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덕쟁이

말 통함과 생각 통함 : 생각 통하기

by 크느네

영희: (씩씩대면서) “너는 정말! 너무나! 좋은 사람인 것 같다!”

철수: (기분 좋게) “헤헤, 고마워.”

영희와 철수의 분위기가 서로 다릅니다. 영희는 화난 것으로 보이고 철수는 기분이 좋아 보입니다. 아무래도 영희 말을 철수가 제대로 알아듣지 못한 것 같습니다.


의사소통은 생각(의사)을 서로 주고받는(소통) 것입니다. 사람의 생각은 그 소리도 모양도 딱히 없지만 말과 글을 이용하면 소리와 모양을 나타낼 수 있습니다. 그래서 사람은 말과 글을 이용해 의사소통합니다. 그 대신 생각을 정확하게 말과 글로 표현할 수는 없어 의사소통에는 어느 정도 한계가 있습니다.

영희가 “나 화났다”라고 철수에게 말하거나 글을 보내면 철수는 영희가 ‘화난 것’은 알아도 ‘어느 정도 화났는지’는 정확히 알지 못합니다. 장난으로 한 말인지, 진심으로 한 말인지도 모릅니다. 그만큼 영희 말만 가지고선 영희 생각을 철수가 확실하게 알기 어렵습니다. 이런 일이 생기는 이유는 사람 생각을 표현하는 말과 글이 상당히 부족하기 때문입니다. 사람 생각을 말과 글이라는 그릇으로 담기엔 한계가 있는 것입니다. 서운해서 화난 것과 열받아서 화난 것은 서로 다르지만 둘 다 ‘화났다’라고 표현합니다. 이런 한계 때문에 말하는 사람은 자기 생각을 정확하게 표현하기 어렵고 듣는 사람도 상대방 말을 완벽히 알아듣기 어렵습니다. 그래서 부족한 부분은 적당히 짐작해서 판단해야 합니다. 이것이 ‘눈치’입니다. 눈치가 빠를수록 상대방이 말로 표현하지 못한 부분을 상당히 알아챌 수 있습니다. 결국 상대방 생각을 최대한 알려면 상대방이 말한 것과 자기 눈치를 적절히 섞어야 합니다. 눈치가 좋을수록 상황 파악이 잘됩니다. 눈치 실력을 키우려면 책을 많이 읽거나 대화를 자주 하는 것이 도움 됩니다. 무엇보다 대화를 나누는 상대방에게 관심을 많이 둘수록 눈치가 빠릅니다.

영희: (씩씩대면서) “너는 정말! 너무나! 좋은 사람인 것! 같다!”

영희 말에서 괄호 안쪽 내용인 ‘씩씩대면서’ 부분은 영희가 철수에게 직접 말해 주는 부분이 아닙니다. 철수가 영희 분위기를 보면서 눈치껏 알아야 하는 부분입니다. 철수는 그 부분을 몰라서 영희 말을 칭찬으로 듣고 기분이 좋았습니다. 앞으로 철수는 영희와 대화할 때 좀 더 집중해야 할 것 같습니다. 어떤 끔찍한 일이 철수에게 생길지 모르니까요.



영희: “너는 정말 좋은 사람인 것 같아.”

철수: “그런 말을 하는 이유가 뭐야?”

영희는 철수 대답을 듣고 기분이 좋지 않아 급히 집에 갔습니다. 사실 철수는 진심으로 궁금해서 물어본 것이었습니다.


많은 사람이 대화할 때 상대방 말이 진심인지, 사실인지, 거짓인지를 중요하게 생각합니다. 거짓을 주고받으면 의사소통이 매우 어렵기 때문입니다. 그렇다고 상대방에게 진심이나 사실을 꺼내려고 무례하게 다가가서는 안 됩니다. 사실을 말하고 듣는 것이 무조건 옳은 일 또한 아닙니다. 의사소통에서는 사실 여부를 따지는 것보다 대화 매너를 갖추는 것이 훨씬 더 중요합니다. 뚱뚱한 사람과 대화할 때 “너는 자기가 뚱뚱하다고 생각하니?”라고 말하는 것은 사실이어도 해서는 안 되는 말입니다. ‘나는 단지 사실을 알고 싶었을 뿐이야’라는 생각이 무례한 말을 용서해 주진 않습니다. 영희의 말에 철수가 다짜고짜 이유를 묻지 않고, “나 지금 칭찬해 주는 거야? 이유가 뭔지 참 궁금하네”라고 부드럽게 물어보았다면 대화가 계속 이어졌을 것입니다. 이렇게 말하는 것은 말하기 기술이 아닙니다. 매너 있게 말하려고 생각하다 보면 자연스럽게 나오는 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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