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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일 조명 기사가 되다

일일 조명기사_2회

by 광풍제월

일일 조명 기사가 되다

2025.1.3.금(D-362)

4시 알람을 들었으나 오늘은 휴무라 알람을 끄고 잠자리에 다시 누웠다. 6시 25분에 일어났다. 올해는 월요일과 금요일 휴무를 하고 나머지 3일은 9시간 근무를 한다.

6시 28분 공복혈당을 체크하니 어제 114보다 올라간 122가 나왔다. 올해는 건강을 제1순위에 두어서 혈당뿐만 아니라 모든 수치를 정상으로 끌어올려야겠다. 특히 휴무에는 건강을 위한 운동에 최대한 시간을 투자해야겠다.


아침은 아내가 더 잠을 잔다고 해서 내가 준비하여 먹었다. 공깃밥, 뭇국, 두부찌개, 김치를 먹었다. 후식으로 어제 교육운영팀에서 받아온 시루떡을 전자레인지에 30초 돌려서 3개 중 2개 먹었다.

아내가 을지로에 가서 식탁 위 전등을 사서 오자고 했다. 나는 10시에 출발할 수 있도록 준비하라고 했다. 연말에 토요일 전등을 사려 갔다가 도자기 전등집 제외하고는 휴무여서 허탕치고 돌아온 기억이 있어 가는 길은 잘 알고 있다.


주변에 조명가게가 밀집하여 있어서 둘려 보았는데 마음에 드는 것이 없어 도로를 건너가서 도로변 제일 큰 집으로 들어갔다. 식탁 위 전등을 교체하려 왔다고 하니 둘려보라고 했는데 아내가 전등을 둘려 싸고 있는 것을 물어보니 한쪽은 28만 원 그 옆에 것은 9만 원까지 깎아 줄 수 있다고 해서 9만 원짜리로 주문했다. 어릴 때 아버지를 따라 어물전 시장에 가면 먼저 쭉 들려보고 나서 어느 집을 갈까를 마음속으로 결정하고 나중에 다시 그 집을 찾아갔던 기억이 있는데 나의 구매 동선도 아버지를 닮아간다.


수수료를 줄이기 위해 현금이나 계좌이체를 하여 달라고 해서 28만 원을 아내가 핸드폰으로 계좌이체하였다. 핸드폰하나로 모든 것이 해결되는 참 편한 세상이다.

전등 교체 시 필요한 절연테이프, 나사, 연결잭을 주어서 받아서 왔다. 설치는 해체역순으로 하면 된다. 사장이 천정에서 해체하는 것을 보니 그렇게 어렵지는 않았다.


식탁 전등교체 작업을 하였다. 먼저 두꺼비 집 차단기를 내렸다. 요즘은 두꺼비집 차단기가 구역으로 구분되어 있어 전체를 차단할 필요는 없고 필요한 구역만 차단하면 된다.

기존 전등을 해제하였다. 전등을 떼내고 나면 전등 지지판이 나오는데 이것도 해체를 해야 한다. 전등마다 지지판 크기가 다르기 때문이다. 전등교체 작업의 성공여부는 이 지지판을 어떻게 설치하느냐와 직결된다. 이 지지판의 형태가 벽면과 수평을 이루어야 전등을 설치했을 때 전등 모양이 반듯하게 나온다. 큰아들을 불려서 지지판이 벽면과 나란한지를 멀리서 관찰하라고 했다.

지지판을 설치하면 그다음부터는 조립만 하면 되니 큰 어려움은 없다. 기존 배선과 새 전등의 배선을 연결책으로 연결하고 전등갓을 씌우고 전등을 끼우고 수평이 바른 지 확인하고 두꺼비집 전원을 올리니 전등에 불이 들어왔다. 실제 작업하여 보니 받아온 절연테이프는 사용할 필요가 없다.


지지판만 통일된 규격을 쓴다면 전등교체 작업이 훨씬 쉽고 예산도 절약될 거라는 생각을 하게 된다.

화장실 전등이 불이 나가서 이참에 이것도 고치기 위해서 집 앞 가까운 조명집에 사려 갔다. 가기 전에 길이를 측정하니 40cm여서 적어서 갔다. 주인에게 사진을 보여주면서 이렇게 생긴 것으로 40cm 크기를 달라고 했다. 3천 원이라고 했는데 카드를 주니 수수료가 3백 원 추가된다고 했다. 집으로 가져와서 교체하려고 하니 사이즈가 맞지 않아서 자로 재어 보니 54cm 이어서 다시 가서 교체하여 왔다.

사이즈가 작은 것은 2천 원이었다. 분명히 사진을 보여 주면서 40cm라고 말했는데 상대방 말보다는 자신이 하고 싶은 것을 하는 것에 익숙해서 생긴 일이라고 생각했다.


이번일을 경험 삼아 나도 상대방의 말을 끝까지 경청하고 있는지 내가 하고 싶은 것만 하지는 않는지 스스로 돌아보는 계기로 삼았다. 오늘 일일 조명기사로서 밥값은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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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좌) 화장실 조명 교체, (우) 식탁 조명 교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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