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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창윤 Oct 16. 2020

10. 옥계장날 그리고 쑥송편



옥계장날을 맞아 옥계현내시장을 찾아가기로 하였습니다. 마을버스 운행시간에 맞춰 금진초교 버스정류소로 나갔는데 성질이 급한터라 너무 미리나가 25분 기다렸다 버스를 탔습니다. 버스는 대략 두 시간 간격으로 오기 때문에 놓치면 안되겠다싶어 시간을 넉넉히 잡고 나갔던 것입니다. 마을버스지만 안내방송 시스템도 갖추고 카드로 버스비를 결재할 수 있어 편리했습니다. 버스 승객은 저를 포함 두 명. 10분 걸려 시장에 도착했습니다. 며칠 전 남편이 강릉에 왔을 때 함께 둘러보고 식당에서 코다리찜을 먹었기 때문에 낯설지는 않았습니다.

옥계시장은 하나로 마트, 약국, 한의원, 피씨방, 식당, 치킨집 등 웬만한 상점들을 대부분 갖추고 있는 면사무소 옆 시장입니다. 시골 마을인데도 식당이 많은 것은 인근에 옥계산업단지가 있기 때문일 것입니다. 장날을 맞아 과일, 나물과 채소, 농기구 및 각종 생활용품 등 난전이 펼쳐지고 차량과 사람들로 활기를 띠고 있었습니다

저는 낮 12시 임박한 시간에 도착했으므로 제가 좋아하는 돈가스를 특식으로 먹었습니다. 가격은 6천원. 저렴한 만큼 폄범한 맛이지만 먹을만 했습니다. 돈가스를 먹고 시장을 한바퀴 둘러보니 떡집이 보였습니다. 팥앙금이 들어간 쑥송편을 구입한 후 시계를 보았더니 시장에 도착한 지 한 시간이 흘렀습니다.  버스가 오려면 1시간 20분이 남았기에 운동삼아 걸어서 복귀하기로 했습니다.

처음에는 여성수련원 표지판을 따라 걸었습니다. 걷다보니 교차로가 나왔는데 어느 방향으로 가야 할지 몰라 카카오 네비를 켰습니다. 네비의 지시대로 우회전 했는데 길을 잘못들어 한참을 돌았습니다. 40분이면 될 거리를 한시간 걸려 도착했지만 선선한 바람과 따스한 햇살 덕분에 걸을만 했습니다.

숙소에 도착하여 프런트에 연락을 했습니다. 전날, 객실을 옮겼는데 비데가 작동을 하지않았기 때문입니다. 시설관리를 맡은 담당자가 곧 바로 점검을 하러 왔습니다.
비데를 살펴보던 아저씨는
"비데가 고장난 것 같습니다. 그런데 당장 수리는 어렵겠는데요"
낙담한 제가
"제가 며칠 머물거면 견디겠는데, 이달 말까지 있어야하니 많이 불편할 것 같아서요"
대답했더니
" 먼저 있었던 옆방 비데는 작동이 되던가요?" 묻습니다
작동됐다고 대답했더니
" 그럼 그쪽 비데를 떼어다가 여기에 달아드리겠습니다. "
"고맙습니다"
아저씨는 벽시계와 도어락의 건전지도 교체해주고, 옆방 비데를 제가 머무는 객실로 옮겨 설치해주었습니다. 객실을 나가려는 아저씨에게
"잠깐만요. 제가 아까 옥계 장에 다녀왔거든요. 떡 좀 드세요"
옥계시장에서 사 온 쑥송편을 건네주자
"아이구, 고맙습니다. 잘 먹을게요"라며  공손히 받아들고 나가셨습니다.
고장났지만 수리 못한다 하고 내버려 둘 수도 있었는데 적극적으로 해결해 준 시설 관리자 아저씨 참으로 고마웠습니다.

옥계장날

                                        옥계장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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