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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창윤 Oct 11. 2020

 6. 속초 바다의 회 맛을 아십니까?


주말을 포함 3일 연휴를 맞이하여 남편이 차를 몰고 와 주었습니다. 지난번에는 통일전망대 가고 싶다고 강력히 주장하더니 웬일인지 다른 장소를 가도된다며 순순히 포기합니다.

남편이 설악산을 언급하기에 일단 점심을 먹어야하니 속초에 가자고 했습니다. 속초에서 회를 먹고 속초 바다를 본 후 설악산으로 가면 좋을 듯 했습니다.  설악산 관광을 다음날로 미루면 시간이 넉넉하겠지만 비가 올 수도 있어 등반이 어려울 것 같았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속초 바다는 예전부터 꼭 한 번  가고 싶었기 때문에 남편이 좋아하는 회를 먹자며 가기를 청하였습니다.

속초로 가는 도로에서 설악산의 빼어난 자태를 먼발치로 목격합니다. 설악산 등반의 경험이 있는 남편은 오랜만에 보는 설악산이 반가운 모양입니다. 하지만 속초에 먼저 가고 설악산은 나중입니다.

속초에서 유명하다는 중앙시장으로 갔습니다. 주차장 앞에 밀린 차량이 가득합니다. 주차하는데 많은 시간이 소요될 듯하여 인근 도로에 주차를 하고 조금 걸어 시장으로 갔습니다. 시장의 규모가 엄청나게 큽니다.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관광을 왔는지 시장 안은 인파로 북적입니다. 닭강정과 막걸리빵을 파는 점포 앞에는 사려는 사람들이 줄지어 서 있습니다. 지하로 내려가 횟집에 자리를 잡고 모듬회를 주문했습니다. 둘이 갔으니 2인분이지만 회는 전부 다 남편 몫입니다. 저는 회를 안 먹기 때문에 곁들여 나오는 음식으로 끼니를 해결하거나 다른 먹거리로 점심을 해결할 작정이었습니다.

모듬회가 나오자 남편의 젓가락질이 빨라졌습니다 회 2인분을 게 눈 감추듯 먹어치웁니다. 회가 몇 점 남았을 때 밥 한 공기를 시키자 매운탕이 나왔습니다. 매운탕 안에 수제비가 들어있었습니다. 저는 생선의 비린맛 때문에 매운탕을 안 좋아하지만 수제비는 좋아하기에 국물 한 숟가락을 떠서 맛보았습니다. 어찌된 일인지 비린 맛이 하나도 없습니다. 매운탕에 깻잎이 들어가 있었는데 그 때문인 것 같았습니다. 비린맛 없는 진한 국물에 담긴 수제비를 마다할 이유가 없었습니다. 수제비를 대접에 덜어 담은 후, 국물에 두어 숟가락의 밥까지 말아 맛있게 먹었습니다.

회 2인분에 거의 밥 한 공기, 매운탕 대부분의 건더기와 그 속에 든 상당량의 수제비를 다 해치운 남편은
"내 이렇게 맛있는 매운탕은 첨 먹어본다"며 무척이나 흡족해 합니다. 사실 남편은 지병 때문에 평소에는 과식을 자제하지만 먹성이 좋은 편입니다. 모처럼 좋아하는 회를 먹으며 포식을 했으니 만족스러웠을 것입니다

횟집에서 나와 전망대 쪽으로 바다를 보러갔습니다. 차들이 많아  주차장 주차를 못하고 인근 점포 앞에 주차 한 후 조금 걸었습니다  영금정이 있는 쪽으로 갔다가 방파제 쪽으로 걸어가며 속초 바다를 구경했습니다. 거센 파도가 쉴새없이 밀려와 방파제를 사정없이 때리고 있었습니다.

" 남해 바다는 파도가 잔잔하잖아. 그런데 동해 바다는 파도가 거칠잖아. 그래서 그런지 남해바다 회보다 동해 바다 회가 찰진 것 같아"

회를 먹지않으니 저는 맛을 모릅니다만, 회가 찰지다는 남편의 참신한 표현까지 나오는 걸 보니  어지간히 맛있었던 모양입니다. 저는 회를 못 먹었지만 시장을 나오는 길에 제가 좋아하는 왕새우 튀김을 열 마리 샀으므로 만족스럽지 않을 수 없었습니다.

속초 바다

모둠회

수제비 매운탕

중앙시장 왕새우 튀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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