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크느네 Dec 19. 2021

견제와 매력

사회 정치와 생활 정치 : 정치력 키우기

견제 : 상대편을 억누르는 일.

험담 : 남의 잘못을 헐뜯는 말. 

모함 : 함정에 빠뜨리는 일.

이간질 : 중간에서 서로를 멀어지게 하는 일.

매력 : 사람의 마음을 끌어당기는 힘.     


우리 편이 늘어날수록 좋은 점도 늘어납니다. 서로 도움을 주고받으며 이득을 얻는 일이 더욱 많아지고, 어울리는 사람이 많아지면서 자신감도 더 오릅니다. 그런데 우리 편이 조금씩 늘어날수록 우리 편 만드는 일에 방해되는 사람 역시 조금씩 생깁니다.

지효와 철수는 친구입니다. 최근 철수는 영희하고만 노느라 지효와 놀아 주지 않고 있습니다. 지효에게 영희는 자기편 만드는 일에 방해가 되는 사람입니다. 영희가 일부러 지효 편을 줄이려고 철수와 논 것은 아니지만 지효는 그런 것과 상관없이 영희가 마음에 들지 않습니다. 이처럼 친하게 지내던 친구가 갑자기 다른 친구하고만 가깝게 지내서 서운함을 느낀 적이 누구나 있을 것입니다.

사람은 뜻하지 않게 영희처럼 우리 편이 많아지거나 지효처럼 우리 편이 줄어들기도 합니다. 우리 편이 늘어날 때는 딱히 문제가 되지 않지만 우리 편이 줄어들 때는 문제가 됩니다. 그래서 우리 편을 늘리는 일도 중요하지만 상대편을 적당히 억누르는 일도 필요합니다. 이런 것을 ‘견제’라고 합니다. 생활 정치는 우리 편을 만들고 관리하는 일 외에 상대편을 견제하는 일도 있습니다. 

상대편을 견제하는 흔한 방법은 상대편을 곤란하게 만드는 것입니다. 세상에 완벽한 사람은 없습니다. 사람에게서 단점을 찾아내려고 하면 언제든지 찾아낼 수 있습니다. 약속을 잘 지키고 성실하게 사는 사람이라도 ‘고지식하거나 꽉 막혔다’라는 식으로 나쁘게 말할 수 있는 것입니다. 이처럼 상대방을 깎아내리는 험담은 생활에서 흔히 쓰는 견제 방법입니다. 

지효는 영희가 방귀를 자주 뀐다는 사실을 알았습니다. 지효는 철수에게 몰래 그 사실을 말했습니다. 철수는 영희와 노는 일이 부쩍 줄었습니다.

지효가 철수에게 영희 험담을 해서 사이를 나쁘게 만드는 것이 이런 견제입니다. 견제는 쉽고 빠르게 상대편을 약하게 만드는 방법입니다. 문제는 상대편 또한 마찬가지라는 것입니다. 상대편을 견제하면 우리 편 역시 견제당하게 됩니다. 

영희는 지효가 철수에게 자신을 방귀쟁이라고 말한 것을 알아냈습니다. 영희는 철수에게 지효는 비밀을 지키지 않는 사람이니 중요한 이야기는 하지 않는 것이 좋다고 말했습니다. 철수는 지효와 대화하는 일이 부쩍 줄었습니다.

서로 견제하는 일이 계속되면 자기와 상대방의 잘못이 점점 더 드러나게 됩니다. 결국 양쪽 모두 손해가 커집니다. 특히 견제가 지나치게 심해지면 상대방을 모함하거나 이간질하거나 협박까지도 하게 됩니다. 자기편을 만들려다 엉뚱하게 자기가 나쁜 사람이 되어 버립니다. 결국 지나친 견제는 상대편에게 효과가 크지만 우리 편에게도 큰 손해가 됩니다.       

하지만 이런 방법이 아닌 다른 견제 방법이 있습니다. 그것은 바로 자기 매력을 키우는 것입니다. 자기 매력으로 상대편을 자연스럽게 우리 편으로 오게 만드는 견제입니다. 사람은 무언가를 잘하고 마음과 행동이 좋은 사람에게 끌리기 마련입니다. 그런데 이런 견제 방법은 어렵고 느리다는 단점이 있습니다. 상대편을 직접 다루는 방법이 아니기에 상대편에게 견제 효과가 그리 크지도 않습니다. 하지만 이 방법은 우리 편에게 손해가 없다는 장점이 있습니다. 

매력 있는 사람이 되려면 외모・돈・지식・성격 중에서 자기가 특별히 잘하는 것이 있어야 합니다. 문제는 이런 것을 남보다 특별히 잘하기가 매우 어렵다는 것입니다. 그런데 다른 것에 비해 비교적 쉽게 얻을 만한 매력이 있습니다. 그것은 바로 ‘착함’입니다. 누구나 착한 사람과 어울리고 싶어 하기에 착함은 굉장히 좋은 매력이 됩니다. 착하다고 하면 흔히 남 일에 도움을 많이 주는 사람이나 자신을 희생하는 사람으로 생각합니다. 그러나 착함이라는 뜻은 원래 ‘말과 행동과 마음이 부드럽다’라는 뜻입니다. 여기서 ‘부드럽다’라는 것은 상대방을 딱딱하지 않게 대하는 것만으로도 충분합니다. 그만큼 착함은 특별한 재능이나 운이 없어도 할 만한 일입니다. 그렇다고 해서 착함이라는 것이 누구나 언제든지 쉽게 얻을 수 있는 것은 아닙니다. 

현대인의 평균 수명은 약 80세 정도로 사람은 굉장히 긴 시간을 삽니다. 그 긴 시간 동안 누구나 억울하고 괴롭고 힘든 일을 겪기 마련입니다. 그러면서 사람은 조금씩 비뚤어집니다. 특히 거짓・싸움・모함 같은 자극적인 소식과 영상이 활발하게 돌아다니고 그것을 쉽게 접하는 요즘 시대에는 사람의 말과 행동과 마음이 비뚤어질 기회가 너무나 많습니다. 게다가 상대편으로부터 헐뜯는 견제를 당하다 보면 언행과 마음이 딱딱하게 되기 쉽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착함이라는 매력을 갖기는 절대 쉬운 일이 아닙니다. 그렇다고 비뚤어져서 좋을 것은 단 하나도 없습니다. 자기 자신을 위해서 그리고 자신의 생활 정치력을 위해서 자기가 비뚤어지는 것을 끊임없이 막을 필요가 있습니다. 

정치는 상대편을 줄이면서 자기편을 늘려야 잘하는 것입니다. 헐뜯는 견제가 모함이나 거짓말이 아니라면 무조건 나쁜 것은 아닙니다. 상대편의 나쁜 점을 지적하는 것은 상대편이 나쁜 일을 계속 저지르는 것을 막아 주기도 합니다. 그러나 상대편이 잘못했다고 무조건 우리 편에 들어오는 것은 아니라서 헐뜯는 견제는 우리 편을 만들기에 한계가 있습니다. 게다가 그런 방식으로는 자기 또한 나쁜 인상을 주변 사람에게 주기에 이래저래 손해가 많습니다. 그에 비해 자기 매력을 이용한 견제는 단점이 없고 장점만 있는 좋은 생활 정치 방법이 됩니다. 말 한마디를 하더라도 부드럽게 말하는 습관을 들인다면 자신의 정치력을 상당히 올릴 수 있습니다.


https://product.kyobobook.co.kr/detail/S000200889360


이전 06화 여기 여기 붙어라
brunch book
$magazine.title

현재 글은 이 브런치북에
소속되어 있습니다.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