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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채리 Apr 15. 2023

지원사업, 어디에 어떻게 쓰나요? 1편

김채리 출판사 창업일기 #11

오랜만에 인사드립니다.

채리입니다.


아직 끝나지 않은 지원사업과의 사투, 정신없는 와중에 글을 쓰고 싶어 다시 브런치를 찾았습니다. 실은 며칠 전에 결과를 기다리고 있던 지원사업 결과가 좋지 않아서 기분전환이 좀 필요했어요. 다들 그런 때가 있잖아요? 퇴근하고 술 한잔 때리고 싶은 씁쓸한 날... 근데 저는 술을 못하기 때문에 글을 씁니다.


해가 바뀌면서 예비창업, 초기창업, 청년창업가를 위한 여러 가지 지원사업의 공고가 뜨기 시작했습니다. 제가 마지막으로 남겼던 글도 지원사업을 해야 할까, 이런저런 고민을 하던 와중에 남겼더라고요. 몇 개월 지나지는 않았습니다만... 그때와 지금 달라진 생각과 관점, 그리고 제가 그동안 지원했던 지원사업에 대한 이야기를 해보면 좋을 것 같아 인사드립니다.



1. 청년예술가생애첫지원_한국문화예술위원회


문학, 미술, 음악, 무용, 연극 등 예술분야에 종사하시는 분들이라면 한 번쯤 '한국문화예술위원회'를 들어보셨을지도 모르겠습니다. 사실 전 몰랐어요. 함께 창업, 창직활동을 하고 계시는 분이 '청년예술가생애첫지원'이라는 지원사업을 알려주셔서 작년 말 서류를 작성했습니다. 선배 창업가분과 창업 코치님의 도움으로 서류를 잘 다듬어서 제출했는데 감사하게도 좋은 결과를 얻었습니다. 작년 말부터 '배달책자'를 모티브로 한 배달음식 문학책을 만들고 싶었는데 해당 지원사업을 통해서 작가분들도 섭외하고 텀블벅 펀딩을 시작하게 되었어요. 그전까지는 개인 사비로 책을 만들다 보니 비용 부담이 컸는데 확실히 돈에 대한 부담이 덜어지니까 시도해 볼 수 있는 게 많더라고요. 그래서 지원사업에 대한 욕심도 커졌습니다.




2. 청년활동 역량강화 지원사업_제주특별자치도


저는 출판 작업 외에도, 청년들이 함께 모여서 영화를 보고 소설을 읽고, 글을 쓰는 문화예술 프로그램을 만들고 운영해 왔습니다. '파랑만장'이라는 이름으로 작년 여름부터 제주에서 모임을 진행했죠. 어떤 날에는 많은 분들이 참석해 주셔서 시끌벅적한 시간을 보낼 때도 있었고, 어떤 때에는 한 명만 참석해 주셔서 조촐하고 가벼운 모임을 진행했던 적도 있어요. '이런 모임에 오면 내 말을 끝까지 들어줘서 좋아요.' 한 분이 그런 말씀을 해주셨어요. 요즘 서로 바쁘다 보니 어디 남 얘기 들을 시간이 있던가요. 근데 정말 신기하게도 같은 영화를 보거나 글을 읽어도 사람들은 다 다르게 생각해요. 물론 일치하는 지점도 있겠지만 서로의 다른 생각을 받아들이면서 더 깊게 생각하기도 하고, 때론 사유를 넓히기도 하는 시간이 되어주고 있어요.


아무튼 이 모임을 좀 더 크게 키워보고 싶어서 급하게 지원서류를 작성했어요. 근데 뭐든 '급하게'하면 안 되는데 말이에요. 결과가 좋지는 못했습니다. 서류 제출 마지막 날 직접 담당사무실에 찾아가서 제출을 했었는데 궁금한 사항이 있어서 이것저것 귀찮게 했던 기억이 나서 아직도 얼굴이 화끈해지네요. 어쨌든 다른 좋은 기회가 있겠죠? 감상을 공유하고 적극적으로 비평을 해보는 활동이 저는 꼭 필요하다고 생각해요. 지금은 살짝 주춤한 상태지만 계속 열심히 해보려고요.




3. 예술창작활동지원사업_제주문화예술재단


제가 제주에 살면서 느끼는 점 중 하나가, 문화예술활동이 나름 활발하게 이루어지고 있다는 거예요. 물론 서울에 비할 바는 안 되겠지만 박물관이나 미술관 수가 다른 지역에 비해 월등히 많고, 예술인들을 위한 창작공간 지원뿐만 아니라 여러 가지 지원사업도 꽤 많아요. 제주문화예술재단에서 지원사업이 올라와서 서류를 작성했는데 이때 제가 입주공간 지원서류도 같이 쓰고, 예술인증명서류도 준비하고... 일이 겹쳐서 정신없는 주간을 보내고 있었습니다.


제가 생각해도 부족했던 것 같기는 해요.  결과는 기존 일정이 계속 미뤄져서 3월 초에 발표되었는데, 불합이었습니다. 큰 기대를 한 건 아니지만 그래도 속상하긴 했어요. 심사평에서 '제주를 소재로 한 작품의 경우 제주가 대상화되거나 지역주의의 편협성으로 비칠 우려가 있겠다'는 언급이 있었는데 그래도 제주를 주제로 삼은 작품이 많긴 하더라고요. 제가 아직 제주력이 부족했나 봅니다.




4. 2023 제주센터 입주기업 모집_(재)여성기업종합지원센터


지금 제가 글을 쓰고 있는 곳도 이곳인데요. 최근 제 사무실이 생겼습니다. 최근이라 하기에는 2달이 지났네요. 두 달 전까지만 해도 책이나 굿즈 재고가 계속 생기는데 둘 곳이 마땅하지 않아서 고민이 많았어요. 그때 제 담당 매니저님께서 이곳에 지원해 보라는 말씀을 해주셨습니다. 사실 발표를 하러 가는 날까지도 안 될 거라 생각했어요. 서류를 쓰기 전에 확인해야 할 사항이 있어서 담당자님과 통화도 몇 번 했었는데, 이미 출판 분야로 입주하신 분들이 많아 조금 난처하신 것 같았습니다. 나중에야 들은 이야기인데, 입주 공간을 그냥 창고처럼 쓰신 분들도 더러 있다고 하시더라고요. 저는 그것도 모르도 발표심사 때 너무 솔직한 얘기를 해버렸지 뭡니까. '실은 제가 집에 책을 계속 쌓아두고 있어서 냄새가 밸까 봐 밥도 잘 못해먹고 있어요.' 다시 생각해도 창피한 이야기지만 지난 이야기라 공개합니다. 나중엔 입주센터 팀장님께 조심스럽게 '글쓰기나 출판클래스를 해도 괜찮냐'라고 여쭈었더니 그런 얘기를 왜 진작에 하지 않았냐고 작게 타박을 놓으셨습니다. 짐을 적재한다고 해서 처음엔 나쁘게 생각하셨다네요. 놓고 보니 제 짐이 별로 많지도 않더라고요. 그래도 지금은 이렇게 잘 풀려서 다행이죠. 돈도 없는데 계속 외식할 뻔했잖아요.




쓰다 보니 글이 길어져서 오늘은 여기서 인사드릴게요. 저를 기다려주신 분들이 있으려나요? 다음 주에 지원사업 쓰는 법은 없는 지원사업에 대한 글을 마무리해 보겠습니다.


오늘의 채리는 여기까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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