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너와 눈치 : 눈치 문제
어떤 것이 더 좋은가요?
1. 눈치껏 사는 게 좋다.
2. 눈치 보지 말고 소신 있게 사는 게 좋다.
도로 위 자동차는 서로 어떻게 대화할까요? ‘깜빡이(방향지시등)’나 ‘빵빵 소리(경적)’로 대화합니다. 대화는 자신과 상대방이 서로 말을 주고받는 일입니다. 그런데 자동차끼리 하는 대화는 자기 말만 하고 상대방 말을 듣지 않습니다. 운전자가 차선을 바꾸고 싶을 때는 깜빡이로 신호를 보냅니다. 뒤차에 “저 이쪽 차선으로 옮길게요”라고 말하는 것입니다. 그런데 뒤차가 그 신호를 보고 “알겠어요”라고 했는지, “안 돼요”라고 했는지 앞차는 알 수가 없습니다. 뒤차로부터 대답을 듣지 못하기 때문입니다. 그렇다고 자동차 창문을 열고 소리를 고래고래 지르면서 대화할 수는 없는 노릇입니다. 앞차 운전자는 깜빡이를 켜고 자동차에 달린 거울로 뒤차를 눈치껏 보면서 차선을 바꿉니다. 자기 할 말만 하고 그냥 가 버리는 것이 자동차끼리의 대화이기에 운전자는 의사소통의 부족한 부분을 눈치로 메꿔야 합니다.
최근 개나 고양이 같은 애완동물을 기르는 일이 많아지고 있습니다. 사람끼리 대화해도 서로 말이 통하지 않을 때가 많은데 하물며 사람과 애완동물은 더욱 그렇습니다. 말이 서로 통하지 않으면 답답하고 오해가 생기며 싸움이 납니다. 그러나 사람과 애완동물은 같이 생활하면서 서로 싸울 일이 거의 없습니다. 서로 잘 지낼 때가 더 많습니다. 말이 통하지 않아도 사람과 애완동물은 서로 눈치껏 생활하기 때문입니다.
자기 나름대로 주변 상황이나 다른 사람의 마음을 알아채는 것이 눈치입니다. 흔히 ‘센스 있다’라는 말을 쓰기도 합니다. 많은 사람이 자기 기분 나쁠 때마다 소리 지르면서 욕하고 다니지 않습니다. 그만큼 사람은 자기감정을 있는 그대로 나타낼 때가 그리 많지 않습니다. 게다가 때에 따라선 상황이나 기분에 따라 속과 겉이 다른 말을 할 때도 있습니다. 그래서 눈치가 필요합니다.
눈치가 있다고 해서 상대방 마음속을 정확히 아는 것은 아닙니다. 상대방 마음이나 기분을 적당히 알아차리는 정도입니다. 중요한 것은 ‘상대방 마음이 편하다, 기분이 좋다’가 아니라 ‘상대방 마음이 불편하다, 화가 났다’에 관한 것입니다. 상대방의 좋은 기분은 대체로 잘 드러나며, 눈치채지 못해도 딱히 문제가 되지 않습니다. 하지만 상대방의 나쁜 기분을 눈치채지 못하면, 심각한 상황이 생길 수 있습니다. 이런 곤란한 상황을 만들지 않으려면 상대방의 표정·얼굴색·분위기·느낌 등을 보면서 눈치를 살필 수 있어야 합니다.
지능이나 성격이 좋다면 눈치 능력을 키우는 일에 많은 도움이 됩니다. 하지만 무엇보다 눈치를 좋게 만드는 데 필요한 것은 ‘주변에 대한 관심’입니다. 사람이 세상 모든 일에 일일이 관심을 두고 살 수는 없습니다. 자기가 관심을 많이 갖는 분야는 눈치가 점점 좋아지지만 그렇지 않은 분야는 나이를 많이 먹는다고 해서 눈치가 저절로 좋아지지 않습니다. 누구나 “눈치 없다”라는 말을 듣는 분야가 있는 것입니다. 그만큼 사람마다 눈치가 좋은 분야, 나쁜 분야가 다릅니다.
하지만 자기 가정만큼은 누구라도 눈치가 있는 분야가 돼야 합니다. 가족끼리 서로의 얼굴을 볼 때, 무덤덤하게 보는 것이 아니라 관심을 가지고 봐야 합니다. 항상 자기 집 구석구석을 관심 있게 살펴야 합니다. 자신이나 가족에게 슬픈 일이나 괴로운 일이 있어도 서로 아무런 눈치를 채지 못할 수 있습니다. 자기 집에 고장 난 곳이 있거나 문제가 생겨도 전혀 모르고 생활할 수 있습니다. 이것은 굉장히 좋지 않은 일입니다.
유명한 유튜버의 먹방(먹는 방송)을 보는 일도 재밌겠지만, 가끔은 우리 가족의 먹방을 찍어서 관심 있게 보는 것도 좋습니다. 생각지도 못한 가족의 특이한 음식 습관을 찾아낼 수도 있을 것입니다. 연예인의 일상생활보다 자기 가정의 일상생활에 좀 더 관심을 가지고 보면, 자기 가족과 집에 대한 눈치가 좋아집니다. 가족이라도 차마 서로 말하지 못했던 어려움이 있습니다. 눈치가 좋아지면 그 어려움을 찾아낼 수 있습니다.
운전하면서 자동차 차선을 바꿀 때, 뒤차를 관심 있게 보지 않고 깜빡이만 켜고 바로 차선을 바꾸면 뒤차와 사고가 나기 쉽습니다. 그러나 뒤차를 자주 관심 있게 보면, 도로 상황에 대한 눈치가 좋아지면서 운전 실력이 늡니다. 애완동물과 함께 살더라도 단순히 함께 지내는 것과 동물을 관심 있게 보며 지내는 것은 다릅니다. 관심을 두고 보는 일이 많을수록 대화하지 않아도 동물의 형편을 더 자세히 알 수 있습니다. 동물 조련사가 동물에 대해 자세히 아는 것은 단순히 동물 다루는 기술이 좋아서가 아니라 동물을 관심 있게 대하는 일을 잘하기 때문입니다.
자동차가 차선 바꾸는 일은 수많은 운전자가 흔하게 하는 일입니다. 그런데 차선을 바꿀 때마다 교통사고가 나진 않습니다. 그만큼 수많은 운전자가 눈치껏 운전을 잘합니다. 그러나 눈치가 없으면 사고가 나고, 사고가 나면 자신과 주변 사람이 괴롭습니다. 눈치는 있어도 그만 없어도 그만이 아닙니다. 자기 생활과 사회생활에 꼭 필요한 능력이며, 눈치가 없어서 좋은 건 단 하나도 없습니다. 자기 일상생활에 조금만 더 관심을 가지면 눈치가 굉장히 좋아집니다.
사람이 자기 목표를 향해 갈 때는 눈치 보지 않고 우직하게 가는 일이 필요합니다. 그런데 사람과 함께 생활할 때는 상대방 행동과 기분을 잘 살피는 일이 필요합니다. 자기 혼자 하는 일에는 눈치 볼 필요가 없지만, 다른 사람과 함께 하는 일에는 눈치를 봐야 합니다. 상대방이 무서워서가 아니라 서로 함께 지내기 위해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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