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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eunjin Nov 25. 2021

직장인으로 산다는 건

직장을 다녀서 힘든 걸까? 

힘든 직장을 다녀서 힘든 걸까? 

만병의 근원인 스트레스는 직장을 다녀서 생기는 걸까? 


삶을 살다 보면 참 힘들고 짜증 나는 날이 있다. 상사 때문인 것 같기도, 옆 동료 때문인 거 같기도, 그냥 이 상황 때문인 거 같기도 한 그런 날들. 위로가 안 되는 날들. 해탈의 경지에 가다가도 돌아와 분노 대폭발을 일으키는 날들. 정답은 없다지만 무슨 이유라도 갖다 붙이고 싶고 합리화하고 싶은데 딱 좋은 게 바로 직장이네?


일을 안 하는 사람들은 일을 안 해서 문제, 일을 하는 사람들은 일을 해서 문제. 

직장인은 직장을 다녀서 문제, 사업하는 사람들은 사업을 해서 문제. 

온통 문제 투성이 속에 파묻혀 있는 나.


욜로족은 내일이 없이 살아서 문제.

매사에 계획적이면 재미없이 살아서 문제.


온통 문제 문제 문제 문제.

이쯤 되면 그냥 문제는 나 자체가 아닐까?

험한 세상 제정신으로 살아가기 힘드니까 문제를 만들고 합리화를 시켜 나를 위로하는 

어쩌면 가장 힘든 나만의 위로일지도. 


이렇게라도 하지 않으면 오늘을 힘들게 버텨낸 내 자신이 너무 불쌍해서.

안타까워서.

이렇게라도 위로하는 걸지도.


방법이 매끄럽지도, 우아하지도, 감동적이지도 않았지만,

그냥 그 상황에서 어쩔 수 없었다며 투박한 말을 건넨 걸지도.

맘처럼 되는 게 하나도 없는 인생일지라도 

누가 하나 알아주는 사람 없을지라도

오늘도 힘겨운 사투를 버리며 버텨온 나인걸 내가 알기에.


문제 투성이인 곳에서 

나도 문제 취급당하며 그렇게 버텨내서


무언가로 살아간다는 게 버거워질 때쯤

이놈의 그지 같은 곳 내가 당장 때려치우고 만다라는 패기 넘치는 말을 하면서

버텨내는 걸지도. 


직장이란 곳이 사실은 

현대사회인들의 새로운 정신병을 만들어 내는 곳은 아닐까 하는 웃기는 생각도 해보며

오늘도 버틴다. 

그렇게 버티다 보면 정해진 답 없이 미로 속을 헤매다 언젠가 출구를 찾을 날이 올지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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