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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하트우먼 Jul 22. 2022

다시 찾아온 주말

가족이라는 힘.

 



 주말 부부를 시작하고 첫째 주 주말이 다가온다. 친정 엄마와 4일을 바쁘게 보내니 얼떨결에 금요일이 되었다. 남편은 금요일 밤기차로 울산역에 도착을 한단다. 갈 때는 몇 달을 못 볼 것처럼 하고 가더니 치과 예약이 잡혔다며 겸사겸사 온다고 했지만 가족이 꽤나 보고 싶었던 모양이었다. 매일 아이들과 하는 영상 통화에는 애절함이 뚝뚝 묻어 나오는데 마치 해외에 나가 있는 사람 같았고, 특히 딸과의 통화에서는 보고 싶다는 단어가 얼굴에 붙어 있는 듯했다. 

 그렇게 늦은 밤, 역에 도착을 했고 밤 운전은 자신이 없던 나는 아이들을 재우고 기차역으로 남편을 데리러 갔다. 버스 타고 집으로 들어오겠다던 남편을 기다리고 만나자니 왠지 모를 미안함이 생겼는데, 이 마음이 용기로 변했다. 신기했다.

 그렇게 용기 가득한 운전을 하고 도착해 남편을 만났다. 남편은 나를 보자마자 웃었고 손을 잡았다. 그때 남편과 사귄 지 첫날 손잡았던 때가 떠올랐다. 주말 부부를 하면 부부간에 서로 애틋함이 생긴다던데 이 정도면 성공인 듯했다. 결혼 11년 차에 느끼는 반가운 감정이었다.


 짧고 짧은 주말이 시작되었다. 떨어져 있던 일주일이 채 안된 남편의 애절함은 주말 동안 아이들을 신나게 놀아주는 자상한 아빠로 변하게 했다. 키즈랜드며 저녁 축구, 과학관으로 주말을 꽉꽉 채웠고, 덕분에 식사를 밖에서 해결하는 호사도 누리게 되었다. 이 정도면 성공이 아니라 주말 부부 전도사를 해야 할 판이었다.

 아이들 뿐만 아니라 나와 남편도 서로에게 맞춰주고 있었다. 잔소리도 덜 하게 되고 상대방에 대한 배려를 느낄 수 있었다. 이렇게 주말 부부의 장점을 누릴 무렵 또 헤어질 시간이 되었다. 


 대학 4학년 마지막 학기 때 학교와 집이 멀어 자취를 했었다. 과목이 적어 목요일 즈음 매주 집으로 갔다가 월요일에 다시 학교로 가는 시외버스를 탔었는데, 마지막 몇 달은 너무 힘들었던 기억이 난다. 의무감에 집을 떠나야 한다는 기분을 누구보다 잘 알기에 남편의 짐을 조금이라도 덜어주고 싶은 마음이 컸지만 내가 할 수 있는 것은 같이 있는 시간을 더 즐겁게 보내는 것뿐이었다. 하지만 곧 알게 되었다. 애써 도와주지 않아도 우리는 가족이기에 담대히 이겨낼 수 있고, 가족 안에서 그것을 지켜낼 힘이 커진다는 것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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