없겠다.
벌들이 꽃들을 오가며 열심히 일해서 만든 꿀과 다르겠지만. 꿀은 꿀이니...
자, 그럼 조금 들어 있는 것에 대해 생각해보자.
조금 들어 있으면 없는 것인가?
철학적으로는 용납할 수 없는 명제이다.
현실적으로 제조과정에서 완전히 제거하기 어려운 것이나 포함될 수 없는 것이라면 어쩔 수 없어 그런 규정이 있는걸까?
유해물질은 어떨까?
지난 몇 해간 이슈가 되었던 ‘아스파탐’을 다루는 관련 기관들의 태도는 이상했다.
아스파탐은 체내에서 소화과정을 거치며 페닐알라닌, 아스파트산, 소량의 메탄올로 분해된다. 모두 체내에 축적 되지는 않는다고 알려졌다.
세계보건기구(WHO)의 산하 국제암연구소(IARC)와 식품첨가물에 관한 합동전문가 위원회(JECFA/Joint Experct Committee on Food Additives)는 체중 1kg 당 40mg을 허용한 기준을 재확립했다.
출처: https://www.who.int/news/item/14-07-2023-aspartame-hazard-and-risk-assessment-results-released
[번역] 국제 암연구소 (IARC)는 아스파탐을 인간에게 'possible carciogenic/발암가능성이 있는 물질'(2B 그룹)으로 분류했다. 인간에서의 암에 대한 제한적인 증거(특히, 간암 중 하나인 간세포암에 대한 증거)를 바탕으로 한 것이다. 또한, 실험 동물에서의 암에 대한 제한적인 증거와 암을 유발할 수 있는 가능한 메커니즘과 관련된 제한적인 증거도 있었다.
그룹 1(Carcinogenic for humans/발암유발) 에 술, 흡연, 간접흡연, 대기오염, 가공육(소세지, 햄), 석면 등 126개가 있다.
그룹 2A(Probably carcinogenic/발암성 추정)에는 고온 조리시 발생하는 연기, 야근(...?!), 붉은 고기, 65도 이상 뜨거운 음료 섭취 등 94개가 있다.
그럼 그룹 2B(Possibly carcinogenic for humans/발암 가능) 에는 뭐가 있을까? 알로에베라*, 채소절임, 내연기관 배출연기, 휴대용 전자기기에서 나오는 전자파등 322개. (그룹C에는 프린트용 잉크, 미네랄 오일 등 500개가 있다.)
제한적인 증거/limited evidence 는 탐탁치 않다.
이런 안내를 바탕으로 '안전하다'고 생각해도 되는 건지는 의문이다.
10년 후, 20년 후, 30년 후, 후속 연구 결과 그룹 2A가 되거나 그룹1로 판명 날 지 모른다.
(물론 그 반대의 가능성도 있다. 사카린은 20세기 초반에 사용되다가 1970년대에 실험쥐의 방광암과 연관을 짓는 주장이 있었다. 추가적인 연구가 동물실험이 인간에 미치는 연관성에 대해 의문을 제시하여 2000년에는 FDA나 WHO가 제한된 섭취량에 한해 안전하다고 규정한다. 건강을 위해서 사카린을 선택하라는 기사가 나올 정도이다. (링크))
아스파탐이 논란이 되자 아스파탐이 없는 제품이 나온다.
아이들이 친구들이 나눠줬다고 가져왔다.
요즘 유행하는 ‘캐치 티니핑’을 ‘비타씨’를 살펴봤다.
잠깐만.
감미료를 살펴보기 위해 포장지를 봤는데..빙초산?!
앞에 붙은 HACCP[해썹]은 무엇을 뜻하는걸까...
석유를 정제해서 만드는 빙초산을 아이들 과자에 넣는다고?
제품을 검색해서 홈페이지를 살펴봤다.
혼합체제1 이라는 것 안에 빙초산(아세트산/glacial acetic acid)이 들어가 있다.
혼합체제2 에도.
일단 혼합체제라는 게 왜 넣는지 궁금해져서 찾아봤다.
우선, 유통기한을 늘리고 품질을 유지하기 위해서이다.
산화 방지제, 습기 조절제 같은 성분을 넣어 과자가 쉽게 상하거나 눅눅해지지 않게 한다.
그리고 맛과 향을 일정하게 유지 하기 위해서 감미료(단맛), 산미료(신맛), 향료 등을 섞어 만든다.
다. 바삭바삭하고 눅눅하지 해지지 않도록 하거나 부드러운 식감을 유지하게 하려는 식감개선의 목적도 있으며, 혼합한 체제를 사용하면 제조 과정이 간소화 되어 비용절감과 생산속도 향상에 도움이 된다.
빙초산
빙초산은 석유에서 추출하는 걸로 알고 있었는데 왜 애들 간식에 빙초산이 들어있는건지…
탐탁치 않다.
찾아보니 과자를 생산하는 기업입장에서는 훌륭한 다용도 멀티플레이어였다.
빙초산의 약산성 성분이 미생물이나 세균의 성장을 억제하는데 효과적이고, 신맛을 조절하는데 사용되어 새콤한 맛이 필요한 제품에 사용된단다.
부패 방지와 유통기한을 늘려주는 한편, 제품의 맛에도 기여하는 거다.
기업입장에서는 쓰고 싶을 물질이다.
주정
그러고보니 ‘주정’이란 단어도 신경쓰인다.
중국어로는 ‘알코올’을 酒精[지우 징]이라고 해서 ‘주정’이란 단어가 알콜이란 걸 안다. 아이들은 알까. 외래어를 쓰면 에틸알코올/에탄올이다.
주정은 항균 및 방부제 역할을 하니 역시 보존을 위해 도움이 된다. 과자나 간식에 향료와 맛이 균일하게 분포되도록 하기도 한다. 습기조절을 하니 과자의 바삭함을 유지하고 눅눅해지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서 들어간다. 향료나 착색료를 녹이는 용매로도 사용된다.
이런 '비타민'은 건강에 좋을까?
비타민 A, B2, C, D3, E 다섯 가지 종류의 비타민이 포함되어 있으니 비타민…이 있는 것은 맞다. 하지만 그 비타민들이 ‘과자’가 되어 유통되기 위해서 화학첨가물들이 어마어마 했다.
합성향료, 주정/에탄올, 빙초산이 들어가 있다.
화장품에서 자주보이는 합성알코올인 프로필렌글리콜도 있다.
물론 소량이라서 규정상 괜찮으니 들어있는 걸 거다.
그리고 소량의 것들은 많이 먹으면 문제가 된다.
개인별 민감성/과민성에 대한 차이가 있고 또 어떤 것들은 축적이 되고 어떤 것들은 축적되지 않고 배출된다. 어떤 것들은 배출되니깐 안전하다는 근거로 사용되기도 하지만 소화기관을 거치며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고 안심하기엔 이르다.
장기적인 영향에 대한 연구는 늘 신중하게 바라봐야 한다고 생각한다.
특히 식품의 경우, 과학적으로 100% 엄밀한 데이터를 확보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특정실험군(사람)에게 유해성이 의심되는 화학물질의 효과를 실험하는 게 도덕적 문제가 되기 때문이다.
발암물질을 먹는 실험을 해서 암이 발생한 사람에게 어떻게 보상해줄 것인가?
(인류는 아직 암 정복과는 거리가 있다)
빙초산이 눈에 들어와서 찾아봤지만 애들 입맛에는 단맛을 넣어야 사먹으니 ‘감미료’는 빠질 수 없다.
그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 아스파탐 대신 ‘아세설팜칼륨과 수크랄로스’를 넣었다.
그럼 아스파탐 대신 넣은 수크랄로스(Sucralose) 는 정말 안전할까?
'Generally Considered Safe' 라는 표현으로 설명하지만, 장미생물과 신진대사에 미치는 영향에 대한 연구에서 새로운 의견이 제시되고 있다. 장기적인 결과를 보기 위해서는 시간이 필요하다.
줄여서 말하면 안전하다고 말하기 이르다.
출처: https://pubmed.ncbi.nlm.nih.gov/37246822/
https://www.tandfonline.com/doi/full/10.1080/10937404.2023.2213903
마음 놓기는 이르다.
그럼 아세설팜칼륨(Acesulfame Pottasium/Ace-K)은?
설탕이 아니니깐 괜찮아 하고 먹는 ‘제로슈가’ 류의 제품에 포함된 인공감미료이다.
마찬가지이다.
쥐를 대상으로 한 실험에서 암의 발전과 연관성을 시사했지만 그 연구는 설계에 문제가 있다는 비평을 받기도 한다. 쥐를 대상으로 한 실험에서 혈중 아미노산과 지방, 생화학물질 농도에 영향을 미치고 체내 지방 대사에 영향을 미치는 것을 확인했다.
신경쓰이는 것은 수유 중인 여성의 모유에서 아세설팜칼륨이 다른 인공감미료 보다 많이 발견되어 영아의 성장과 장내미생물에 영향을 미칠 가능성에 대한 의혹이 생겨나고 있다
이런 인공감미료가 췌장암의 위험을 높이는 걸 발견했다고 주장하는 연구도 있다.
근거: https://pmc.ncbi.nlm.nih.gov/articles/PMC10963998/
https://www.cancer.gov/about-cancer/causes-prevention/risk/diet/artificial-sweeteners-fact-sheet
물론 전 국가적으로 일관성 있는 결과를 보여주고 있지 않다는 한계가 있다.
하지만 이 정도 의심이 된다면 확정되기 전에 조심히 접근하는 게 안전하다고 생각한다.
“…오랜 기간 이슈가 되었지만, 이번 연구 결과를 통해 확실히 암을 유발하는 것으로 확인되어 논란이 종식될 것으로 보인다” 등의 기사를 기다리는 게 현명할까?
독자가 참고하면 좋을 한국어 기사 링크를 남긴다. → https://kormedi.com/1528980/
나의 치아, 여드름을 거쳐 아이들의 건강에서 시작된 설탕에 대한 조사는 어느 덧 훨씬 무서운 단어로 이어졌다. 특히 좋아하는 작가들의 사망원인인 췌장암에 대해 궁금해서 알아봤던 인슐린 저항, 혈당과 합성감미료의 관계까지 오게 되었다.
단 것을 좋아하는 게 치아건강에만 안 좋은 줄 알았는데 알아보면 알아볼수록 섬뜩해졌다.
이쯤에서 -아니, 어쩌면 진작에- 스멀스멀 올라오는 ‘철학적 미니멀리즘’의 목소리가 들려온다.
“야, 야 .. 그렇게 따지면 먹을 수 있는 거 하나도 없어.
스트레스 받으면서 건강한 거 먹는 것보다
스트레스 안 받으면서 편하게 먹고 싶은 거 먹는 게 더 건강에 좋아.”
스트레스가 건강에 안 좋은 건 맞다.
하지만 이런 문장은 삶에서 멀리하면 멀리할 수록 지혜와 건강에 가까워질 수 있다.
어차피 한 번 태어나고 죽는다. 그건 단순하다.
하지만 수정란이 태아가 되어 출생을 향해 성장하는 과정이나 한 사람 안의 여러 신체기관들에서 일어나는 일을 세밀하게 살펴보면 복잡하다. 심지어 세포 하나 안에서 일어나는 일들만 살펴봐도 ‘공장 급‘의 과정이 운영되고 있다.
이번 글을 쓰기 위해 조사 마주하게 된 섬뜩한 과학적 사실이 있다.
혈당수치가 높을 때 종양이 성장한다는 연구결과이다.
악성종양을 한 글자로 표현하면 암이다.
암?
단 거 먹는 거 주의하라고 하다가 암에 대해 이야기를 하게 됐으니,
암세포를 살펴보며 인간의 건강에 대한 복잡한 현실을 살펴보자.
1931년 노벨생리학상을 수상한 독일의 생리학자/생화학자 오토 바르부르크(미국식 발음 [워버그]) 박사가 제시한 가설을 알게 되었다.
그는 포도당 대사와 종양 성장 사이의 연관성을 밝혀냈다. 그는 세포의 ’호흡 결함‘과 미토콘드리아 기능 장애가 암세포로 변형되는데 중요한 역할을 한다는 가설을 제시했다.
그렇게 인류는 이미 100여년 전에 워버그 효과(Warburg Effect)라는 것을 듣게 됐지만 당시 빛을 발하지 못한다.
(신진)대사의 관점에서 살펴보자.
정상세포는 원래 ’산화적 인산화(oxidative phosphorylation)이라는 과정을 통해 에너지를 생성한다.
쉬운 말로 풀어서 설명해보면 이렇다.
우리는 음식을 먹고 공기를 마시고 이산화탄소와 수증기를 배출한다.
우리가 먹은 음식은 분해되어 세포 안의 ‘미토콘드리아’를 통해 에너지로 전환된다.
하지만 산소가 부족한 상황에서는 ‘호기성 당분해 aerobic glycolysis’를 사용한다.
또 어려운 말이 나왔다.
무슨 말인지 풀어보자.
인간이라는 생명체가 호흡을 하듯 우리 몸안의 세포들도 호흡을 한다.
세포가 산소를 공급 받지 못할 때, 우리 몸의 세포는 산소 없이 에너지를 얻기 위한 절차를 가동하는 데 두 가지가 에너지원으로 사용된다. 하나는 음식을 통해 혈류에 존재하는 글루코스(혈당)이고 다른 하나는 혈류 중 가장 수치가 높은 아미노산인 글루타민이다. 산소가 없을 때 이 두 가지 ‘연료’를 사용해서 우리 몸은 ATP(에너지/원료)를 얻게 된다.
만약 우리가 숨을 쉴 수 없게 되면 우리 몸은 젖산과 석식산(succinic acid)으로 가득차게 된다.
(심장마비를 겪을 때 몸에서 일어나는 일이다.)
젖산은 혈당으로부터 석식산은 아미노산인 글루타민으로부터 온다.
이런 산소가 없는 상태에서 에너지를 만드는 과정을 ‘발효’라고 표현한다
하지만 암 세포는 충분한 산소가 있어도 많은 양의 포도당을 소비하며 이를 젖산으로 전환한다. (이런 대사 변화는 암세포의 빠른 성장에 필요한 에너지와 생체분자를 생성하는 것을 가능하게 한다)
어려운 말들을 다 걷어내고 기억하기 쉬운 문장으로 바꿔보자.
혈당이 얼마나 높은지가 종양이 얼마나 빠르게 자라는지를 결정한다.
혈당수치가 높을 때 종양은 성장한다.
실험실의 동물과 인체실험에서도 확인된다.
만약 몸 안에 종양이 있다면,
혈당을 높이는 식습관은 종양에게 비료를 주는 것과 마찬가지라는 이야기다.
앞서 언급된 내용은 나의 개인 연구가 아니다.
난 생물학 박사도 의학 학위도 없다.
위 내용은 보스톤 대학에서 생물학, 유전학, 생화학을 가르치고 있는 토마스 지프리드(Thomas Seyfried) 교수를 통해 배운 내용이다.
그는 책 <Cancer as a metabolic disease: On the Origin, Management, and Prevention of Cancer> (아마존 원서 링크)을 통해 이렇게 주장한다.
모든 암은 여러 다른 조직에서 일어나는 한 종류의 질병이다.
So all cancers are a singular type of disease. It's just that they happen in different tissues. But when you look at the underlying problem, they're all very very similar.
Thomas N. Seyfried (Ph.d)
토마스 지프리드 교수(Thomas Seyfried)는 암의 발생원인을 미토콘드리아의 기능 이상에서 찾는다.
토마스 지프리드 박사는 본인이 과거에 들어봤지만 무시하고 있던 오토 바르부르크의 가설을 다시 살펴보게 된 계기가 있었고, 마침 자신이 진행하고 있던 동물실험에서도 같은 결과를 보게 되었다.
지프리드 교수의 말에 따르면 암은 유전적으로 발생하는 것(Somatic-Mutation Theory/SMT)이라는 현대의학의 패러다임에 갇혀 오토 바르부르크의 가설/의견은 무시되어왔다고 한다.
패러다임에 갇혀 진보하지 못하고 있는 것들에 대해서는 늘 주의 깊게 살펴보는 사람으로서 면밀히 그 주장을 살펴보게 되었다. 과거에도 ‘리처드 도킨스는 틀렸다’고 말하는 옥스포드 대학의 데니스 노블 교수의 주장에 대해 살펴본 적이 있었다. 패러다임이 고정되어 있으면 그 이론에 반하는 새로운 증거들의 해석에 영향을 미친다는 것을 본 적이 있기에 더욱 그랬다.
기존의 암의 체세포 돌연변이 이론(Somatic mutation theory of cancer)에 따르면, 핵의 돌연변이는 조절되지 않은 세포 성장으로 이어진다. 하지만 미토콘드리아 대사 이론에서는 암이 세포 대사의 전환, 특히 산화적 인산화에서 발효로의 전환에서 발생한다고 가정한다. 이 틀에서 돌연변이는 대체로 무관하다.
미토콘드리아가 결함이 생기면 발암성이자 돌연변이원성인 반응성 산소종(reactive oxygen species/ROS)을 방출한다. 즉, 돌연변이를 일으킬 수 있다는 뜻이다. 체세포 돌연변이 이론의 초점인 종양 세포의 핵에서 발견되는 대부분의 돌연변이는 실제로 미토콘드리아 기능 장애의 하류 효과이다.
다시 말해, 미토콘드리아의 기능 장애가 돌연변이를 일으키는 것이지 그 반대가 아니라는 말이다.
이것은 체세포 돌연변이 이론의 핵심 아이디어에 도전한다.
그 외에도 기존 이론에서 해석이 모호한 아래의 다른 증거들도 이런 반론을 지지하는데 사용된다.
돌연변이가 걷잡을 수 없는 세포 성장의 원인이라면,
돌연변이가 없는데도 통제할 수 없이 성장하는 암세포를 어떻게 설명할 수 있을까?
이건 돌연변이 기반 모델에 중요한 문제점이다.
체세포 돌연변이 이론의 지지자들은 돌연변이를 두 가지 종류로 구분하여 이 문제를 설명하고자 시도한다:
한 종류는 통제불가능한 성장을 유발하는 것으로 추정되는 "드라이버" 돌연변이.
그렇지 않은 것은 "패신저" 돌연변이로.
하지만 최근 연구에서 드러나는 새로운 증거들은 이 이론을 더 복잡하게 한다.
최근 연구에서 암이 없는 한 사람의 정상 조직에서 소위 ‘드라이버’ 돌연변이(Driver mutation)이 발견되었다.
(참고자료 Mutations in normal tissues—some diagnostic and clinical implications https://pmc.ncbi.nlm.nih.gov/articles/PMC7594459/ )
예를 들어, 완벽하게 건강한 개인의 식도와 신체의 다른 부분에서 ‘드라이버 돌연변이‘가 확인되었다. 이런 돌연변이의 존재에도 불구하고 종양은 발생하지 않았다.
만약 ’드라이버 돌연변이가 암의 원인이라면 왜 이 '드라이버 돌연변이'가 종양형성으로 이어지지 않는지에 대한 의문을 제기할 수 있다.
체세포 돌연변이 이론에 반하는 가장 강력한 증거는 핵 이식 실험에서 나온다.
종양세포에서 핵을 체취하여 정상적인 건강한 세포의 세포질에 삽입해도 세포는 이상 없이 잘 자란다.
반대로 건강한 세포핵을 채취해서 결함이 있는 미토콘드리아가 있는 종양세포의 세포질에 삽입하면 조절장애(dysregulated)가 있는 종양 같은 성장을 보여준다.
이런 결과는 (세포)핵이 아닌 미토콘드리아의 기능장애가 문제라는 걸 보여준다.
이런 미토콘드리아 관점에서 (1)돌연변이가 없는 암세포의 존재와 (2)‘암이 되지 않은 정상 세포에서의 드라이버 돌연변이의 존재에 의해 뒷받침 된다.
지프리드 교수는 이렇게 말한다
“이러한 관찰 결과를 종합해 보면
암은 유전적 질환이 아니라는 것을 강력히 시사하죠.
암이 유전적 질환이라는 믿음을 고수하려면
미토콘드리아 기능 장애가 근본 원인이라는 것을
압도적으로 지지하는 이 증거를 무시해야 합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암이 유전적이라는 가정은
교과서와 이 분야에서 여전히 굳건히 자리 잡고 있습니다.
(원문)Taken together, these observations strongly suggest that cancer is not a genetic disease. To persist in the belief that it is requires ignoring this evidence, which points overwhelmingly to mitochondrial dysfunction as the root cause. Despite this, the assumption that cancer is genetic remains entrenched in textbooks and the field at large. “
(데니스 노블 교수가 실험을 통해 심박수를 조절하는 것으로 알려진 유전자에 대한 실험을 한 것과 비슷한 논리이다. 그의 실험에서 그 유전자를 제거해도 심박수는 유지되었다.)
요약해보자.
그는 암이 유전적 질환이라는 일반적인 견해에 도전하며, 대신 미토콘드리아 기능 장애의 역할을 강조한다.
체세포 돌연변이 이론은 핵의 돌연변이가 암을 유발한다고 제안하지만, 최근 연구결과에 따르면 많은 암세포가 돌연변이 없이 성장하는 반면, "주도자" 돌연변이가 있는 일부 정상 세포는 종양이 발생하지 않는다. 핵 이식 실험은 종양 행동이 핵이 아니라 결함이 있는 미토콘드리아와 관련이 있음을 추가로 보여준다.
이러한 발견은 암을 유전적 돌연변이가 아닌 미토콘드리아 결함에서 비롯된 대사 장애로 보는 미토콘드리아 대사 이론을 뒷받침한다. 증거가 늘어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유전 이론은 과학적 담론과 교육에서 여전히 지배적인 현실이라는 거다.
이렇듯 암세포는 ‘발효fermentation’없이 생존할 수 없다.
이번 글을 준비하며 암(세포)의 대사의 관점에서 접근하여 치료를 시도가 이뤄지고 있다는 걸 알게 되었다.
그 치료의 이름은 Metabolic Therapy, 한국어로는 ‘암 대사 치료’라고 부른다.
오늘 암 연구분야에서 지배적인 견해는 암이 핵의 유전자 돌연변이로 발생한다는 것이다.
그러나 위에 언급된 새로운 연구결과들을 패러다임 밖에서 분석해보면 미토콘드리아가 문제의 중심에 있다는 주장에 신빙성이 실린다. 암은 유전적 질환이 아니라 미토콘드리아 대사 질환이라는 가설이다.
지프리드 교수는 이런 새로운 이해가 완전히 수용되면 암 사망률을 획기적으로 줄일 수 있는 잠재력이 있다고 주장한다. 하지만 모든 패러다임의 변화와 마찬가지로 깊이 뿌리 박힌 신념과 확립된 시스템 때문에 저항이 여전하다.
어떤 이들은 의료산업과 제약 산업의 수익성을 말하며 음모론적 주장을 한다.
미국의 경우, 국립암연구소는 연 70억 달러를 할당하여 ‘유전자 돌연변이’와 관련된 연구에 초점을 맞춘 연구에 많은 보조금을 지원한다.
그래서 암의 체세포 돌연변이 이론에 기반한 매우 비싼 약물을 얻게 되었지만 암 사망율을 크게 낮추지 못했다고 비평한다.
주요 암연구 협회의 자문 위원회는 암의 유전적 이론을 지지하는 본문을 발표하는 사람들이 주도하고 있다. 이 분야에서 방향을 바꾸고 새로운 이론을 받아드리기 어려워 한다. 새로운 패러다임의 발상은 기존 시스템을 파괴하며 수십억 달러 규모의 산업에 도전하기 때문이다.
지프리드 박사는 BMJ Oncology의 통계를 인용하며 말한다.
막대한 투자에도 불구하고 50세 미만의 개인의 조기 발병암의 전세계 발생률은 1990년부터 2019년 사이 약 80% 증가했다. 이건 이런 상승률은 연구가 효과적이지 않을 수 있다는 걸 의미할 지도 모른다고.
참고자료: https://bmjoncology.bmj.com/content/2/1/e000049
현 유전자에 초점을 맞춘 연구에 대한 비평을 하는 이들은 지프리드 박사 뿐만이 아니다.
옥스퍼드 대학교의 생리학자 데니스 노블 역시 기존 암 연구의 주류 이론인 **체세포 돌연변이 이론(Somatic Mutation Theory, SMT)**에 대해 비판적인 입장이다.
그는 암을 유전자 돌연변이에 의해 발생하는 단순한 질환으로 보지 않고, 조직 및 시스템 수준의 문제로 접근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노블 교수와 다른 연구자들이 제안하는 조직 조직화 장 이론(Tissue Organization Field Theory, TOFT)은 암의 발생이 세포 미세환경에서의 만성적인 교란으로 인해 조직 수준에서 비정상적인 세포 행동이 나타나는 결과로 설명될 수 있다고 본다. 이 관점에서는 돌연변이가 암의 주된 원인이 아니라 부차적인 현상(epiphenomenal)으로 간주한다.
노블 교수는 암의 체세포 돌연변이 이론(Somatic Mutation Theory, SMT)가 세포 내부와 조직, 그리고 그 환경 사이의 복잡한 상호작용을 지나치게 단순화한다고 지적한다. 그는 건강한 조직에서 세포 증식이 본질적으로 엄격히 조절되지만, 암에서는 이러한 조절이 조직의 체계적인 교란으로 인해 해제된다고 설명하며, 세포 증식이 본래 세포의 기본 상태(default state)라는 견해를 제시한다.
이는 세포가 본질적으로 비활성 상태에 있다는 SMT(암의 체세포 돌연변이 이론)의 관점과 상반된다. 노블 교수의 이러한 비판은 암 연구에서 진화론적 및 체계적 접근을 탐구하는 연구 그룹들의 주장과 같은 노선에 있다.
진화론에 대한 오해에 대해 조사할 때 알게 된 시카고 대학의 생화학 및 분자생물학부의 제임스 샤피로 교수(James A. Shapiro) 역시 유전자에 촛점을 둔 현 암 연구의 문제점을 지적한다.
그가 속해 있는 '암과 진화 워킹그룹 (Cancer and Evolution Working Group)'은 암 연구에 진화 생물학, 세포 행동, 조직 조직화를 통합하려는 노력을 하고 있다. 이러한 접근법은 암의 이론적 이해와 치료 전략에서 새로운 패러다임을 제공하려는 목적을 가지고 있다.
(1) 암에 대한 새로운 정의:
이 그룹은 암을 단순히 유전자 돌연변이로만 설명하는 기존의 정의를 넘어서, 신체 세포 내의 진화적 과정의 결과로 간주한다. 이 관점은 암 세포의 행동을 환경적 도전에 대한 적응의 관점에서 이해하려는 시도로, 암 연구의 초점을 확장한다.
(2) 목적 있는 진화(Purposeful Evolution):
이 워킹그룹은 암의 진행 과정에서 목적적이고 지능적인 세포 행동이 나타난다고 주장한다. 예를 들어, 암 세포는 환경적 압력에 따라 빠르게 적응하는데, 이는 다른 생물학적 시스템에서 관찰되는 진화적 반응과 유사하다.
(3) 학문 간 협력:
이 그룹은 분자생물학, 면역학, 생화학 등 다양한 분야를 통합하여 암의 복잡성을 해결하고자 한다. 정기적인 연례 컨퍼런스와 매월 개최되는 가상 회의는 전 세계 3,500명의 회원 간의 협력을 촉진한다.
(4) 혁신적인 연구:
이 워킹그룹 회원들은 실험적으로 암을 유도하거나 역전시키는 기술을 탐구하고, "-1기", "0기 암(stage negative one)"이라고 불리는 암의 초기 상태를 식별하는 방법을 개발하고 있다. 이는 종양으로 나타나기 전에 암을 탐지할 가능성을 열어준다.
(5) 공생적 관점:
이 워킹 그룹 내에서 널리 퍼진 가설 중 하나는 암이 조직 세포와 면역 세포 간의 공생적 융합에서 비롯될 수 있다는 것이다. 이는 미토콘드리아의 진화적 발달과 유사한 관점으로 설명된다.
이러한 접근은 암에 대한 기존의 패러다임을 넘어서는 새로운 연구와 치료법의 길을 열고 있다고 한다.
지프리드 박사는 현 치료법의 한계에 대해 이렇게 평가한다.
“기존 치료 방법을 통해
암 환자의 생명을 유지하는 데
상당한 진전이 있었지만,
생존율에 미치는 진정한 영향은
논란의 여지가 있습니다.”
임상 실무에서 "무진행 생존율"(Progress-free Survival: PFS) 및 "전체 생존율"(Overall Survival: OS)과 같은 용어는 항암제 효능을 평가하는 데 사용된다.
‘무진행 생존율/PFS’는 종양이 그렇게 빨리 자라지 않는다는 것을 나타내므로 약물이 암을 제어하고 있음을 시사하는 반면 OS는 환자가 생존하는 전체 기간을 측정한다.
많은 새로운 항암제가 ‘무진행 생존율/PFS’를 개선하지만 ‘전체 생존율/OS’은 약간만 증가한다. 즉, 수명이 몇 달 더 연장되는 게 전부가 되는 경우가 많다.
예를 들어, 항혈관신생제인 아바스틴(Avastin)과 같은 약물은 심각한 단점에도 불구하고 무진행 결과를 기반으로 승인되었습니다. 종양의 비정상적인 혈관을 표적으로 삼아 작용하는 아바스틴은 종양이 크기가 줄어든 것처럼 보이게 만들 수 있지만 암세포가 뇌 전체로 퍼져 더 나쁜 결과를 초래할 수 있습니다. 이는 환자가 일시적으로 종양이 줄어들 수 있지만 더 오래 살지 못할 수 있으며 어떤 경우에는 생존이 악화될 수 있음을 보여줍니다.
화학 요법 및 방사선 요법과 같은 표준 치료법은 수명을 연장하는 데 효과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지만 환자의 신체는 심각한 댓가를 치르게 된다.
부작용에는 탈모, 장기 손상 및 기타 심각한 건강 문제가 포함되며, 이는 심혈관 질환이나 2차 질환으로 이어질 수도 있다.
파괴적인 부작용을 수반하는 Doxorubicin/도코루비신과 같은 화학 요법 약물(따라서 별명이 "붉은 악마")가 그렇다.
일부 환자는 암에서 살아남고 독성 치료의 여파와 함께 살지만 전반적인 삶의 질이 저하될 수 밖에 없다.
기존 치료법을 통해 1970년대 이후 다양한 암(예: 유방암, 전립선암, 폐암, 백혈병)에서 5년 생존율이 향상되었지만 실리는 비교적 적다. 전반적인 생존율 증가는 종종 몇 개월에 불과하여 치료 전략이 발전했지만 이상과는 거리가 멀다는 것을 나타낸다.
이는 현재 관행의 한계에 대한 증거이며 토마스 지프리드 교수가 제안하는 대사 요법과 같은 덜 침습적이고 더 효과적인 접근 방식으로 패러다임을 전환해야 할 필요성을 강조한다.
대사 요법은 종양의 에너지원을 고갈시키고 덜 공격적으로 만들어 종양을 표적으로 삼아 잠재적으로 덜 해로운 접근 방식을 제공한다. 이 접근 방식은 암의 치료와 예방 모두에 사용할 수 있다고 한다.
우선 글루코스와 글루타민을 케톤체*로 대체하면 일반 세포들은 더 효율적으로 기능하고 암세포들은 선별적으로 ‘굶게 된다’.
이런 절차가 오래 되면 종양세포들은 ‘격리’되어 비정상적인 성장을 유지할 수 없게 되어 서서히 ‘죽어가게’ 된다.
종양세포에게 영양분을 공급하는 혈관들이 차단되면 우리 몸은 종양 조직들을 용해시킨다.
이 접근 방식은 기존의 독성이 강하고 침습적인 방법에서 보다 전체적이고 표적화된 요법으로 전환해야 할 필요성을 강조한다.
암 세포의 에너지 경로를 표적으로 삼는 대사 요법은 암을 치료하고 예방할 수 있는 잠재적으로 덜 해로운 대안을 제공한다.
치료 중에 추가된 약물은 글루타민 대사와 같은 특정 경로를 표적으로 삼는다. 표준 접근 방식과 달리 대사 요법은 방사선 및 독성 화학 요법을 사용하지 않고 대신 영양 및 생활 방식 변화에 중점을 둔다.
이 때 케톤과 혈당 지수를 측정하여 자신의 상태를 아는 것이 도움이 된다.
병원에서는 소변으로 쿠팡에서는 호흡으로 측정하는 것도 보이지만 토마스 지그필드 박사는 혈액을 통해 측정하는 게 가장 정확하다고 한다.
혈당측정기를 통해 혈당수치를 확인하고, 케톤 스트립(종이)를 혈액에 대고 기계에 넣으면 케톤 수치가 나옵니다. 암환자들이나 케톤을 생성하는 상태로 살아가는 시도를 하는 사람들이 간편하게 GKI(Glucose-Keton Index /글루코스-케톤 지수)를 확인할 수 있다.
찾아보니 활용가능한 도구는 생각보다 저렴했다.
싼 제품은 약 30달러에도 구매가능하다.
예시1: 아마존에서 구매가능한 'Keto Mojo ($49.99)' 라는 기기 (제품 링크)
예시2: 제일 싼 제품 (링크)
혈당측정기를 통해 혈당수치를 확인하고, 케톤 스트립(종이)를 혈액에 대고 기계에 넣으면 케톤 수치가 나온다. 암환자들이나 케톤을 생성하는 상태로 살아가는 시도를 하는 사람들이 간편하게 GKI(Glucose-Keton Index /글루코스-케톤 지수)를 확인할 수 있다.
'아, 당 떨어져'
사무실에서도 종종 들리는 이 말은 정확하지 않다.
그리고 저혈당의 문제를 가지고 있지 않다면 혈당스파이크 후에 정상화 되는 과정에 이걸 '당 떨어진다'고 느낄 가능성이 높다.
그럼 당을 공급해주지 않으면 우리는 어떻게 될까?
또 무엇보다 탄수화물/당을 공급하지 않으면 우리 몸은 앞서 언급된 '케톤(ketone)' 을 생성해낸다.
예전에 친구가 케톤식단을 한다고 듣기는 했는데 궁금하지 않았다. 그런데 이번에 설탕과 혈당에 대한 조사를 하다가 암이란 주제와 맞닿아 살펴보게 되었다.
케톤은 지방산의 수용성 분해물이다.
주로 간 (그리고 약간의 신장의 도움과 함께)에서 생성된다.
우리가 탄수화물 섭취를 현저히 줄이거나 아예 멈추면 이 케톤 생성 프로세스가 시작된다.
글루코스/혈당에 고도로 의존적인 우리의 뇌는 우선 혈당 제공량이 감소된 것에 불안해 하기 시작하지만, 음식 공급이 안된다는 것을 알게 되면, 체네 지방을 에너지원으로 사용하기 시작한다.
체내 지방 세포가 중성지방/트리글리세라이드(triglycerides)을 혈관으로 방출/투여되고, 이게 간으로 이동하여 지방산으로 분해되고 케톤체로 전환된다.
케톤체는 뇌와 심장과 같은 신체기관의 대체 에너지원이다.
소모하는 산소에 비해 생성해내는 에너지가 더 많기 때문에 슈퍼연료라고 불리기도 한다.
※우리 몸이 케톤을 생성하게 하는 식사요법에 대해서 설명한 글의 링크를 남긴다.
※그럼 오토파지(autophargy)는요?
그러고보니 2024년 1/4분기에 ‘오토파지’라는 것에 대해 알게 되고 호기심으로 공복기간을 늘리는 실험을 했었다.
새로운 지식을 적용시킬 수 있는 실험체는 나밖에 없으니. 허기를 이기는 것은 쉬웠고 에너지원으로는 버터를 공급했다. 버터를 먹었으니 살이 찌는 거 아닌가 싶었지만, 체중 증가는 없었다. 오히려 3/4분기의 건강검진에서 체지방과 전체 체중 감량이 있었다. 브런치 다이어트와 겹쳤기에 엄밀한 실험결과라고 할 수 없었다.
오토파지 역시 손상된 세포들을 처리하여 종양을 억제할 수 있지만, 암 발달 단계에 따라 암세포의 증식과 생존하는 것을 도울 수 있다고 한다.
(참고자료: AACR저널 링크)
이걸 알고나서 나의 오토파지 실험은 3개월 만에 종료되었다.
설탕에 대한 경계심에서 시작된 이 글은 이렇게 충치를 거쳐 당뇨를 거쳐 암까지 흘러왔다.
발생 원인에 대해 알고 싶은 건 치료 뿐만 아니라 예방에 대해 생각해볼 수 있게 한다.
암세포는 두 가지 주요 원료인 글루코스(혈당)과 글루타민 없이 ‘번영’할 수 없다.
이 두 가지 ‘연료’를 제한하는 전략과 미토콘드리아를 건강하게 유지한다면 암이라는 질병은 상당히 ‘통제가능’하다고 한다.
그의 주장에 따르면 장기적으로 적용할 수 있다면 암환자의 기대수명과 삶의 질을 증진시킬 수 있다.
어떤 것들이 암의 발생, 즉 미토콘드리아 기능이상에 기여하는 지 살펴보자. 지그프리드 박사는 다음 여섯가지를 나열한다.
발암물질 이나 잠재적 발암물질 섭취 또는 흡입
영양불량의 식사-초정제 탄수화물의 대량 섭취와 영양분이 높은 통음식(whole food)를 적게 먹는 것
운동부족
만성적인 정서적 스트레스
수면부족은 미토콘드리아 복구와 재생을 방해
사회적 고립: 우정, 공동체/단체는 스트레스 증가와 전반적인 웰빙을 감소시킨다
이 여섯 가지 영역을 살펴보면 우리가 개선시킬 수 있는 영역인지 알 수 있겠다.
한국에선 대부분 세포독성 화학요법 항암제가 보편적으로 사용되고 있고 대사치료가 잘 알려져 있지 않은 듯하다. (관련 책은 유통되고 있고 유튜브 영상이 있다)
하지만 한국의 '한국분자 세포생물학회'에 게재된 제약의 관점에서 한 연구(2018년)가 비전문가인 나보더 훨씬 잘 설명한 글이 있어 링크를 남긴다. (링크 / 23~26페이지가 특히 도움이 됩니다)
'글루코스 혁명'의 저자, 제시 인쇼스페가 제시하는 10가지 팁/hack을 나눈다.
(1) 먹는 순서에 신경 쓴다.
야채를 먼저 먹고, 단백질과 지방을 섭취한 후에 탄수화물을 섭취하면 혈당치 상승을 낮출 수 있다.
난 언제가부터 결혼식이나 부페에 갈 일이 있으면 늘 첫 접시를 샐러드로 채워서 그렇게 먹고 있었는데 어쩌면 이 역시 나의 체중관리에 도움이 되었는지 모르겠다.
(2) 야채로 시작해라
식사의 시작을 야채로 하면 좋다. 섬유질이 혈당 상승을 막아준다. 가능하다면 식사의 30%를 야채로 채우자.
(3) 칼로리 계산은 그만하자
칼로리 계산은 우리가 무엇을 먹는 지 이야기하지 않는다.
칼로리를 계산하는 방법이 무엇인지 아는가?
물이 가득 잠긴 수조에 음식/재료를 넣어 태워서 상승하는 수온을 재는 방법으로 계산했다.
칼로리는 영양성분을 말하지 않는다. 같은 칼로리의 감자칩과 아보카도는 전혀 다른 효과가 있다.
(4) 아침식사는 달지 않게
아침에 혈당스파이크로 시작하면 하루 종일 '단 것 집착'(Sugar Craving)에 사로잡힐 수 있다.
아침 식사는 단백질 위주 (그릭요거트, 두부와 건강한 지방 등)으로 하고 단 것을 먹지 않는 게 좋다.
(6) 단 것은 식후디저트로
단 게 너무너무 먹고 싶으면 식사 후에 먹는다.
그게 혈당수치에 미치는 영향을 줄인다.
(7) 식초
식사 시작 전에 1 스푼의 식초를 물에 희석해서 먹는 것 만으로도 혈당 수치 상승을 30% 줄일 수 있다고 한다.
(8) 식후 10분 운동
식사 후 10분 정도만 운동을 해도 근육이 혈당을 가져간다.
특히 종아리 근육이 효율이 좋다고 하니 걷자. 걸을 수 없을 때는 사무실 의자에 앉아 종아리 들기(heel-raise)를 하는 것으로 티안나게 운동할 수도 있다.
(9) 간식은 달지 않게
달지 않은 간식을 즐기는 습관이 좋다
(10) 탄수화물만 먹지 않기
빵만 먹는 것보다 단백질이나 지방과 함께 먹는 게 혈당수치 관리에는 도움이 된다.
프랑스 사람들이 빵과 버터나 치즈를 함께 먹는 것이 그들의 비결이었는지 모르겠다.
난 빵을 먹을 때는 우유가 땡겼고, 물과 먹는 빵은 극도로 싫어했다.
난 혈당관리를 하지 않아 이런 걸 몰랐지만 왜인지 위에서 말한 것들 중 일부 (1,3,6,8,9)를 실행하며 지난 10년 이상을 살아오고 있었다는 걸 발견했다. 어쩌면 난 우연히 그렇게 또래 선후배들과 달리 입사 때 체중과 몸매를 유지하고 있었는지도 모른다.
이 글을 읽어주신 독자님의 연령대와 무관하게 다 적용해보면 좋을 간단한 '팁'이다.
그렇게 건강한 삶을 유지하는데 도움이 될 수 있다면 좋겠다.
애 셋 아빠가 잠을 줄여가며 놀고 싶은 욕구를 억누르며 자료 조사와 글을 쓴 이유이다.
어차피 인생은 실험이다.
피할 수 없다.
한 사람의 삶은 결국 철학적인 실험이거나 사회과학적 실험에 동참한 상태로 시작한다.
민주주의, 자본주의, 유신론, 무신론, 낭만주의, 허무주의, 실용주의, 과학주의 등 알게 모르게 우리는 어떤 가치관과 세계관을 가지고 살아가고 있다. 그리고 어느 계기를 마주하기 전까지 특별히 의심하지 않고 검증하려는 노력없이 그 기조를 유지하며 살아간다.
의학이나 식품과학 측면에서도 마찬가지이다.
감기에 걸렸을 때 병원에 갈 것인지, 약을 먹을 것인지?
과거 식품피라미드의 권장사항에 따라 탄수화물 비율을 제일 높게 할 것인지, 개량된 21세기 버전의 탄수화물을 줄인 버전을 갈 것인지? 남들이 다 먹으니깐 나도 먹고, 남들이 다 먹이니깐 나도 먹일 것인가?
암진단을 받았을 때 화학치료, 방사선치료를 받을 것인지?
대사치료라는 패러다임 밖의 치료 방법을 선택할 것인지?
깊이 생각해본 적 없으면
그저 누군가가 정해놓은 흐름에 우리 삶을 맡기게 된다.
이 브런치북에서 다룬 주제들이 그렇다.
마주하기 전에 미리 생각해보면 좋을 것들이다.
막상 눈 앞에 갑자기 나타나면 당황하기 때문에.
독자님들의 인생이라는 실험에 조금이나마 도움이 됐길 바라며
마지막 (or -1) 글을 맺는다.
서울에 눈이 많이 내렸던 11월 말의 풍경이에요.
진작에 나누고 싶었는데 늦어졌네요.
12월 13일, 영국 진보성향의 언론 '가디언'지 (기사)와 원래는 (중립을 추구했지만 한쪽으로 많이 치우쳐버린) 'BBC'에서 (하필) 제가 언급한 토마스 지그필드 박사가 출연한 팟캐스트 호스트(유튜브 채널)를 비판했습니다.
신문기사 제목: "Steven Bartlett sharing harmful health misinformation on Diary of CEO podcast"
기사자체는 토마스 지그필드 박사를 비판한 게 아니라 자신의 유튜브채널/팟캐스트에 주류의학에서 '증거 기반의 약물치료'를 비평하는 의견을 가진 사람을 출연시켰다는 것을 비평하는 기사 입니다.
유튜브 채널에 865만 구독자를 보유한 '넘버 원' 채널에서 '키토 식탄'으로 암을 치료할 수 있다는 주장을 하는 듯한 게스트를 출연시켜 전통적인 기존 의학에 불신을 생성할 수 있다는 걸 이유로 합니다. 23개의 건강과 관련된 에피소드에서 14개가 '과학적 증거'에 반하는 주장을 담았다고 합니다.
독자들이 알아야 할 것 같아 추가합니다.
유튜브에 올라온 BBC뉴스 영상(링크)도 들어보고, 댓글창이 궁금해져 읽어봤습니다.
상위 댓글에서 모두 이 기사가 '저격성 (hit piece)' 이라며 부정적인 댓글을 남겼네요.
10년 후, 20년 후, 40년 후, 세포대사치료법이 어떤 평가를 받게 될 지 궁금해집니다.
과연 제가 misinformation을 생각없이 나누는 것에 동조한 것이 될 지,
아니면 '틀린 다수 의견'이 아닌 '옳은 소수'의 의견에 귀를 기울일 수 있도록 도움을 준 것일지.
아무튼 소수의견이란 건 알아두시면 좋을 것 같아 추가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