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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천혜경 Mar 19. 2024

내 인생의 3.5%의 소금

바닷물은 썩지 않는다.

모든 물결들이 서로 어울려 바람에 흔들리는 바다를 보고 있으면 몸도 마음도 시원해진다.

바다의 파란빛 짙은 색조차도 내 마음을  트이게 한다.

특히 시원한 하늘과 만나는 수평선은  곳을 상상하게 만드는 아련한 매력이 있다.

짭짤하고 비릿한 냄새를 품고 싱그러움을 전해주는 해풍은 과일들을 더욱 맛있게 한다고 한다.

 

바다가 썩지 않는 이유는 항상 3.5% 염분을 유지하기 때문이라고 한다.

 염도 때문에 다양한 생명체들이 살 수 있는 신선한 바닷물이 된다고 한다.

그리고 바닷물은 해류와 파도에 의해 계속해서 움직이는 순환으로 인해  물이 생명력을 유지한다고 한다.

 

우리 또한 태어나서 자라는 동안 많은 순환을 경험하게  것이고, 그런 순환들을 어떤 태도로 받아들이고 살아내는지에 따라 삶의 방향성과 목표에  영향력을  것이다.

 

순환을 받아들이기 위해서 때로는 익숙한 곳을 떠나야 하고,

새로운 사람들을 만나야 하고 또한 새로운 일을 하게  것이다.

처음은 힘들겠지만 우리의 인생의 도전이 어떤 의미인지 안다면 기쁨으로 극복할  있고 오히려  나아가 풍성한 삶이  것을 확신한.

 

 인생에도 순환을 해야 하는 상황들이 나타나고 그렇게 갑자기 환경이 바뀌면서 힘들었던 순간이 많았지만 지금까지 포기하지 않고 기쁨으로 살 수 있도록  삶의 3.5%의 염도를 유지하게 했던 뇌리에 박힌 영상이 하나 있다.

 

초등학교 6학년  교회의 제일 뒷자리에서 우연히 보았던  여자 선교사님의 파푸아뉴기니의 선교 영상이었다.  시절에 구하기 어려운 그런 영상을 보는 것도 너무 신기했고, 선교사님들이 듣지도 보지도 못했던 파푸아뉴기니의 숲에 숨어 사는 부족들에게 선교하는 일들 그리고 현지인들의 삶의 현장들… 어린 내게  충격이었다.

 영상 가운데 지금까지  기억에 깊이 자리 잡고 있는 장면은 허리가 꼬부랑한 원주민 할아버지가 울면서 말씀 하시는 장면이다.

 

“왜 이렇게 늦게 오셨소, 당신들이 조금 일찍 와서 내가 예수님을 알았다면
 이렇게 죄를 짓고 나쁜 짓을 하지 않았을 텐데…”


 

춤으로 환영하는 파푸아뉴기니 마을 사람들

그날 이후부터 나도 언젠가는 그런 곳에서 그들을 도우며 살고 싶은 소망을 품게 되었고 시간이 되어 그 도전을 받아들여야 했을 때 기쁨으로 이방인의 삶을 시도하게 되었다.  

 

그래서 힘든 환경이었지만 끊임없이 새로운 사람들을 만났고, 새로운 언어와 문화를 배웠고, 그렇게 신나게 살았. 하나님이 나에게  유일한  소망의 씨앗은  안에 심겨서  인생의 3.5% 소금의 역할을 하였다.  

 

시도 때도 없이 밀려왔다 밀려가는 파도에 의해 지치고 힘들어서 포기하고 싶다고 울며 기도한 적도 있었고, 때로는 불안, 두려움과 동행하며 지내기도 했었고, 그리고 주위의 부정적인 말들로 인해 흔들려 움츠리게 되고,  많은 불순물에 사로 잡혔던 순간들도 많았다.

 

그렇게  삶의 염도가 불순물에 의해 희석되려는 순간에  안에 깊이 심겨진  씨앗은  불순물들을 깨끗이 씻어내주었다. 그리고 내가  이곳에 왔고 이렇게 살아야 하는지  의미를 다시 되새기게 해 주었다. 

 

이방인으로 살면서 섭섭했던 모든 상황들을 용서하고 소화하기 힘이 들어 우울하게 지냈던  갈등과 침묵의 시간들은 점점  깊게 나의 인생을 보게 하였고, 하나님이 나에게 주신 진짜 가치 있는 삶이 무엇인지 알게 해 주었다. 그리고  힘차게 달릴  있는 힘을 회복하게 하였다.

 

 세월 동안  파도의 찰싹 거리는 움직임에도 흔들리지 않는 바위처럼,

짙은 폭풍우가 내리쳐도 유연하게 자신의 품을 내어주는 백사장처럼,

온몸이  아프지만 포기하지 않고 꾸준히 걸어야 했던 소중한 시간들...

 

이제는  팔을 벌려 수고했다 그리고 열심히 살았다고  안아줄  있을  같다.

삶 속에 떨어진 모든 파편들 조차 하나하나 깨끗하게 닦아서 보관하고 싶다.

내 인생의 3.5%의 소금은 지금도 수평선 너머 땅을 향해 나의 심장을 두근거리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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