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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애티로스 Aug 22. 2024

아이들에게 들려지는 소리가 정서를 만든다

집 안 어른들의 소리가 아이의 정서를 만들고 있다

여러분들의 집안에서는 어떤 소리가 들리시나요? 그리고 집에 있는 아이들에겐 어떤 소리가 들리고 있나요? 어릴 때, 우리 아이들에게 들려지는 소리가, 우리 아이들에 정서적 감정을 만들고 있다는 생각이 듭니다.


우리 아이들이 엄마의 뱃속에서 생명체로 만들어지고, 처음 소리를 듣게 되는 환경은 엄마의 자궁 속입니다.


태아가 만들어지고 몇 개월이 지나면 청각이 다 완성되면서, 소리에 반응하게 됩니다. 태아가 가장 먼저 듣게 되는 소리는, 엄마의 심장 박동일 것입니다. 엄마의 심장박동이 안정적으로 들릴 때, 태아도 정서적인 안정감이 쌓일 것입니다. 만약, 임산 기간에 외부의 스트레스 상황과 불안한 환경이 지속될 경우엔, 엄마의 심장박동이 빨라지거나 불규칙할 수밖에 없을 것이다. 그런 심장박동 소리를 듣게 되는 태아의 정서적인 안정감에는 문제가 없을까요?


태아가 엄마의 뱃속에서 소리를 들을 수 있게 되는 시기와 맞물려, 태교가 시작됩니다. 클래식 태교, 동화 태교, 국악 태교, 아빠 목소리 태교, 엄마 목소리 태교 등 정말 여러 가지의 소리와 관련된 태교들이 있는데, 이 모든 것들이 우리 태아에게 주어지는 소리 자극들이 우리 태아에게 영향이 간다는 것을 알고 있다는 의미이기도 합니다.


태교만이 아니라, 임산 기간 동안 산모와 가족들이 나누게 되는 대화 소리도 태아에게 전달되고 있는지도 모릅니다. 언성이 높은 소리, 짜증이 섞인 소리, 자주 다투는 소리, 핀잔주는 소리 드의 소리를 듣고서, 엄마의 뱃속에서 커 가고 있는 태아의 정서에는 어떤 영향이 갈까요?  어쨌든, 엄마 뱃속에서 10개월을 지낸 태아는 이제 세상 밖으로 나올 시간이 되었습니다.


아이가 세상에 태어납니다. 너무나도 기쁜 소식입니다. 어느 누구에게나 새 생명은 기쁜 소식입니다. 보통의 사람들은 신생아를 보게 되면, 웃음을 짓고 그 웃음을 통해서 그 아이가 잘 자랐으면 하고 마음속으로 기도를 해 줍니다. 그러는 사이, 새로운 세상으로 밖으로 나오게 된 아기는, 10개월 동안 있던 환경과 너무나 달라서, 어리둥절하고 어색한 환경이 낯설고 무섭기까지 합니다. 그런 신생아는 눈은 아직 뜨지 못하는데, 세상의 소리는 고스란히 전해져 오고 있습니다.


세상에 어른들은, '뭐 갓 태어난 아기에게 들리겠나?' 싶어서, 대화 중에 막말을 일삼 기고 하고 서로 다투는 중에, '니 탓이네, 니 탓이네!' 하고 있습니다. 시각이라는 자극에 적응하기에는 시간이 조금 필요할지 모르겠지만, 청각은 엄마 뱃속에서부터 발달해 온 기관이다 보니, 세상에 나와서도 소리 자극을 받아들이는데 엄청 빠르게 반응을 할지도 모릅니다.


그런 후, 유아기를 거치게 되고, 어린이 집에 다니게 되고, 유치원에 다니게 되고, 초등학교에 들어가게 되면서도, 계속 소리에 자극에는 노출되고 있는 상태입니다.


예를 들어, 거실에서 아이들에게 들리게 되는 소리에 대해 이야기해 보겠습니다.


초등학교 등교하는 날 아침 7시입니다. 한 아이는 늦어도 7시 20분에는 일어나야지, 8시 30분까지 등교에 성공할 수 있다. 7시 정도면, 아이가 잠에서 깰락 말락하고 있는 시간일 것이다. 잠결에 있는 아이이지만, 거실에 소리는 들리고 있는지도 모른다. 엄마가 가볍게 요리하는 소리, 아빠가 진공청소기 돌리는 소리, 잔잔하게 들려오는 대화의 소리, 그 대화 속에서 한 번씩 들려오는 웃음소리를 들으며, "철수야, 일어나라~", "영희야, 영희야~" 이런 톤다운된 소리로 아이를 깨우고 있는 집안의 거실 소리였습니다.


한편 다른 집 거실의 소리입니다.  B라고 하는 초등학생 아이가 있는데, 아침에 잠에서 깨려고 하는 순간입니다. 거실에서 나는 소리가 어느 정도 들리고 있는 것 같습니다. 마찬가지로, 설거지 하고 청소라는 소리는 비슷하지만, 서로 대화 중에 '니 탓이네, 니 탓이네!' 하며, 짜증 섞인 말투들이 오가며 다투는 소리 때문에, 아이는 아침 눈 뜨기 전부터도, 불안합니다. 그런 짜증이 섞이고 마음에 불만이 가득한 어른들의 소리로, "야, 일라라! 야~일어나라! 야~! 일어나라 했잖아, 몇 번 말해야 되니! 야~! 일어나라고!"와 같이 짜증이 가득 담긴 어른의 소리가 있는 거실이었습니다. 

 

물론, 위에 두 A, B 학생의 거실 풍경은 가정한 상황입니다. 그러나 가정이라는 경우가 있지만, 만약에 태아가 태어나기 전에, A 또는 B를 선택할 수 있는 선택권이 있다면, 어떤 선택을 하게 될까요? 


물론, 태아의 입장에서 본다면, 뭐가 좋고 나쁜지 모를 겁니다. 우리 어른들이야 '이게 좋네, 저게 나쁘네' 판단할 수 있지만, 어린아이들이나 태아들은 뭐가 좋은지 나쁜지에 대한 기준이 없어서, 판단하기 쉽지 않을 수도 있을 겁니다.

 

맞습니다. 저도 가정의 경우였지만, 저도 아직 어린아이들을 키워야 하는 시간이 더 많은 저로써, 우리에게서 태어난 아이들은 선택권도 없었을뿐더러, 뭐가 좋은지 아직 잘 모릅니다. 단지 자기 가정에서는 그런 분위기가 어릴 때부터 연출되었기 때문에, '아, 모든 집안에는 이렇구나'라고 단정 지으며 살고 있을지도 모릅니다. 


그러니, 저는 선택권 없이 태어난 우리 아이들에게, 될 수 있으면, 좋은 소리, 따뜻한 소리를 주고 싶은 마음입니다. 물론 전문가들이 보면, 많이 부족한 정도의 따뜻함이고 부족한 사랑이고 부족한 정서적 안정감이겠지만, 아빠가 판단했을 때, 이 정도의 안정감이다 싶은 정도를 주고 싶습니다. 우리 아이들이 클 동안, 정서적 지지를 받을 수 있는 곳은 '자기 집, 가정의 부모님'밖에 없거든요. 


단, 저도 우리 아이들에게, 무조건 퍼주는 식의 사랑은 아닐 겁니다. 어느 시점에 '정서적 독립'을 할 수 있게 하기 위한 시기를 염두에 둔 사랑일 겁니다. 그러기 위해서 아이들이 매일 듣게 되는 '거실에서의 소리'에 신경을 써야 할지도 모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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