떠나는 날, 나와 아내는설레는 마음을 안고 새벽 비행기에 몸을 실었다.재작년 이후 2년 만에 다시 찾은 신비로운 화산섬은 여전히넉넉한 품으로 우리를 반겨주었다.
원래 우리 부부는 코로나19 팬데믹전만 해도 해외여행에 열을 올렸다. 결혼하고 처음으로 맞은 여름휴가도 베트남의 나트랑이었고, 그다음 해에는 태국 방콕으로 떠나기로 계획했었다.
그러나 이듬해 코로나19가 터졌고, 급하게 목적지를 변경해 떠난 곳이 제주도였다.
고등학교 수학여행이후로 10여 년 만에 발을 디딘 제주도는 해외여행 못지않게 이국적인 느낌이 물씬 풍겼다.그렇게2년 전의 좋은 기억은 다시금 우리의 발길을 끌어당겼다.
내륙에서는 볼 수 없는 이국적인 풍광들이 제주도만의 독특한 매력이다.
거리 곳곳에 선 화려한 야자수,
섬의 수호신이자 상징과도 같은 돌하르방,
구멍이 숭숭한 현무암들이 펼쳐진 에메랄드빛 해변.
우리는 서귀포를 중심으로 여행하면서, 관광객들에게 잘 알려지지 않은 변두리의 작은 해수욕장에 들러 물놀이를 즐겼다. 사람이 많지 않아서 자유롭게 수영도 하고 맘 편히 쉴 수 있었다. 강릉이 고향인 아내는 평소 바다에 대해 별 감흥이 없지만, 그곳과 사뭇 다른 제주의 바다에는 특별한 감정을 느끼는 듯했다.
식도락 食道樂
여러 가지 음식을 두루 맛보는 것을 즐거움으로 삼는 일
여행에는 역시나 먹는 즐거움이 빠질 수 없다. 제주 흑돼지부터 전복밥과 처음 먹어보는 고등어회까지.
평상시에 흔하게 먹는 돼지고기, 돌솥밥, 광어회 말고
이런 음식들을 먹어 보는 것도 여행의 큰 즐거움이다.
금강산도 식후경이라는 말이 딱 맞다!
앞으로 상황이 괜찮아진다면 다시 해외로 눈길을 돌릴 수도 있겠지만, 그럼에도 제주도만이 가진 특별한 아름다움과 아늑함은 언제나 우리의 마음을 잡아끌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