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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안신영 Mar 27. 2024

봄비가 부르기에

봄비 오던 날에~

똑 똑 또도독!

똑 또독 또독!

똑 똑 똑!

탄천의 일몰이 그리워진 해 질 녘

달콤한 봄비의 속삭임이 귀를 간질인다.

"노을은 맑은 날 가고요. 나와 보세요"

부드럽게 감싸는 봄날의 저녁 공기

상쾌함이 나오길 잘했네.

뚜벅뚜벅, 타닥타닥, 천천히 걸어본다.

받쳐든 우산은 봄비 빗방울 연주를 어우르며 

발걸음 장단 맞추듯 톡 톡 톡! 빗소리를 낸다.

연분홍 복사꽃이 휘어져 인사하듯

반기는 탄천길 언덕 위로 오르다

놀라움 가득한 눈빛으로 바라보는데

"어서 와요. 늦었네요~^^"

왜 이제 왔냐는 듯 화사하게 웃는 분홍이 들 

올망졸망 나란히 줄지어선 꽃봉오리

달콤한 봄비를 흠뻑 들이마시며 활짝 

꽃 피울 날을 손꼽는 듯 보인다.

멀리서 어스름빛 시냇물은 반짝이는 

가로등 불빛을 열하듯 반사하며 고요히 흐른다.

가끔씩 들려오는 철새의 끼익 끽소리와

파닥이는 날갯짓이 점점 짙어가는

밤으로의 초대에 화답을 하는 것만 같다.

잦아드는 봄비 속에 드문드문

헛둘헛둘! 뛰는 이, 자박자박 걷는 이도 있네.

봄비는 저무는 저녁을 맛보라고,

둑방 가득 피어난 노란 개나리 만나라고

여러 사람 불렀나 보다.

느새 피어나 둑길 가득 휘영청

노란 조명등 되어 환한 불빛으로

오가는 발길을 사로잡는 개나리와 도란도란, 

속삭이듯 불러낸 봄비에게 고맙다 인사하네.

유난히 힘들게 온 오늘의 봄.

그래도 화사하게 와 준 봄 속에 깊은숨 들이며

걷는 것이 혼자만의 즐거움이라 아쉽기만 하네.

밤의 목련.

photo by young(202403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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