협박 말고 꼬시기
사회 정치와 생활 정치 : 정치 능력
공론화 : 많은 사람이 알도록 널리 소식을 알리는 일.
쿠데타 : 선거가 아닌 군대로 정부 권력을 빼앗는 일.
요즘 철수 가족은 다툼이 많습니다. 특히 철수 아버지와 가족 구성원의 사이가 좋지 않습니다. 어느 날 철수 집에 도둑이 들었습니다. 철수 가족은 도둑을 물리치려고 철수 아버지를 중심으로 어쩔 수 없이 서로 같은 편이 되었습니다. 이렇게 같은 편이 되기 어려운 상황이라도 우리 모두를 위협하는 적이 갑자기 생기면 쉽게 같은 편이 되기도 합니다. 정치가 쉬워지는 것입니다. 문제는 도둑이 더 이상 철수 집에 들어오지 않으면 철수 가족은 금방 다시 싸우게 된다는 것입니다. 철수 가족의 다툼 문제를 해결하지 않은 채로 철수 아버지가 가족을 자기편으로 만들려면 도둑이나 다른 위험한 일이 철수 집에 계속 일어나야 합니다. 결국 철수 집은 가족 다툼 문제와 다른 문제가 끊임없이 번갈아 생기게 될 것입니다.
이처럼 갈등을 만들어서 우리 편을 만드는 정치는 쉽게 우리 편을 만들기에 편하고 좋은 정치로 보일 수 있습니다. 그러나 임시로 같은 편이 될 뿐이며 문제 해결에 도움이 되기는커녕 더 심각한 문제를 만들게 됩니다. 수준이 낮은 정치입니다. 자기가 일부러 갈등을 만들려는 생각이 없었더라도 결과가 그렇게 나타난다면 수준 낮은 정치를 한 것입니다.
2008년 미국 대통령 선거에서 흑인인 버락 오바마가 백인인 존 매케인을 이기고 대통령이 되었습니다. 그때 오바마는 흑인으로부터 95%의 지지를 받았고, 백인으로부터 43%의 지지를 받았습니다. 오바마가 대략 백인 절반을 설득했던 것입니다. 오바마가 백인과 흑인을 싸우게 만들어서 흑인만 확실하게 자기편으로 만들려고 했다면 아마 대통령이 될 수 없었을 것입니다.
2008 미국 대선 출구 여론 조사 분석 자료흑인 목사 마틴 루터 킹(1929~1968)은 미국에서 흑인을 차별하지 말아 달라는 흑인 인권운동을 이끌었습니다. 그는 폭력을 쓰지 않으면서 사람들에게 흑인 편을 들어달라고 호소했습니다. 그 당시 흑인에게 압도적인 지지를 받았고, 백인에게도 46%라는 절반에 가까운 큰 지지를 받았습니다. 마틴 루터 킹은 자신의 정치력으로 백인을 설득하는 일에 성공했던 것입니다. 이처럼 갈등을 일으켜 자기편을 만드는 것이 아닌 상대방을 설득해서 자기편을 만드는 것이 수준 높은 정치입니다.
흑인 인권 운동을 지지하는 백인 비율물론 갈등과 폭력을 써서 자기편을 만든 정치도 있었습니다. 지금으로부터 약 200년 전에 일어났던 프랑스혁명이 대표적인 예입니다. 18세기 루이 16세 프랑스 정부는 국민을 괴롭혔습니다. 일부 정치인은 정부와 국민 갈등을 이용하여 폭력적인 시민 혁명을 도왔습니다. 혁명은 성공했지만 그 이후로 공포정치, 무능과 부패, 쿠데타가 이어졌습니다. 프랑스혁명이 끝난 뒤에 기대했던 시대는 오지 않고 또 다른 폭력의 시대만 왔던 것입니다. 그만큼 갈등과 폭력을 이용한 정치는 한계가 있습니다.
프랑스 혁명결국 갈등이 아닌 설득으로 자기편을 많이 만드는 것이 정치 능력입니다. 설득을 잘할수록 우리 편을 많이 만들 수 있고, 우리 편이 가져가는 이득이 클 것입니다. 정치 능력이 좋은 것입니다. 친구 문제, 결혼 문제도 따지고 보면 상대방을 설득해서 자기편을 만드는 정치의 한 가지로 볼 수 있습니다.
철수 아버지는 갈등을 만드는 방법이 아닌 가족 모두가 서로 사이좋게 지내도록 설득하는 방법을 써야 합니다. 그래야 가족이 진정한 우리편이 될 것입니다. 사실 이런 내용은 대단한 지식이 필요한 일이 아닙니다. 나쁜 생각만 갖지 않으면, 지나친 욕심을 부리지 않으면 누구나 아는 일입니다.
관련 기사 링크.
1. 2008년 오바마 선거 결과 분석 자료 : 출구 조사이므로 오차가 있을 수 있습니다.
https://www.pewresearch.org/2008/11/05/inside-obamas-sweeping-victory/
2. 1965년 마틴 루터 킹의 셀마 행진에 대한 분석 자료
https://product.kyobobook.co.kr/detail/S000200889360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