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억 상자

말 통함과 생각 통함 : 진심 주고받기

by 크느네

영희: (손 편지를 주며) “집에 가서 봐.”

철수: “응!” (철수는 곧장 집으로 달려갔습니다.)

철수는 살면서 손 편지를 처음 받았습니다. 철수는 알 수 없는 이상한 느낌이 들었습니다. 영희 글씨를 알아보는 것이 솔직히 힘들었지만 그래도 철수는 꼼꼼히 글을 읽었습니다.


스마트폰이나 컴퓨터로 글을 주고받는 것이 빠르고 편하고 예쁩니다. 글을 보관하는 것도 다시 확인하는 것도 쉽습니다. 그래서 요즘엔 손 글씨를 주고받을 일이 거의 없습니다. 손 글씨에만 있는 그 느낌을 요즘 시대에는 알기 어렵습니다.

스마트폰이나 컴퓨터로 글을 쓸 때는 명조체, 고딕체 등 여러 가지 글씨체를 사용합니다. 많은 사람이 함께 이용하는 글씨체입니다. 그런데 세상에는 자기만 사용할 수 있는 글씨체가 있습니다. 바로 자기 이름 글씨체입니다. 솔직히 기계가 만들어 주는 글씨체에 비하면 그리 예쁜 글씨체는 아닙니다. 하지만 그 글씨체는 자기만 쓸 수 있으며, 글을 보고 바로 글 주인을 확인할 수 있는, 세상에서 오직 하나뿐인 글씨체입니다.

손 글씨는 글을 쓰는 준비부터 글을 주고받는 일까지 단 하나도 편한 것이 없습니다. 먼저 적당한 종이나 편지지가 필요합니다. 없다면 그것을 사러 외출 준비를 해야 합니다. 하지만 스마트폰 메시지로 글을 보내면 외출 준비를 다 하기도 전에 이미 상대방에게 글을 보내는 일이 끝납니다. 이처럼 손 글씨는 불편하고 느립니다.

자기 속마음이나 부끄러운 말을 상대방에게 하는 것은 상당히 어려운 일입니다. 그만큼 많은 정성을 들여야 가능한 일입니다. 손 글씨는 나만의 글씨체로 쓰면서 자연스럽게 정성이 들어가므로 부담스러운 말이라도 표현할 수 있게 됩니다. “난 너만 생각하면 기분이 좋아!”처럼 마주 보고선 좀처럼 하기 힘든 낯간지러운 말도 손 글씨로는 가능합니다. 컴퓨터 문자 메시지를 아무리 예쁜 그림과 색으로 꾸며도 손 글씨만 한 정성을 이길 순 없습니다. 중요한 이야기를 할 때는 말로 하는 것이 좋고 그것이 어려우면 손 글씨 이용을 추천합니다.

사람은 평상시에 자기 속마음을 그리 자주 보여 주지 않습니다. 상대방 진심을 보는 일은 굉장히 드물고 귀한 일입니다. 그래서 감동과 재미가 있습니다. 두려움 반 기대 반으로 건네는 사귀자는 고백, 진심이 너무 느껴져서 사과받는 사람이 오히려 미안함을 느끼는 사과, 받아 줄 것으로 믿지만 그래도 혹시나 하는 걱정스러운 마음이 들어 있는 청혼 등등 살면서 가끔씩 상대방에게 진심을 보여 주거나 진심을 받을 때가 있을 것입니다. 그럴 때 손 글씨는 아주 좋은 방법이 됩니다. 상대방에게 좋은 감정을 많이 주고 싶거나 자기 실수를 만회할 기회를 만들고 싶다면 손 글씨를 잘 이용하는 것이 좋습니다.

스마트폰 글씨나 손 글씨나 사실 둘 다 글로 할 수 있는 좋은 대화 방법입니다. 편한 것은 편한 것대로, 감동이 더 있는 것은 그것대로 각각 좋은 점이 있습니다. 한 가지 방법만 이용하기보단 두 가지 방법 모두 적절히 이용한다면 다양하고 풍부하게 글을 주고받는 생활을 할 수 있을 것입니다.

손 편지 같은 글은 인터넷이나 스마트폰처럼 기계 속 공간에 편하게 저장하지 않고 조금 불편하더라도 자기 추억 상자에 보관합니다. 추억 상자 속에 하나둘씩 쌓인 편지와 메모는 자신의 큰 보물이 됩니다. 그래서 손 글씨는 조금 못생겼어도 특별하고 가치 있으며 감동이 있습니다.

철수는 집에 가는 길에 뚜껑이 있는 작은 종이 상자 하나를 샀습니다. 영희가 준 편지를 다 읽고선 철수는 종이 상자에 그 손 편지를 넣었습니다. 철수의 그 상자에 좋은 추억이 계속 쌓이기를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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