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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창윤 Oct 17. 2020

11. 금진솔밭의 소나무들


추사 김정희는 세한도에서 소나무의 지조를 강조하였고, 단종복위를 계획했다 실패하여 능지처참 당한, 충신 성삼문은
"이 몸이 죽어가서 무엇이 될꼬하니
봉래산 제일봉에 낙락장송 되었다가
백설이 만건곤할 제 독야청청하리라."
시조를 지어 충절을 노래하였습니다. 사계절 푸른 소나무는 이렇듯 절개나 충절의 소재로 쓰여져왔습니다.

여성수련원은 금진소나무 숲에 둘러 싸여 위치해 있습니다. 솔숲이 마치 새알 품은 둥지 같습니다. 여성수련원 정문앞에 있는 옥계산림욕장 안을 걷습니다. 나무데크길 양쪽으로 드리워진 아름드리 소나무는 곧게 뻗은 사찰 인근 소나무와 달리 굴곡을 품은 직선입니다. 유려한 선을 지닌 소나무 군락을 보며 서로 어우러진 나무들의 리듬감을 느낍니다.

소나무가 열어준 파란 하늘만큼 지상에 쏟아진 가을 햇살이 눈부십니다.  소나무 아래 그늘에는  개망초, 쇠서나물, 자주달개비, 미역취, 쑥부쟁이와 이름을 알 수 없는 초록의 풀들이 가득합니다. 10월 중순이 지났건만 숲은 어느 계절을 살고 있는 것일까요

멀리 보이는 산은 아직 물들지 않은 초록입니다만 늦가을 지나 한겨울, 잎 떨군 나무들이 앙상한 가지를 드러날 때 이곳의 소나무는 넓은 품을 펼쳐 차가운 바닷바람을 막아줄 것입니다.그리고 흰 눈 쌓인 자태로 아름다운 설경을 보여줄 것입니다. 그때 저는 이곳에 없겠지만.

소나무숲
쇠서나물

미역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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