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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의 병이 커지면

병과 사고 : 마음의 병

by 크느네

자기 마음이 어떻다고 생각하나요?

1. 상당히 건강하다.

2. 조금 비뚤어졌다.

3. 많이 삐뚤어졌다.


길을 가다 넘어져 무릎에 피가 나면 따끔한 느낌이 들지만 몸속 소화기관, 위(胃)에서 피가 나면 속이 불편하거나 어지러운 느낌이 듭니다. 몸속 병은 증상이 적어 병을 확인하기가 쉽지 않습니다. 그런데 몸속 병보다 증상이 더 적은 병이 있습니다. 그것은 바로 ‘마음의 병’입니다. 마음의 병은 우울하거나, 불안하거나, 가슴이 답답하거나, 머리가 아픈 것이 그 증상입니다. 이런 증상은 일상생활에서 흔하게 경험하는 일이라서 특별한 병의 증상으로 생각하지 않습니다. 게다가 몸 밖과 몸속의 병은 눈이나 의료 기계로 확인할 수 있지만 마음의 병은 그럴 수도 없습니다.

자기 마음의 병을 확인하기 어려우므로 그 병을 고치는 일 또한 어렵습니다. 물론 병원의 정신과 치료를 받고 증상을 어느 정도 없앨 수는 있습니다. 그러나 자기 마음을 병들게 하는 원인을 없애지 못하면 문제가 해결되지 않습니다.

사람 마음에 문제가 있을 때는 주로 ‘화날 때와 슬플 때’입니다. 다른 사람에게 상처받거나 정신건강에 좋지 않은 일을 접할수록 화난 마음과 슬픈 마음이 듭니다. 이런 마음이 자주 들면 자기 마음이 병들고 있다고 생각할 수 있어야 합니다. 사람에겐 감정이 있습니다. 사람이 화날 때 화내는 것은 자연스러운 감정 표현입니다. 필요할 때는 화를 내야 자신의 화난 상태를 상대방에게 알려줄 수 있고, 자신에게 스트레스가 쌓이는 것을 어느 정도 풀 수 있습니다. 문제는 지나치게 자주 화내거나 혹은 매우 크게 화내는 일입니다.

생활하면서 화나는 일은 여러 가지가 있습니다. TV나 장난감이 고장 나거나, 자기 목표를 미루다가 이루지 못하거나, 다른 사람이 자기에게 손해를 끼치면 화납니다. 이 중에서 물건이나 자기 자신 때문에 화난 것은 그리 오래가지 않습니다. 하지만 상대방이 자기에게 스트레스를 주어 화난 것은 대부분 상당히 오래갑니다. 특히 상대방이 자신을 괴롭히는 일은 더욱 그렇습니다. 오랫동안 화나는 일은 마음의 병을 만듭니다.

생활하다 보면 어쩌다가 자기에게 피해 주는 사람을 만납니다. 상대방의 무례를 재치 있게 받아넘기면 좋겠지만, 그러기 어렵다면 무례한 사람을 피하거나 그런 사람과 떨어져 지내는 것도 쓸 만한 방법입니다. 무례한 사람을 제대로 감당하지 못해 자신을 하찮게 여기거나 상대방을 미워하게 되면 마음의 병이 커집니다. 슬픈 일은 화난 일과 비슷합니다. 성격에 따라 나쁜 일이 생길 때 화내지 않고 슬퍼하는 사람이 있습니다.

재밌는 글을 읽거나 흥미로운 영상을 보는 것처럼 사람은 적당한 자극을 받으면 기분이 좋아지고 스트레스가 풀립니다. 그런데 폭력적이거나 성(性)적인 놀거리를 자주 경험하면 지나친 자극에 익숙해집니다. 아주 매운 음식을 많이 먹다 보면 매운 음식에 익숙해지는 것처럼요. 문제는 그런 일을 계속하면 소화기관에 문제가 생긴다는 것입니다. 이처럼 자극이 심한 글이나 영상을 자주 보는 일은 자기 마음을 점점 병들게 만듭니다.

생활하다 보면 뉴스나 TV 프로그램에서 범죄・비리・몰상식한 일 같은 나쁜 소식을 들을 때가 있습니다. 사회인으로서 사회와 사람의 어두운 부분을 아는 것은 생활에 필요한 일이기도 합니다. 불편하더라도 그런 일을 알아 두면 다양한 사고를 예방하는 일과 사회 다양한 정보를 아는 일에 도움이 됩니다. 그러나 세상의 불편한 진실을 많이 안다고 해서 무조건 좋은 것은 아닙니다. 화나고 실망스러운 소식을 자주 접하면 마음의 병을 점점 커집니다. 뉴스나 TV 프로그램이 그렇게 커진 마음의 병을 책임져 주지 않습니다. 나쁜 소식을 자주 접하면서 세상과 사람을 나쁘게만 생각하는 일이 많아지면 자기 마음이 병들고 있다고 생각할 수 있어야 합니다. 그럴 때는 사회 소식 듣는 일을 줄이는 것이 낫습니다.

사람은 자기와 같은 의견을 가진 사람을 좋아하고 자기와 다른 의견을 가진 사람을 좋아하지 않습니다. 특히 자기와 같은 생각을 하는 사람이 많을수록 그 무리에 소속감을 많이 가지며 그곳이 옳은 곳이라고 생각하기 쉽습니다. 그 무리의 생각과 다른 생각은 무조건 비난하려고 합니다. 인터넷은 생각이 비슷한 사람을 굉장히 쉽게 그리고 많이 모아주기 때문에 이런 일이 자주 나타납니다. 이런 활동을 자주 할수록 화가 자주 나고 공격적인 마음을 먹을 때가 많습니다. 자기가 인터넷 카페・온라인 커뮤니티・유튜브 같은 인터넷 생활을 너무 많이 하거나 그 생활에 많이 의지한다면 자기 마음의 병이 커졌다고 생각할 필요가 있습니다.

화난 일과 슬픈 일, 자극적인 문화생활, 불편한 사회 소식, 지나친 인터넷 생활은 마음의 병을 키우는 주된 원인이 됩니다. 이런 일은 요즘 사람이라면 어쩔 수 없이 겪는 일이기에 피하기가 어렵습니다. 많은 사람이 마음의 병을 가지고 생활하면서도 그 증상을 제대로 확인하지 못해 자기 마음은 건강한 편이라고 오해하면서 생활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자신의 마음 건강을 항상 의심할 필요가 있습니다. 자기 마음이 많이 비뚤어졌다고 생각되면 보고 나서 마음이 상하는 일을 조금씩 줄여야 합니다. 마음이 상한 사람은 희망이 아닌 나쁜 미래를 생각하기 쉽습니다. 자기 미래는 자신도 다른 사람도 모른다는 사실을 꼭 기억하면서 자기 마음이 비뚤어지는 것을 줄여야 합니다. 다른 사람의 미래 역시 마찬가지이므로 상대방을 함부로 판단하거나 저주하는 일 또한 하지 않아야 합니다.

마음의 병은 마음속 괴로운 일을 털어 내기만 해도 굉장히 큰 치료가 됩니다. 자랑할 만한 일이 아닌 괴롭고 부끄러운 일은 매우 가까운 사이가 아니면 말하기 어렵습니다. 이런 일에는 가족의 도움을 받는 것이 좋습니다. 마음이 즐거운 일은 말하지 않더라도 마음이 괴로운 일은 가족 간에 말할 수 있어야 합니다. 그럴 만한 상황이 되지 않으면 친구와 마음속 이야기를 나누는 것도 좋습니다. 그 대신 자신 또한 친구의 속마음을 들어줄 수도 있어야 합니다. 정부 기관에서 운영하는 상담센터에 연결해 보는 것도 쓸 만한 방법일 것입니다. 특별한 결과를 얻지 못하더라도 자기 말을 들어주는 곳이 있다는 것은 상당한 도움이 됩니다.

사람의 몸과 마음은 서로 합쳐져 있습니다. 몸이 아프면 마음도 아픕니다. 반대로 마음이 아프면 몸 또한 아픕니다. 마음의 병이 커지면 몸에도 심각한 병이 나타납니다. 보이지 않는 자기 마음의 병을 스스로 관리해야만 자기 몸과 마음을 지킬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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